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얼마만에 보는 연극인가. 기억조차도 가물가물하다. 아주 오래전에 대학로 어딘가의 소극장에서 지루함을 쫓으며 보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해피투게더는 제목부터가 즐거움을 주는 듯 해서 더욱 보고 싶었다. 시간에 맞춰 입장을 했다. 금요일 이어서 인지 소극장이 가득 찼다. 이렇게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니....

   드디어 연극이 시작됐다. 인생은 연극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연극을 보는 내내 그런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앞쪽에 앉아서인지 연기자의 표정 하나 하나까지 눈에 들어왔다. 눈가의 맺힌 눈물까지도... 젊어서 4남매를 모두 보육원에 남겨둔 갑부 할머니의 이야기. 연극은 관객을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고, 놀래키기도 했다.

     좁은 소극장을 잘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예를들면 손님이 들어올때는 무대위의 문에서가 아닌 내가 들어왔던 바로 그 출입구로 들어오는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설정이 내가 연극에 빠질 수 있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들어온 문이 연극속의 그들이 들어온 곳이며 내가 앉아있는 그자리가 연극속의 거실에 앉아있는 듯 마치 연극속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이고 내가 연극속의 한 등장인물이 된 듯한 느낌. 그래서 더욱 인생은 연극처럼 느껴진다.

   이야기는 대강 할머니가 잃어버린 4자식을 찾을 수 없이, 그동안 번 많은 돈은 모두 기부를 하고 그냥 도와주는 사람에 의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우연히 신문에서 할머니의 재산을 기부했다는 기사를 읽고 그래도 돈이 있겠거니 하고 털러 들어온 두명의 좀도둑. 그리고 할머니가 좋아하는 자장면을 배달하는 철가방과 느닷없이 나타난 농촌총각과 할머니를 돌보는 카리수마섬에서온 아가씨. 이들이 벌이는 좌충우돌 재미있는 이야기가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다. 정말로 함께 행복해진다.

   1인 4역의 철가방, 귀여움이 돋보이는 좀도독 봉삼이의 개다리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카리수마섬의 공주, 얼굴자체가 연극인 농촌총각, 냉정한 듯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잘생긴 봉구, 그리고 연극의 핵심인 할머니 역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예쁜할머니까지....이들이 펼치는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따뜻해 지는 해피투게더. 이 겨울을 포근히 녹여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은 처음에 들어갈때 소극장이 어둡고, 계단에서 관객석으로 들어갈때 턱이 져서 위험했습니다. 어제 제가 본것만해도 4-5명이 계단에서 객석으로 들어가다가 어두워 발을 헛디뎌 넘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적어도 관객들이 들어설때만이라도 조명을 밝혀주었으면 합니다. 아니면 표를 받으시는 직원분이  표를 확인하실때 적어도 계단을 조심하라는 한마디만 하셔도 여러명이 놀라서 넘어지거나 주변의 사람까지 놀라게 하지는 않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앞으로도 연극이 계속 되는 것로 알고 있는데 이점은 고려해주셔야 하리라 봅니다. 상당히 위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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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방은서재 2007-01-30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