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온천
요시다 슈이치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요시다 슈이치. 그의 작품은 볼 때 마다 새롭고, 읽을 때 마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대부분의 작가는 작가 고유의 색(色)이 있어 몇 작품만 읽으면 유사상에 이내 실증이 나거나, 지루해지는데 유독 요시다 슈이치만은 어느것이 그의 본연의 색(色)인지 책을 읽을때 마다 느끼게 된다. 이번에 나온 첫사랑 온천만 해도 그의 다른 작품과는 또 다른 맛이 전해져 온다.

제목처럼 예쁜 '첫사랑 온천'은 사랑에 관한 다섯가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요시다 슈이치는 그만의 독특하고, 감성적이며, 깔금하게 풀어내고 있다. 어찌보면 다섯이야기가 아무 상관이 없는 듯 싶어 보이지만, 마지막 사랑이야기를 읽고나면 갑자기 머리속이 복잡해짐을 느끼게 된다. 마치 작가가 첫번째 이야기속에서 말한 '그림퍼즐'을 이리저리 끼워 맞추 듯이 말이다.

요시다 슈이치는 다섯가지 이야기를 마치 아무 관계도 없는 듯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지만, 실상 그 이야기 속에는 "사랑의 흐름" 이라는 주제가 숨어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오직 상대방과 하룻밤 자고 싶어하는 "10대의 풋내기 첫사랑(순정온천)", 사랑의 결실인 "결혼을 앞둔 20대의 행복한 사랑(흰눈온천)" 그러면서 결혼 후 "또 다른 사랑을 알게되는 밀월사랑(망설임 온천)" 과 일로 인해 결국은 "파경으로 치닫으며 떠나는 홀로여행(바람이 불어오는 온천)" 그리고 모든 사랑을 뒤로하고 떠나는 이별사랑(첫사랑 온천)" 이 바로 다섯가지의 사랑이다.

또한 작가는 이 다섯가지 사랑을 각기 다른 온천과 연결시켜 그 사랑의 느낌을 전해준다. 또한 작가는 다섯가지 사랑의 이야기를 계절과도 연결시키는 것 처럼 보인다. 때로는 여름온천(망설임온천), 때로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한겨울 온천(흰눈온천), 그리고 늦가을 또는 초겨울(바람이 불어오는 온천) 등 계절적인 요소를 가미 시켜 사랑의 맛을 한층 돋운것 처럼 보인다.

또한 다섯가지 사랑속에는 여행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사랑의 감정을 엿볼 수도 있다. 첫사랑온천에서는 사랑의 아쉬움이, 흰눈온천에서는 사랑의 따뜻함이, 망설임 온천에서는 사랑의 허무함이 느껴지고, 바람이 불어오는 온천에서는 사랑의 공허함이 전해지며, 마지막으로 순정온천에서는 사랑의 설레임이 그대로 전해진다.

요시다 슈이치를 통해본 다섯가지 사랑이야기는 온천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듯 하다. 사실 온천이라는게 가만히 있어도 지열에 의해 그 온도가 유지되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지하의 온천수를 끌어다가 재가열 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끊임없이 나오는 뜨거운 온천과 같은 사랑을 원할지 모른다. 하지만 처음에 뜨거웠던 온천도 시간이 지나면서 미지근해지다가 차갑게 식어버리는 것 처럼 우리의 사랑도 그런것이 아닐까 모르겠다. 우리는 때때로 그 사랑이 식지 않도록 뜨겁게 데워줘야 하지 않을까...

문득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온천여행이 떠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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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3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백년고독 2007-05-23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둘이 꼭 같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