산대장 솔뫼 아저씨의 생물학교 - 씨앗 속 생명 이야기 산대장 솔뫼 아저씨 시리즈
솔뫼 지음, 김정선 그림, 권오길 감수 / 삼성출판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어릴적에는 늘 방학이 기다려졌다. 특히 겨울방학보다는 여름방학이 더욱 기다려졌다. 학교에서의 해방도 해방이지만, 방학만 되면 매년 시골 외갓집을 가는 재미때문이었다. 지금이야 모두 개발되어 서울보다는 아니지만 비슷하게 발전된 곳으로 변했지만은 어린시절에는 나의 꿈과 희망이 싹 튼 곳이 바로 시골이었다. 여름에 시골을 가면 밭이며 논이며 산이며 들에서 자연이 주는 푸르름을 맛볼 수 있었다. 그때는 왜 여름에는 나무며 풀들이 푸르고, 밭에는 채소나 과일이 왜 자라는지 관심이 없던 때였었다. 그저 맛있는 과일이며 오이며 토마토를 먹기만 하면 그뿐이었다.

겨울방학때는 여름보다는 아니지만 가을에 거두어 들인 고구마며 감자등을 구워먹는 재미가 있었다. 그러한 고구마며 감자는 그냥 땅을 파면 나오는 줄 알았었다. 이러한 생각들은 시간이 지나면서도 변하지 않았고, 어느 시점에서는 그 존재조차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러한 고구마니 감자니 각종과일과 채소는 직접 재배해서 먹는 것이 아닌 마트나 시장이나 수퍼에서 사다 먹는 것에 익숙해지게 되었다.

결혼과 함께 바뀐것이 있다면 자연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처가가 충청도 어디쯤의 시골이고, 온 가족들은 그 곳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매주 모여 밭에다가 배추며, 무우며, 옥수수며, 감자며, 고구마며, 오이며, 고추며, 가지며, 깻잎에, 상추 그리고 깨까지 심고 돌보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어찌보면 주말농장이고 어찌보면 소일거리로 하는 농사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익숙지 못한 괭이나 호미질이 웃음도 자아냈고 다음날 온몸이 쑤시기도 했지만, 실로 오랫만에 자연을 마주보고 호흡을 하니 마음속이 상쾌해짐을 느끼게 되었다.

봄에 씨앗을 심을 때는 '이깟것들이 어떻게 열매를 만들겠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가을에 풍성하게 열리고 달린 채소와 곡물들을 보면 자연의 신비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아주 작은 씨앗이나 옥수수의 알갱이 감자를 조각낸 것, 고구마의 줄기 등등이 그저 심거나 뿌리기만 하고 주말마다 흙이나 덮어주고 간혹 물이나 뿌져 주었는데 그들이 돌려주는 것은 고생한 댓가 그 이상으로 다가왔다.

바로 이런것이 자연의 신비이고, 소중한 씨앗의 생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바로 이러한 씨앗 속 생명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산대장 솔뫼 아저씨의 생물학교"이다. 책은 분류상 어린이 자연과학 정도이지만 책의 내용은 어른이나 부모가 보아도 좋을 - 아니 꼭 보아야 할 - 이야기로 그득 담겨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몇번이고 "아하, 그렇구나", "맞아, 이래서 그랬구나", "하, 참!"등의 감탄사가 나올 것이다. 자연이 주는 신비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질것이다. 그만큼 이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소중한 지식을 전해주는데 한 몫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생물학교'를 읽다보면 자연의 경이로움에 놀라게 될것이다. 작은 씨앗이 주는 행복과 그 씨앗속에 들어있는 생명이 열매로 승화하는 모습에 저절로 감탄하게 될 것이다. 하긴 이러한 이야기는 분명 우리가 아주 어렸을때나 중, 고등학교 시절 생물시간에 배웠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배운 지식을 써먹을 기회가 없어져 모두 잊어 버렸을 것이다. '생물학교'는 이렇게 우리 머릿속에 파묻혀있는 식물의 이야기를 꺼내 주는 역활을 톡톡히 해준다. 

편하고 쉽게 써내려간 이야기와 함께 실물에 가깝게 그려낸 그림을 함께 감상하다보면 주말에 가까운 자연속으로 달려가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생물학교'를 통해 꽃과 열매, 그리고 씨앗의 이야기와 어떻게 씨앗이 이동을 해서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지 귀 기울여 들어보기 바란다. 이러한 책은 아이 책꽂이에 꽂아두고 필요할때 꺼내 읽어보면 좋을 듯 싶다. 아니 그보다는 주말에 귀여운 아이와 함께 가까운 자연을 찾아 식물의 소중함을 전해주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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