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주식시장을 이기다 - 상위 1%만 알고 있는 투자 철학의 비밀
장박원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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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컨버전스 학문 즉 학제적인 융합 학문 연구가 대세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사회 전분야에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팽배해 있다. 이 책 <인문학, 주식시장을 이기다>는 이 두가지 대세를 모두 적절히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주식시장'과 이익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인문학'이라는 두 분야의 학제적 접근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과 주식시장에서의 이익창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이득을 취하는 첫걸음은 시장과 종목을 예측하는 일인데 예측은 신의 영역이므로 사람의 역할을 '예측하는 척' 하는 정도 일 뿐이다. 그 예측하는 척 하려면 진짜 예측처럼 보이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논리이며, 전문가들의 논리를 들여다보면 결국 '사람 이야기'로 귀결됨을 알 수 있다(p.10)는 것이다. 이 사람이야기는 바로 인문학적 소양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인문학의 범위는 문학과 예술, 철학과 역사를 넘나든다. 너무 광범위하다보니 심도깊은 논의는 하고 있지 못하지만 인문학과 주식시장의 두 연결고리를 제대로 제시해 주고 있다. '상위 1%만 알고 있는 투자 철학의 비밀'이라는 부제목을 보고 혹시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특정 종목을 추천해 주거나 투자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미시적인 접근은 하지 않는다. 상당히 폭넓고 거시적인 경제를 바라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몇가지 재미있는 주제를 살펴보겠다. 먼저 Part 1의 Chapter 4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다룬다. 인플레이션을 흔히 나쁜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착한 인플레이션'도 있다는 것이다. 착한 인플레이션은 기업의 실적 개선에 도움을 주고, 이것이 다시 투자와 고용 증가로 연결(p.48)되는 인플레이션이다. 투자를 하면서 가장 기본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은 물가 동향인데 과연 지속적인 경기 상승에 기반한 인플레이션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이 있는지 살피는 것이 투자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로 인플레이션의 선순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기본덕목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Chapter 7에서는 국제유가에 대해서 다룬다. 이솝우화의 <애꾸눈 암사슴>을 사례로 들면서 국제유가란 주식시장에서 대부분 돌발악재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가가 하락하고 있거나 일정가격 구간에서 움직이는 박스권이라고 안심할 일은 아니라는 점(p.54)을 강조한다. 애꾸는 암사슴이 한쪽면만 바라보고 있다가 사냥꾼의 총에 맞았듯이 국제유가의 한쪽면만 바라보다가 투자에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Chater 12에서는 엔화 환율에 대해서 강조한다. 투자자들이 흔히 환율에 대해서 원 달러와 달러 유로 환율은 주로 지켜보는데 엔화 환율은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졌던 엔화 강세로 한국 수출 기업들은 큰 이득을 보았지만 이 엔화 강세의 흐름이 지속될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엔화 강세로 일본기업들은 체질을 바꾸고 있기 때문에 엔화의 방향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수출기업 주식의 투자타이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p.79).


Part 1은 거시경제 및 시장에 대한 예화를 설명하고 있으며 Part 2에서는 종목, Part 3에서는 금융상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Part 2의 Chapter 5에서는 쏠림현상이나 착시현상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점이 재미있다. 좋은 종목은 더 좋게 보이고 나쁜 주식은 더 안좋게 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이 좋아할 것 같은 기업에 투자가 쏠리고 있는 현상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표적인 예로 삼성전자를 지목하였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주목하는 삼성전자에 무작정 올라타기 전에 IT시장의 주도 제품이 스마트폰에서 스마트TV로 갈지, 아니면 새로운 신데렐라가 등장할지 깊이 있게 연구하는게 먼저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처럼 이 책은 특정 종목이나 상품을 추천하지는 않지만 거시적인 안목의 투자 마인드를 갖기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 개별적인 투자에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단 이러한 지식적인 백그라운드를 갖추어야 실제 게임에서도 더 합리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제목이 이야기하는 방대한 수준의 영역을 수박 겉핧기식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주식을 투자하려는 사람에게도 어찌보면 구체적인 대안이 되지 못할 수 있고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간략하고 쉬운 설명이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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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는 없다 - 정신 증상의 양자물리학적 이해
김영우 지음 / 전나무숲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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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연적이라고 생각되는 '빙의'하는 현상과 양자물리학의 만남이라는 컨셉에 유혹이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읽는 과정 내에 이런 유혹이라면 100% 걸려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갔다.


