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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따라하기 홍콩 마카오 - 2016 ~ 2017 최신 정보 수록 ㅣ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김수정.김승남.원정아 지음 / 길벗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짧은 시간 다녀오기 좋은 가까운 여행지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것이 홍콩이다. 이왕 떠난 길 홍콩만 보고 오긴 아쉬운지 대부분 마카오까지 짝맞춰 세트로 맞추는 게 보통이다. 홍콩과 마카오는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부담없이 다녀오는 해외여행지다. 이를 증명하듯 내 절친도, 동생도 다녀왔고 심지어 얼마전 아는 언니 부부도 홍콩 여행을 떠난다며 내 배를 한껏 아프게 했다. 하지만 부러우면 지는 법, 홍콩의 밤거리에 아직도 별들이 소곤되는지는 홍콩아가씨의 노래 가사를 조만간 직접 내눈으로 확인하고야 말테다!를 외치며 오늘도 나는 틈틈이 항공사 사이트를 뒤지고 있다. (그런데 야경이 유명한 홍콩의 환한 밤하늘에서 과연 별들의 흔적이나마 볼 수나 있을까. 노래 가사에 대한 딴지는 아니구 ㅋ)
그렇게 주변의 웬만한 사람들이 다녀온 홍콩 마카오 여행에 대한 평은 여러가지였다. 여름 휴가 일정에 맞춰 여행을 다녀왔던 동생은 너무 덥고 습해서 힘들었다 투덜대고, 겨울방학에 맞춰 배낭여행을 다녀온 친구는 홍콩은 그냥 그랬는데 마카오가 좋았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얼마전 여행을 다녀온 언니네 부부는 직접 들려줄 얘기가 많으니 얼른 주말에 놀러오라며 여운을 남겼다. 다양한 후기 중 공통된 의견은 너무 덥지 않은 계절에 산책하듯 설렁설렁 다니기엔 좋은 도시여행지라는 것. 뒤늦게 나홀로 도시여행의 즐거움을 알게 된 나로서는 분명 끌리는 멘트였다. 그렇다면 뭐가 있는지 먼저 살펴봐야지, 그렇게 홍콩 마카오 여행 정보를 얻기 위해 찾은 책이 길벗의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의 홍콩 마카오 편이다.


길벗출판사의 여행안내서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테마북과 코스북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1권 미리보는 테마북은 여행 주제별 다양한 정보를 수록해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지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에 중점을 두었다. 반면 2권 가서보는 코스북은 지역별 일정별 테마별 다양한 추천코스 및 관련 정보를 담아 낯선 여행지에서 들고 다니며 바로바로 활용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런 까닭에 책 전체의 두께가 상당하다. 책의 판형 또한 큼직해서 책을 처음 받았을 때 그 위용에 깜짝 놀랐다. 크기와 두께 못지 않게 담긴 내용들 또한 정말정말 상세하고 친절해서 일단 책값이 아깝지는 않은 책이었다. 심지어 한 권을 샀는데 안에 (분책 가능한) 두 권이 들어 있다. 뭔가 남는 장사인 것 같은 기분이랄까. 얼마 전 2016-2017년 최신 정보를 담은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더불어 부록으로 홍콩 MRT 트랩 노선도와 주요 관광지별 지도가 수록된 대형 폴더 지도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착착 접으면 손바닥 만한 크기 정도라 여행 때 부담없이 들고 다니면서 펼쳐보기에 좋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요즘엔 해외여행 시 지도보다 구글맵을 더 많이 찾아보긴 하지만 그래도 낯선 곳에서 이런 지역별 지도가 있다면 한결 안심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1권 미리보는 테마북에서는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쇼핑 등 여행의 주제별로 다양하고 상세한 정보가 담겨 있다. 그에 앞서 홍콩 마카오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수록해 여행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홍콩에 비해 비중은 적지만 마카오 역시 같은 테마별로 정보를 정리해두었다. 책 옆면에 이미지와 색깔을 달리 해 테마별 표시를 해두어 찾아보기를 도와준다.


