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도서관 - 소설로 읽는 책의 역사
요슈타인 가아더.클라우스 하게루프 지음, 이용숙 옮김 / 현암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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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땐가.... 친한 친구와 노트를 돌려가며 읽기와 편지를 적었더랬다. 둘만의 기록은 쌓이고 쌓여. 여러권의 노트가 되었다. 하지만 어느순간 우리는 서로의 갈길 을 갔고,  노트 또한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우리 둘을 떠나 어디론가 말이다...  당시엔 너무도 소중한 비밀, 아무도 알아선 안돼는 우리만의 비밀이라며 노트를 쓰고 하였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이 좋아하는 이의 이야기며,  학교에서 무슨일이 있었으며, 누구와 싸웠고 ... 하는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였을 것이다. 그래도 우린 좋았고 즐거웠다. <마법의 도서관>을 읽고나니 그 때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아마, 그 노트가 지금까지 우리 둘중 누군가의 손에 남아 있었더라면 유쾌한 청춘소설 한편이 되지 않았을까.....

  <마법의 도서관>은  그 유명한 <소피의 세계>의 작가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설이다. 다른이와 함께 썼다지만, 어쨌건 여기저기서 풍기는 그만의 스타일은 변하지 않았다. 학창시절 <소피의 세계>를 너무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그의 책이면 빠지지 않고 보아왔다. 이책 <마법의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오래전에 사두고 아껴 읽어야지 하며 2년이 흘렀나 보다. 막 다읽고 나서는,,, 글쎄, 소피의 세계가 너무 좋았던 터라 다른것은 눈에 안차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이미 순수했던 학창시절의 넓은 강을 훌쩍 건너왔던 탓일까....

  재미있고 기발한 그만의 설정은 여전히 주효하다. 소피의 세계가 그렇듯 이 또한 아이들에게 강한 호기심을 안겨주는 구성을 지녔다. 사건을, 혹은 문제를 툭 던져주고 마치 나는 소설속의 탐정이 된듯, 영화속의 멋진 요원이 된듯 사건들을 파헤쳐 나가는 식.

  저자는 12세를 독자의 최저 연령으로 잡았다. 그만큼 쉽고 재미있게 쓰였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촌 지간인 베리트와 닐스가 우연히 일어나게 된 상황과 사건들 속에서 서로에게 노트편지를 주고 받으며 상황을 늘어놓고 또 조합해가는 형식이다. 소설로 읽는 책의 역사라고하지만 글쎄... 그렇게 까지 거창하지는 않다. 그저 가볍게 읽고 조금 생각하는것이면 족하다. 물론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상하지 못하는 일들(이를테면 주된 사건인 만들어지지 않은 책을 찾아 나서는)은 재미있고 흥미롭다. 베리트와 닐스의 편지형식의 책도 좋고 둘의 유머와 아이들의 순수함도 나쁘지 않다.

  책이 어떻게 쓰이고 만들어지고 읽히는가를 개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부제처럼 책의 역사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책을 읽고 나면 아이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를 생각해 본다. 책이라는 것이 그들에게 무엇이며, 현란한 미디어에 중독되어 있는 요즘의 아이들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함을 잘 받아 들일 수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한권의 책이란, 죽은 자를 깨워 다시 삶으로 불러내고 산 자에게는 영원한 삶을 선사하는 작은 기호들로 가득한 마법의 세계' 라는 것을 과연 알아 낼 수 있을까.....  자신들의 순수한 내면이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공간' 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곳에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을 깨닫길 바란다.... 자신들의 내면에는 무엇과도 바꿀 수없는  보물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그런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채 지식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거야. 그들.... 그러니까 너희는 과거의 유산을 지닌 채로 너희 안에 이미미래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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