책은 양자물리와 같은 과학적 이론을 근거로 한 '자아초월적 정신의학(transpersonal psychiatry)'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아초월 정신의학은 전통 정신의학의 한계와 오류를 벗어나 인간의 영적 체험과 초자연적 체험의 의미와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기존 정신의학을 더 확장시킨 것이다(p.42). 이 자아초월 정신의학의 연구분야는 세계 각 문화권의 주요 종교와 전통 무속, 철학 체계, 요가, 명상, 아메리카 인디언의 영성과 샤머니즘, 유대교의 비전인 카발라, 신비주의적 기독교 신앙, 도교 뿐만 아니라 심리학 인접분야인 초심리학과 사회학, 인류학을 비롯해 20세기 초 양자물리학의 발견 이후 급격히 변화하는 생명과학 분야의 새로운 이해와 발전들 역시 자아초월 정신의학의 연구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p.44).


양자물리학의 등장배경도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되고 있다. 아주 작은 물질의 세계는 고전 물리학과 열역학 법칙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속성들을 보였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물리학 이론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태어난 이론이 양자론(quantum theory)이다. 미시 세계의 속성과 움직임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하기 때문에 상대성 원리와 함께 현대 물리학의 토대라고 할 수 있다(p.54). 저자는 정신증상의 치료에 있어서도 양자론적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을 책에서 밝히고 있다. 물론 이러한 방법이 의학계에서 일반적이지는 않다. 그러한 비판에 대해서 저자는 "현재의 과학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해도 치료 경험을 통해 좋은 결가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면 그 기법을 일단 받아들이고 연구해가야 한다(p.39)"고 주장한다. 일면 위험한 발상이지만 뭐든 새로운 도전과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실행을 통해 새로운 모델이 나오고 방법론이 정립되지 않겠는가 생각도 해본다. 저자가 정신 치료와 양자물리를 연결시킨 이유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는 새로운 치료기법을 고안하는데 있어 첨단 물리학의 이론과 발견들을 많이 참고하고 있다.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기존 시밀학 이론보다 에너지와 물질, 정신과 의식의 상호관계와 작용에 대해 양자물리학을 비롯한 여러 첨단 과학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있으며, 그를 통해 인간의 마음과 정신의 실체와 작용 방식을 훨씬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38.



과학은 새로운 발견과 지식으로 우리 삶의 편리함과 안락함을 돕는 여러 도구들을 발명하고 물질적 풍요를 누리게 해주었지만, 오늘날 우리 주위에는 상생적 가치관과 윤리적 책임을 무시한 과학에 의해 연구 개발된 파괴적이고 위험한 결과물들 또한 넘쳐나고 있다.  - pp.52~53.


빙의는 '죽은 사람의 영혼이나 악마가 덧씌운 것이라는 믿음이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오히려 양자론적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의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상념의 파동들이 모여 귀신이나 악마라고 불릴만큼 어두운 특징과 의식을 가진 파동 에너지의 덩어리로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p.71)고 본다. 저자는 환자들의 정신치료를 하면서 환자들의 내면에서 올라온 낯선 인격이 자신은 환자와 다른 특정인임을 주장하거나, 환자와 치료자를 위협하며 스스로 악마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그 인격이 실제 그 특정인의 영혼이나 악마라고 속단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환자의 내면에서 이렇게 강하게 형성된 부정적 에너지체가 표면으로 올라오거나, 환자 외부에 형성되어 있떤 부정적 에너지체들이 환자에게 오염되어 환자를 지배할 때 그 에너지체의 특징에 따라 환자의 평소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인격처럼 작용하는 경우도 실제 치료 상황에서는 자주 만나게 된다.  - p.69.


