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 걸
마이조 오타로 지음, 김성기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인도 신화에 나오는 아수라는 원래 나쁜 신은 아니었다고 한다. 어느날 인도신중의 왕인 인드라가 아수라의 여동생을 희롱하는 것을 보고 인드라와 결투를 하게 되는데, 인드라는 결국 패해서 도망을 치게 되고 아수라는 그런 그를 계속 ?던 중 발밑에 있는 개미를 밟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는 인드라에게 치명상을 입힌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상황은 역전이 되어  아수라가 패하게 된다. 결국 이 사건으로 아수라는 나쁜 신이 되고만다. 아수라를 흔히 선과 악이 있는 신으로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렸을적에 한참 인기 있었던 마징가Z라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아수라백작이 등장한다. 두얼굴을 하고 있으면 한쪽반은 선한여자의 얼굴과 목소리를 나머지 반쪽 얼굴은 남자얼굴과 목소리의 악한 으로 등장한다. 그때는 그저 한 캐릭터로만 알았다.  아수라걸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나는 캐릭터가 바로 이 아수라백작이었다.

  "아수라걸"은 참으로 표현하기 힘든 소설이다. 읽히는 속도는 가히 상상초월이다. 정신없다. 너무도 정신없다. 현실인가 싶으면 꿈이고, 꿈이다 싶으면 현실이고, 또다시 현실이다 싶으면 상상이고 또 상상인가 하면 죽음의 문전이고 또 그런가 싶으면 현실인 소설. 도저히 적절한 표현을 찾을 수 없는 야릇한 소설이 아닐 수 없다. "아수라걸"에는 모든 것이 들어가 있다. 엽기와 당시 일본내 문제인 소년들의 폭동과도 같은 무거운 현실과 한 소녀의 사랑 이야기도 있는가 하면 느닷없는 판타지와 죽음 저편이 정신없이 산재해 있다.

  가끔 꿈을 꾼다. 너무도 생생한 꿈을 꾼다. 하지만 꿈에서 깨어나면 대부분을 잊어버리고 만다. 때로는 생전처음 경험해보는 일부터 그냥 일상적인 것까지 골고루 꿈을 꾸게 된다. 나는 "아수라걸"을 읽으면서 작가의 놀라운 표현력에 깊이 빠져 들어버렸다. 정말로 한번쯤은 꾸어 봤음직한 꿈속 표현을 - 물론 그것이 꿈일수도 환상일수도 또는 죽음으로 가는 문턱일 수도 있는 - 놀랍도록 세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바로 이런면이 이 작가의 특징이 아닌가 싶다.

  도대체 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하다. 자신에 대해 철저히 비밀에 붙히고 있는 작가가 과연 여자인지 남자인지 기성작가인지 정말로 신인인지 모든것이 궁금하다. 지금까지 읽었던 다른 작가와 또다른 맛이 느껴져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소설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색다른 소설을 경험하고 싶다면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단 한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이 책에는 아수라의 양면성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읽는이에 따라 재미있거나 혹은 그 반대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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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송 2007-01-26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징가 Z 생각 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