청나라 말기에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배해 영국의 손아귀에 넘어갔던 홍콩은 잘 알다시피 1997년 영국으로부터 반횐되어 현재는 중국의 영토이다. 중국에 속해 있찌만 여러 행정 분야에서 자치를 인정받은 특별자치행정구역으로, 중국 본토와 달리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홍콩이란 이름의 뜻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향기로운 항구'라는 의미란다. 귀한 향료와 향나무를 실어 나르던 무역항에서 기인되었다는데, 그 뜻을 알고 나니 홍콩이라는 이름이 새롭게 다가온다.
홍콩 하면 노래 '홍콩아가씨'의 첫구절이던 홍콩의 밤거리와 야경, 홍콩영화, 쇼핑의 천국 등의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어렸을 때 극장가를 평정했던 (지금은 사양길로 접어든) 홍콩영화가 내게는 가장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최근의 홍콩에 대한 이미지는 비폭력 평화시위를 하던 '우산혁명'이 떠오른다. 이책에서도 우산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여행을 결정하는 큰 요소 중의 하나가 날씨다. 특히 해외여행의 경우 여행하기 좋은 계절을 선택하는 게 중요한데, 안그래도 더운 나라를 더운 계절에 찾은 동생의 불만을 들어보면 더욱 그렇다. 더운 기후에 속하는 홍콩을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은 선선한 바닷바람이 불고 햇빛이 풍부한 가을이란다. 봄도 괜찮다. 겨울엔 우리나라 만큼 춥지 않아 옷을 조금 챙겨 입으면 큰 무리는 없고 여름은 우리나라보다 더 덥고 습하니 더위를 많이 탄다면 피하는 게 좋다. 11월로 달이 바뀌면서 급속히 추워지긴 했지만 지금이 홍콩을 여행하기 제일 좋은 가을이라니! 아아, 떠나고 싶다아~~


가장 먼저 볼거리에서는 첨탑 같은 홍콩의 거대한 고층 빌딩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나는 최신식 초고층 빌딩(헐리웃의 유명 영화에도 단골 출연했다지만)보다 역사적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고풍스러운 옛건물에 더 눈길이 갔다. 야경에 크게 열광하는 편은 아니지만 홍콩의 야경은 워낙 유명한지라 그냥 지나치긴 힘들었다. 매일 밤 여덟시부터 14분간 수만 가지 빛으로 홍콩을 밝힌다는 총천연색 레이저 쇼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궁금증이 일었다. 세계 최대 규모로 인정받아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홍콩 최대의 볼거리인데, 심지어 무료라니 놓치면 섭섭할 볼거리인 듯하다.


볼거리 못지 않게 먹거리 또한 놓칠 수 없는데, 그중에서도 딤섬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타이베이에서 먹었던 딤섬의 맛에 반했던 터라 홍콩의 딤섬이 어떤지 궁금하기도 했다. 동생이 맛있다던 에그타르트와 밀크티, 망고 디저트 또한 먹어보고 싶은 음식들이다. 쇼핑의 천국이라 불리는 홍콩인 만큼 쇼핑 또한 홍콩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데, 여러 특색있는 가게들을 소개해 두었다. 매장별로 명품 입점표를 만들어 보여준 것에 깜놀! 쇼핑에 큰 관심없는 나에겐 별 의미가 없었지만 명품 쇼핑을 계획하는 여행자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쇼핑 꼭지를 휘리릭 넘기자 홍콩의 즐길거리들이 나왔다. 호텔 바에서 칵테일을 마시거나 스파나 마사지를 하는 것보다 내 눈을 끌어당긴 건 바로 홍콩 하이킹! 이번 개정판에 새로 추가된 내용이라는데 시간과 체력이 된다면 홍콩 하이킹을 꼭 해보고 싶어졌다.


절친이 홍콩보다 더 좋았다던 마카오에 대한 정보도 간략하지만 실속있게 소개되어 있는데, 나 역시 마카오가 무척 끌렸다. 세계문화유산 거리도 재밌을 것 같았고, 화려한 사진들이 가득한 공연들도 구미가 당겼다. 시간만 잘 맞춘다면 무료 쇼도 꽤 볼만하단다. 마카오 하면 배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카지노! 하지만 복권 사는 것도 아깝다고 생각하는 나로선 크게 궁금하지 않지만, 생애 처음으로 카지노 구경을 해보는 것도 나름 흥미진진할 것 같다. 어디서 많이 본 건물 같다 싶었더니 영화 <도둑들>에 나왔던 카지노도 등장한다. <도둑들>의 촬영현장만 따로 작은 꼭지로 묶어 두었는데 영화의 기억을 더듬으며 따라가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미리보는 테마북의 마지막 뒷부분에는 여행을 코앞에 두고 준비해야 할 것들과 스마트 앱을 이용한 여행정보, 홍콩과 마카오의 숙소 추천 등의 정보들을 정리해 두어 여행계획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각 권마다 인덱스를 따로 두어 궁금한 것을 바로바로 찾아볼 수 있게 해둔 것도 좋았다.



2권 가서보는 코스북에서는 제목 그대로 지역별 일정별 테마별 추천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총 15개의 홍콩의 주요 여행지역을 선정해 구성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일정별 추천코스와 테마별 추천코스를 세밀하게 나누어 정리해 두었다. 본인의 여행 일정과 스타일에 맞는 추천코스를 선정한 뒤 참고해서 조율하면 코스 짜기에 큰 도움이 될 듯하다.