책은 전체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두개의 파트에서는 빙의, 해리성 정체성 장애, 양자물리  및 최면의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파트3과 파트4에서는 실체 치료 사례를 중심으로 앞서 언급한 이론적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실 빙의와 같은 초자연적인 현상이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영화나 소설 같은 가상현실에서는 다루고 있다보니 혼란스럽기도 했는데 저자의 임상체험을 통한 설명을 들어보니 현대의 과학기술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정신증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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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dh 2013-01-03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먼저 사이트 운영자님 방문자님 모두 새해에는 사주팔자 건강 역마살 근심 걱정 승진 가족 돈 삼재 악재 모든 문제 확 해결 되고 복 많이 받으시고 모두 모두 소원 성취 바랍니다. 여러분 악재 대운 재미로 보시고 개의치 마시길 바랍니다. 대운은 모든 사람에게 신께서 주셨는데 내가 발견 개발 못하신 것 같습니다. 저도 대운이 여러 번 악재가 여러 번 크게 사업 시작하다 여러 번 처박고 맞는 것 하나도 없어서 이분야 이 세계를 한번 파고 들어 가보자고 생각 해서 1년 넘게 국내외 인터넷 수만건 정보를 조회 하고 검토 자문 해서 마지막 극에 도달 하니 종착역이 사후 세계 죽음 영혼 귀신 마귀 지옥 천국(극락)이 인간들의 태어나서 사주 팔자의 종착 역이 더군요, 그러니까 귀신의 정체를 알면 귀신한테 당하지 않고 때려 잡아도 잡을 수 있듯이 아래 사이트 적극 추천 드립니다. 보시고 나면 귀신으로부터 근심 걱정 끝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네티즌 여러분 2013년 모두 복 많이 받으세요. 어렵더라고 웃으며 삽시다.
그래서 누구나 보고 자신의 운명을 알수 있고 모든 종교를 떠나서 이 사이트 (www.jhdh.org) 를 보시면 내 운명의 끝자락을 정확히 알수 있습니다. 많이 추천해주시고 3재니 악재 때문에 근심 걱정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종교 기관에서 만들었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안보시면 평생 크게 후회 할 것 같습니다.) 관전 포인트는 고정 관념과 선입견을 버리시고 보셔야 올바로 이해가 되실 겁니다. 인기 사이트 입니다 몇 달 사이에 1만 2천명이 관람 했답니다. 이중 약 30%는 해외 고객 이랍니다. 자살 생각 하시는 분들이 이 사이트 보시고 희망을 가지신분이 수백명 이랍니다. 참고로 귀신 들린 사람 (빙의) 은 마음 단단히 먹고 보시길 바랍니다. 사이트 방문자들 중에 귀신이 도망가버린 사람이 많기 때문 이랍니다. 도망간 귀신 찾을 방법 없답니다. 끝으로 여러분 항상 행복 하시길 바랍니다.

테크리더 2013-01-03 22:57   좋아요 0 | URL
번지수 잘못 찾으셨네요....
 
스님, 지옥에 가다
이서규 지음 / 다차원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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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은 소설은 처음엔 지루하다가 점점 흥미진진해졌는데 이 소설은 죽음으로 시작하여 살인으로 추정되는 죽음의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가 흐지부지해진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 이후에 시대적 상황에 의해 불가에 귀의하게 된 주인공인 휘문은 스승인 혜장과 함께 황태사라는 절의 한 노승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다비식에 참석하기 위해 참석한다. 그 노승은 혜장의 스승인 홍안스님. 홍안의 죽음을 둘러싸고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이 발견되어 혜장과 휘문은 그 죽음의 정체를 밝히는데 주력한다.

 

그 노력 와중에 또다른 스님 세명이 연달아 사망하게 되고 점점 오리무중으로 빠지는 듯 하지만 결론은 너무나도 쉽게 내부자의 소행으로 밝혀진다. 휘문과 혜장의 수사 과정은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대략 절반 정도가 지나고 나서 황태사 내에 '대처승'과 '비구'들의 대립이 그려지면서 불필요한 상황 전개가 지속된다. 특히 대처승인 권박사와 비구인 현정스님의 논쟁은 이야기 구성상 없어도 결론으로 향하는데 큰 무리가 없어보인다.

