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 대 화성인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김옥희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다카하시 겐이치로는 문학을 한다. 아니, 문학이 아닌 문학을 하는 작가이다. 그 전작들인 <사요나라 갱들이여>가 그러하며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가 그러하다. 읽긴 읽으나 뭔가 복잡하고 현란하다. 무언가 말을 하고 있지만 그 진의를 파악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것이 그의 매력이라면 매력.

이책<존레논 대 화성인>또한 그러하다. 현란하고 대책없는 텍스트에 의미심장한 은유와 비유들로 넘쳐난다. 그러면서도 그의 글이 싫지 않으니 어찌한단 말인가!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글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일본사와 그의 내력을 알 필요가 있다. 우리내 80년대 사와 같은 치열한 전공투세대를 보냈으며 폭력으로 점철된 그리하여 우울하고 범상치 않은 젊은 날을 지내왔다. 그런 다수의 배경지식을 미리 알고 보지 않는 이상 그의 글을 이해하기란 어렵다. 뭐, 그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일본의 비평가들 조차 그의 글을 온전히 이해한다고 하지 못하니 말 다했다.

하지만 이런글들을 읽어둘 필요가 있다. 모두 천편일률적인 구성에 스토리 주제를 가지고 편안하고 아름다운 다분히 소설적인 소설들을 쓰고 있는 시점에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소설처럼 뒤통수를 때리는 소설들을 읽는 다는 것은 신선하다. 매번 눅눅한 보리건빵만 물고 지내다 눈이 번쩍 뜨이는 별사탕을 하나 아작, 깨물은 것 같은 짜릿한 쾌감!

<존레논 대 화성인>은 폭력과 포르노그라피로 점철되어있다. 어느날 3류 포르노 그라피 작가인 나에게 날아온 '멋진 일본의 전쟁'이라는 자의 '시체'에 대한 이야기들. 무시하려해도 무시할 수없는 시체이야기를 담은 엽서들이 날아들다 어느날 '멋진 일본의 전쟁'이 나를 직접 찾아온다. 그리고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시체'에 대한 단상들에 휘둘리는 자신을 구원해달라고 한다. 그를 구하기 위한 에로틱한 노력들이 가상하게 펼쳐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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