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1 - 신들의 보물에서 반지전설까지, 시대를 초월한 상상력의 세계
안인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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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늘도 땅도 빛도 어둠도 아무것도.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더위와 추위 뿐. 차가움과 뜨거움이 만난 지점에서 생명을 얻은 물방울은 천천히 거대한 인간의 모습이 되었고 그가 바로 태초의 거인 ‘이미르’다. 뒤이어 서리녹은 물에서 암소가 생겨나고 암소가 소금돌을 핥자 신들의 조상 ‘부리’가 태어났다. 죽은 이미르의 몸은 구석구석 땅이 되고 산이 되고 돌이 되고 하늘이 되었다.


  북유럽신화에서는 거인과 신은 대등한 존재로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늘 신들은 거인들을 죽이려 들고 거인들도 신들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창조신화에 등장하는 거인은 세계의 재료이고 신들은 이 재료를 이용하여 세계를 만들고 또 세계의 질서를 부여한 것이다.


  북유럽신화에서 신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었다. 바제신과 아제신. 농업과 풍요와 관계있는 바제신들과 전쟁과 관련있는 아제신들. 후에 최고의 신으로 꼽히는 ‘오딘’이 세계를 지배하는데 이 신은 아제신이다. 바제 신들은 아제신들과의 전쟁에서 아제신들 쪽으로 흡수되어 버린다.


  <북유럽신화> 1권에서는 맨처음의 세계를 보여주고 보물을 찾아서 모험을 떠나는 신들을 이야기한다. 보물을 찾고 신들이 거인들과의 전쟁을 벌이고 하는 모습들이 흥미롭다. 그리스로마신화가 부드럽다면 북유럽신화는 역동적이다. 북유럽신화가 그리스신화 보다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아마도 완벽하지 못한 신들의 존재 때문일 것이다. 그리스신화의 완벽한 그들과는 달리 북유럽신화의 신들은 완벽한 존재들이 아니다. 이미 몰락의 운명을 지고 태어난 신들이며 그 자신들 하나하나도 온전하지 못하다. 최고의 신 오딘은 애꾸눈이며, 지혜를 대표하는 미미르는 몸통을 잃어버리고 머리만 남는다. 또한, 재판과 맹세의 신인 티르는 맹세할 때 쓰는 오른손을 잃은 외팔이이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도 완벽한 신의 존재가 아니라 어딘가 부족한 인간과 닮은 구석이 있기 때문에 더 정이 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온 세상이 탐욕으로 넘쳐나는 이유를 알려주는 굴바이크, 늘 말썽만 일으키는 주책덩어리 불의 신 로키, 황금목걸이를 위해 자신의 몸을 판 프라야, 놀라운 은유의 시인들의 꿀술, 늘 거인들을 죽이고 다니는 힘센 토르와 그의 망치 묠니르, 지하세계에서 보물들을 만드는 난쟁이들과 거인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


  북유럽신화는 한순간도 눈에서 떼지 못할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1권에서는 흥미 위주로 신들의 모험이야기와 보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리고 이어지는 2권에서는 드디어 그들의 운명이 지어져 있는 신들의 최후 라그나뢰크가 일어난다. 불길한 예언을 하는 운명과 어둠의 여신들, 그리고 기대되는 신들의 마지막...  2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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