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대 남자
장폴 뒤부아 지음, 김민정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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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는 여자를 사이에 둔 남자대 남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여자를 가운데 두고 계략을 펼치거나 결투를 신청하는 유치한 삼각의 사랑 놀음이 아니다. 사랑이 다 지나고 난 후에 그들은 만난다. 한 여자를 다른 시간에 사랑 했다는 공통점을 지닌 채.

유약해 보이며 죽을 병까지 몸에 지니고 있는 안나의 남편 아셀방크.  강인해 보이며 설원에서 와피티를 사냥하여 그자리에서 목을 따내는 안나의 애인 패터슨. 두 남자는 프랑스와 캐나다에서 안나를 기억한다. 그러나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있는 아셀방크는 안나를 만나 곁에 있을땐 확인할 수 없었던 그 무언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안나를 찾아 떠난다. 그의 마지막 소인이 찍힌 곳은 폭풍설이 몰아치는  캐나다의 노스베이.

살인자의 심장을 이식한채 홀로 폭풍설을 견디며 야생의 동물을 사냥하며 살고 있는 패터슨은 하루하루 자신을 단련하듯 아무도 없는 노스베이의 시골에서, 간간히 맥주를 마시며, 간간히 섹스를 즐기며 살아간다. 유독 사냥을 할때만 자신의 강인함을 확인하고 살아있음을 느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순간 잊고 있던 살인자의 심장 소리도 터질듯이 들린다.

손에 잡히지 않는 안나라는 그들의 여인. 안나는 소설이 끝날때까지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그들의 지난 시간과 기억속에 존재할 뿐. 어쩌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안나라는 하나의 끈은 그렇게 두 남자를 이어준다. 그리고 드디어 만나게 되는 두사람. 미친듯한 폭풍설로 꼼짝없이 패터슨의 통나무 집에 갇혀 며칠을 보내야 하는 아셀방크. 그리고 병든 그를 돌볼수밖에 없는 순간을 맞이한 패터슨. 그들은 서로 다르지만 서로 같은 듯,. 거울을 들여다 보는 듯 서로를 마주보며 폭풍설을 견딜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의 안나....

캐나다라는 드넓은 설원과,  날카로운 눈발, 앞이 보이지 않는 폭풍설 들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패터슨이  와피티를 사냥하는 모습,  와피티들의 행동, 수사슴들의 모습이 마치 독자가 숨어 훔쳐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줄 만큼 생생하다. 두 남자의 감정들도 살아 있으,며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도 가슴에 와 닿는다. 처음부터 약한 남자도, 처음부터 강인한 남자도 없다.  그리하여 영원히 강한 남자도 약한남자도 없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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