 

살인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틀도 엉성하다. 살인을 하게 된 동기나 이유에 대해 이해가 갈 정도의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하긴 모든 살인은 해서는 안되며 또 이유가 있겠냐마는 뭔가 정확히 짜맞춰진 듯한 스토리가 소설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흡인력은 있었으나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만(慢)'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마무리하는 점은 인상적이다. '만'은 불교용어라는데 저자후기에 보니 마음 속에 존재하는 열정을 말한단다. 소설에서 도문과 혜장, 그리고 휘문의 대화에서도 종종 등장하는데 결국 이 만을 해결하지 못해 살인으로 이어지고 지옥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불교신자가 아니라 '만'에 대해 정확히 이해는 안되지만 이룰 수 없는 욕망을 말하는게 아닐까 싶었다. 인간은 그 욕망을 제대로 다스릴 수 없겠지만 최소한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지 하는 심정으로 살아보련다.


http://techleader.tistory.com/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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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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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한 절반정도를 읽기까지 상당히 지루한 소설이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책의 앞부분에서는 소설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결말에 대한 궁금증과 흥분은 이 책에서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두 어린 남녀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살아남을지, 아니면 생을 마감할지 정도의 궁금증이 전부랄까. 하지만 그 둘 사이에 사랑이 싹트면서 주고받는 대화들이 진행되면서 책의 중반부를 넘어섰고 점점 그들의 애틋한 사랑에 대해 동정심이 들기도 하면서 마지막까지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게 되면서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말기암 환자인 16세 소녀 헤이즐 그레이스 랭카스터와 골육종을 앓고 있으며 다리 하나가 없어 의족을 사용하는 17세 소년 어거스터스 워터스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헤이즐이 읽은 <장엄한 고뇌>라는 소설의 작가인 피터 반 호텐이 미국을 떠나 네덜란드로 가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후속편을 쓰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네덜란드 여행에 대한 꿈을 키운다. 작가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만남을 약속하면서 여행을 가게 되며 여행은 어거스터스와 엄마가 동반하게 된다. 헤이즐은 <장엄한 고뇌>가 끝난 이후에 각 인물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작가에게 직접 듣고 싶었던 것이다. <장엄한 고뇌>는 헤이즐에게 있어 성경이나 다름없는 책이며 그 작가인 피터 반 호텐은 죽는다는게 어떤 것인지 이해하면서 아직 죽지 않은 유일한 사람(p.18)으로 인식한다.


헤이즐과 어거스터스가 만난 곳은 서포트 그룹이라는 곳인데 암 투병중인 환자들이 모여서 서로를 격려하는 모임으로 추측된다. 그 모임에 대해 다소 시니컬했던 헤이즐이 어거스터스를 만나면서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보인다. 어린 나이의 두 아이들이지만 네덜란드를 함께 여행하며 어거스터스는 헤이즐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꿈을 키워 나간다. 하지만 꿈은 '죽음'이라는 결론을 예상하게 만든다. 네덜란드 운하를 바라보며 헤이즐은 '죽음'을 생각한다(p.182).


그러나 정작 두 주인공이 만난 작가의 모습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시종일관 무뚝뚝하기 짝이 없었으며 비서인 리더비히를 함부로 대했다. 또한 그리스 철학자인 제노나 파르메니데스를 언급하기도 하고 또한 루돌프 오토나 게이르크 칸토어 같은 학자의 말을 언급하면서 상당히 현학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픈 두 아이들에게 '부작용'이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는다.하지만 비서인 리더비시는 피터를 대신해서 사과하며 그를 두둔한다.


이 두아이가 애틋하게 간집하고 표현한 사랑의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앞서 이야기했던 대로 책의 중반 앞부분은 조금씩 읽어가며 몇일이 걸렸지만 중반 이후에 암스테르담 여행이 끝난 이후의 이야기부터는 마지막부분까지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는 시간을 제외하고 내리 읽을 정도로 내용이 푹 빠져있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내가 만약 살 날이 몇일 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이라면 이 아이들처럼 순수하고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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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이란 무엇인가? - 구글처럼 개방하고 페이스북처럼 공유하라
윤상진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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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이라는 말이 비즈니스를 넘어 일상생활에서까지 회자된지는 꽤 오래되었다. 물론 일상생활에서 지하철이나 지하철의 역이나 승강장을 의미하는 플랫폼이 먼저 이용되었으나 이것이 비즈니스에까지 활용되면서 특히 IT비즈니스 업계에는 플랫폼을 만들어 자생적인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자 원리가 되었다.