가서 보는 테마북은 여행 갈 때 챙겨가는 여행책으로 기획된 만큼 여행의 실질적인 정보들도 담겨 있다. 홍콩에 도착해 공항 입국 순서부터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교통편과 이용방법, 노선 등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홍콩 여행이 처음인 나 같은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정보다. 또한 시내 여행을 위한 교통 정보와 마지막 출국을 위한 공항으로 가는 방법까지 정말 세세하게 친절히 설명되어 있다. 이책 한 권이면 공항에 도착해 헤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홍콩의 지역별 정보 또한 알차다. 각 지역마다 인기, 나홀로 / 커플 / 가족, 관광 / 쇼핑 / 식도락 / 나이트라이프 / 문화유적, 복잡함, 청결, 접근성 등을 별점으로 매겨 놓아 그 지역의 특성을 한눈에 정리할 수 있게 해두어 여행 코스 선정 여부를 결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이 부분에 엄지 척! 해주고 싶다. 또한 꼭 보고 먹고 즐겨야 할 것을 짚어주고, 지역별 지도에 여행코스를 표시해 쉽게 동선을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 추천코스 또한 완전정복코스, 핵심코스, 스타일리시 코스, 골목 산책 코스, 쇼퍼홀릭 코스 등 각 지역별 특성에 맞춰 여러가지 코스를 실어두어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세부 정보에서는 각각의 지역에 대한 자세한 여행 정보가 실려 있는데, 1권에 수록된 페이지를 같이 기록해 두어 1권과 쉽게 연동해서 찾아볼 수 있게 배려한 점도 좋았다.

2권에서도 마카오에 대한 추천코스를 따로 만날 수 있다. 홍콩에서 마카오 가는 방법부터 예매 방법과 가격, 시간 등의 교통 정보도 소개되어 있고, 마카오 시내 교통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크지 않은 지역인 만큼 마카오는 크게 두 개의 추천지역으로 그 정보가 시려 있다. 하루나 이틀 정도면 웬만한 지역은 다 돌아볼 수 있다는 마카오지만 보면 볼수록 볼거리가 많은 곳이 또한 마카오 같다. 이책에 소개된 여행정보들을 읽으며 나처럼 설렁설렁 산책하듯 돌아다니며 구경하길 좋아하는 도시여행자들에게는 딱 좋은 여행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가보고 싶다 마카오! :)


책의 말미에는 현지에서 알아두면 좋은 상황별 영여회화가 실려 있어 나 같은 영어울렁증 환자에게 도움을 준다. 그런데 막상 외국에 나가보면 저렇게 완벽한 문장을 구성하지 못해도 정확한 단어 몇 개와 바디랭귀지면 웬만큼 뜻이 통하니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왕이면 영어 공부를 좀 해서 제대로 된 문장을 구사하면 더 좋은 건 당연지사. 더불어 1권과 마찬가지로 찾아보기가 실려 있어 필요한 정보를 바로 찾아볼 수 있게 했다.

길벗출판사의 여행시리즈인 <무작정 따라하기 홍콩 마카오>은 여행 전 착실한 사전 준비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픈 여행안내서다. 책의 두께 만큼이나 담아낸 여행 정보의 양은 단연 압도적이다. 정말 많은 양의 정보들이 담겨 있다. 대충의 동선만 짜두고 즉흥적인 여행을 즐기는 여행자라면 너무 많은 정보가 오히려 머리를 어지럽게 할지도 모르겠지만, 여행지에 대해 미리 분석하고 철저한 여행계획을 짜기를 좋아하는 여행자에게는 이런 공부할 거리가 많은 알찬 여행책이 반갑다.
미리보는 테마북과 가서 보는 코스북으로 분책 가능한 두 권의 책으로 편집되어 있다는 점이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시리즈가 내세우는 최대 장점이자 다른 여행책과의 차별점이다. 테마북으로 여행의 큰 얼개를 짜고 코스북으로 본격적인 루트를 잡을 수 있고, 여행 시에는 코스북만 들고 다녀도 되니 그것도 좋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편집이 좋았지만 여행 정보가 두 권으로 나뉘어 있다 보니 때때로 1권과 2권을 함께 찾아봐야 해서 번거롭거나 여행자 성향에 따라 오히려 2권의 책을 모두 들고 다니느라 더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하다. 다만 책의 판본이 커서 보기엔 좋은데 이동 시 들고 다니기엔 다소 불편한 점도 있으니 책의 크기와 무게를 조금만 더 줄여주면 훨씬 좋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