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바이올린
진창현 지음, 이정환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언젠가 TV에서 진창현님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본 것 같다. 당시는 "음, 우리나라에 사람중에 이런분도 계시는 구나"라고 그냥 흘러 지나쳤다. 아마도 나와 관계가 전혀없는 바이올린을 만드는 분이셔서 였을 것이다. 단지 대단한 고집이 있는 분이구나 라는 생각뿐이었다. 바로 그분이 세계에 손 꼽히는 동양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만든다는 진창현님 이셨다.

  사실 나는 자서전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예전에 유명했던 사람의 자서전 한두권은 읽어 보았지만, 그다지 나에게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어차피 다른 인생을 살고, 길을 걷는 다고 생각했었다. 무엇보다도 한 사람의 자서전은 진실보다는 포장이 더 잘되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있어 그다지 신뢰를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자서전이라고 해놓고 자신이 쓰기보다는 전문 자서전 작가에게 얼마를 쥐어주고 알아서 각색해서 소설처럼 만들어진 책을 너무도 많이 보아왔기에 가능하면 읽지를 않는다.

  어쩌면 그런 맥락에서  "천상의 바이올린"도 그냥 지나쳤는지 모를  자서전중의 한권이었다.  이 책은 리뷰를 해주기로 하고 받아든 책이었기에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다행히 진창현님은 언젠가 TV에서 본적도 있고,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바이올린 제작의 명인이라는 수식어가 그나마 위안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한사람의 일생을 통해 참으로 많은것을 볼 수 있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그런 일상들 까지도. 물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일수도 있지만 말이다. 이 책은 진창현님의 어려서부터 어떻게 세계적 바이올린의 명인이 되었는지 자세하게 담겨있다. 고생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았고, 역경속에서 포기를 하지 않았고, 외국인이라고 멸시하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꿋꿋하였고, 오로지 한 길만을 걸어온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눈물겹기까지 한 책이다.

  표지의 사진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해봤다. "참으로 고집이 있어 보이네". 오랜 세월의 흐름을 표지의 사진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장인만이 간직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큰느낌...지금은 웃으면서 지난이야기를 풀어낼수 있었겠지만, 이 이야기를 뱉어내기까지의 힘들었을 지난 세월을 어찌 짐작이라도 할 수 있겠는가.

  이 책은 한 직장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한 일에 진득하게 오래 버티지 못하고, 어려운일은 하려고 들지 않으며, 돈 되는 일만 따라다니는 수많은 이들이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한탕주의와 일확천금만을 꿈꾸고 눈앞의 욕심만을 추구하는 그런이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 우리의 곁에 이런 장인이 있다는 것이 부럽다.

  나는 이 책을 읽는데 1주일이 넘게 걸렸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도중에 아버님처럼 믿고 따랐던 분이 돌아가셨다. 이제 환갑이 지나셨는데 말이다. 3-4일동안 그분을 지켜보았다. 그분도 한 직장에서 30년이상을 몸담으셨었다. 진창현님도 이제 8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부디 오래도록 건강 유지하고 우리곁에 머물러 계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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