 

최근 1년 사이에 플랫폼에 관한 책들이 출간이 되었으나 윤상진 님의 이번 신간인 <플랫폼이란 무엇인가>에서는 플랫폼을 이용한 성공적인 비즈니스 사례와 최근의 이슈,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충실히 그리고 있다.

 

구글은 검색 플랫폼, 광고 플랫폼을 만들어 성공하였으며 이베이는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공급자와 수요자가 가치를 거래하도록 지원한다. 애플은 모바일 앱을 사고팔 수 있는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성공하였고 좀더 과거로 돌아가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PC용 운영체제인 윈도우를 만들어 PC산업을 이끌어왔다. 다시말해 플랫폼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면 관련 시장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플랫폼을 만들고 그 위에 다양한 서비스를 수많은 가치교환이 일어나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플랫폼이 요즘의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가?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첫번째 대답으로 플랫폼의 가치를 '롱테일 법칙'에서 찾고 있다. 소외된 상품이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소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플랫폼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오프라인 비즈니스에서는 해결할 수 있는 과제로 오늘날 기업의 핵심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플랫폼이 중요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Lock-in 효과에서 찾을 수 있다. 한번 사용하게 되면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기 힘들다는 것인데, 바로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전환비용(switching cost) 때문이다. 더 나아가 플랫폼 사업자에게 지배되고 종속되어간다. 그렇다면 플랫폼 사업자가 아닌 기업들의 전략은 무엇인가? 종속되어가고 지배만 되어가는 것이 현실은 아니다. 제대로 된 플랫폼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다(p.38). 다만 플랫폼의 생리를 이용하고 좋은 전략을 세워 참여하게 되면 플랫폼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훨씬 좋은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플랫폼 사업자의 성공사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애플의 아이튠즈, 아마존의 웹스토어, 구글의 애드센스를 들 수 있다. 물론 이런 플랫폼 사업자가 모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성공사례를 분석하면 성공적인 플랫폼 사업자가 될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p.56)으로, 플랫폼은 참여자들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야 하며, 비용절감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플랫폼이 존재하기 전보다 더욱 활발하게 그룹간의 교류가 이루어져야 하며, 일정수준 이상의 품질을 유지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누구나 따라갈 수 밖에 없는 '보이지 않는 규칙'을 만들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성해야 하며, 끊임없이 진화해야 플랫폼이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심화되어 가는 플랫폼 경쟁이 벌어질 다음 시장은 스마트TV 시장으로 저자는 예상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TV의 경우 복잡한 조작법보다는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유리하며, TV 하나만을 위한 서비스보다는 N스크린과 같이 다른 디바이스와 연계되는 콘텐츠가 각광받을 것(p.132)이라고 하는데 상당히 공감이 가는 주장이다.

 

현재 가장 경쟁이 극대화되고 있는 플랫폼은 소셜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페이스북, 구글, 마이스페이스, 트위터 등 많은 기업들이 소셜 플랫폼을 무기로 전쟁이 뛰어들었는데 1차 전쟁에서는 페이스북이 승리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구글 플러스로 무장한 구글이나 트위터의 소셜 플랫폼 전략으로 곧 새로운 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소셜 플랫폼의 핵심경쟁력은 '개방'이었으며 웹2.0에서 표방하던 '참여'와 '공유' 정신을 최대한 활용하고 지원하는 것이 소셜 플랫폼의 이슈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의 그동안 업계 경험으로 플랫폼에 대한 가장 핵심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간혹 업계 동향이나 기사를 인용할 때 출처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컴스코어에 따르면(p.123)", "월 스트리트 저널에 게재된 한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pp.123~124)", "KT경제연구소가 밝힌 바 있다.(p.130)" 등과 같이 명확하게 인용문헌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웹사이트의 경우 URL을, 도서나 문헌의 경우 서지사항을 명확히 명기하여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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