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메리의 아기 밀리언셀러 클럽 57
아이라 레빈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참으로 재미있다. 잔인한 장면없이도, 잔혹한 장면없이도 충분히 공포속으로 몰고가는 작가의 힘이 놀랍다. 이야기를 풀어낼려면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품이다. 게다가 최근의 소설도 아니고 무려 40여년전인 지난 67년에 쓴 작품이라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역시 좋은 소설은 시간이 흘러도 그 명성이 사그라들지 않는 듯 하다.

  '로즈메리의 아기' 솔직히 이 책의 제목만 듣고는 일반 문학소설정도로 생각했었다. 제목에서 오는 뉘앙스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밀리언셀러 클럽에 버젓이 들어가는 책이라는 데에 잠시 멈칫했다. 분명 심상치 않은 책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함에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야 이 책의 정체를 알게되었다.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었고, 이미 오래전에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작품에다가, 작가 아이라 레빈은 50여년이 넘도록 작품활동을 했지만 그가 쓴 작품은 10여편도 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그의 모든 작품이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으며, 영화나 연극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내 기억의 창고속에 새로운 작가가 보관되는 순간이었다.

  읽고 있는 책의 모서리를 잠시 접어두고, '로즈메리의 아기'를 펼쳐 들었다. 밀리언셀러 클럽에서 출간되는 책들의 공통점은 읽히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이전의 책들에서 느꼈지만 두툼한 책이나, 두권으로 된 책도 정신없이 읽히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밀리언셀러 클럽의 작품들을 좋아하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어쨋든 '로즈메리의 아기'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읽으면서 느끼는 공포감. 어떠한 장치도 없는데 서서히 공포감이 밀려온다. 마치 어둠속에서 누군가 나의 뒤를 쫓아오고 있는 것같은 소리없는 공포감...이 작품이 67년도에 만들어 졌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책을 읽다가 옷을 걸쳤다. 그리고 비디오대여점으로 발길을 옮겼다. 도저히 영화가 보고싶어 견딜수가 없었다. 책을 다보고 비디오를 볼까 하다가 먼저 보기로 했다. 힘들게 대여를 했다. 오래된 작품이라 아파트단지내의 대여점에는 없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체인대여점에 문의해보니 대여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영화제목이 "악마의 씨"로 나왔고, DVD는 출시가 안되었다고 한다.

  책을 약 1/3정도 본 후 영화를 보았다. 원작에 상당히 충실하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늘었다. 약 140여분에 가까운 영화는 책 읽히는 속도 만큼이나 빠르게 흘러갔다. 68년도에 만든 작품이어서인지 음성만 문제가 있었지 나머지는 대체로 만족했다. 인터넷을 검색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원래 로즈메리와 가이의 부부역에 '로버트 레드포드'와 '제인 폰다'가 맡을뻔 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두명의 배우가 거절하는 바람에 '미아 패로우'와 '존 카사베츠'에게 돌아갔지만 말이다. 또한 '미아 패로우'는 영화 '오멘'에 출연했던 배우라는 또 다른 사실과 이웃집 할머니역을 맡았던 '루스 고든'은 72세의 나이에 1969년도에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과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그리고 감독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아내가 개봉후 찰스맨슨의 광신도들에게 잔인하게 살해되었다고 한다. 당시 아내는 만삭이었다고 하니 더욱 가슴이 아프다.

  영화를 보고나서 나머지 부분을 읽어내려갔다. 영화의 장면을 떠오르며 읽다보니 훨씬 리얼리티가 살아나는 듯 했다. 사실 책 속 이야기를 할게 많은데 그러다 보면 결국 스포일러가 될것 같아 참아야 할 것 같다. 선과 악의 구도에서 우리는 선이 우위에 있고, 늘 그렇다고 보아왔고 배워왔다. 그런면에서 '로즈메리의 아기'는 그러한 생각을, 그러한 사고를 뒤집기에 충분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아마도 '로즈메리의 아기'는 올 연말 내가 읽은 가장 재미있는 소설로 미리 꼽아 두어야 할 정도로 나에게 재미와 흥미 그리고 영화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한 책이다. 왜 이제야 이 책을 만났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별 다섯개를 서슴없이 주고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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