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도 하지, 유명한 할머니 화가들의 작품을 보면 희한케도 닮은 데가 있다. 배운척 해본척 아는척, 그 척하는 느낌이 없다. 하나 더 있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 같다. 손만 서툴지 살아온 세월이 서툰 게 아니어서 그 요상한 미스매치의 간격에서 배어나오는 느낌은 솔직함과 천진함이다. 굳이 잘나 보일 이유도 없고 세상에 더 무슨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닌 그 달관한 듯한 태도가 아니면 도저히 이런 그림들은 나올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아마 사람들이 할머니들의 그림을 그렇게 좋아하나보다. 



공포영화라는 매체로 사람을 들여다본다는 컨셉이 좋기는 한데 왠지 다 읽고 나면 잠이 좀 안 올 것 같다. ㅎㅎ 재작년에 집 근처에 어떤 댁에서 핼러윈을 너무 요란하게 챙기셔서, 아이 학교 데려다주는 길 내내 한 달 남짓 아주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난다. 특히 음험한 웃음소리를 내며 끼익대고 움직이던 페니와이즈 인형이... -_- ... 



어떤 사물이 꼭 그 형태를 띠고 있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아마도 어릴 적에는 궁금했었던 것 같다. 살다보니 고민해야 할 게 하도 많아서 어느 순간부터 '그건 원래 그런 거야' 카테고리에 들어가버린 호기심들이 참 많은 듯. 



어 이거 내 이야긴데, 생각했는데 좀 민망하긴 하다. ㅋㅋ 길가에 핀 민들레보고 울컥해 본 적 있는 사람이 접니다... 엄청 건강이슈에 예민한 사람은 못 되는데 그런 것치곤 나이에 비해 상당히 건강한 편에 속해 가끔 별일일세... 하긴 했는데 혹시 이런 이유 때문이었던건가 (해몽이 좋다...) 



우리 집에 개코 오브 더 개코가 하나 살아서 그런가 도대체 무슨 메커니즘으로 그런건지 좀 궁금해. 

(더불어 필요이상으로 불안지수가 높은 것도 설마 그거랑 관련이 있는걸까)



여전히 어중이떠중이 수준으로만 구사하는 영어가 그나마 가능성이 있으니 이놈의 것을 이번 생에는(...;;;) 격파를 하고 가야겠노라 결심을 하고 나름 실천중인데 요즘 의외로 이런 책들이 되게 유용했었어서 요것도 일단 flip through 해보러 나갈 예정. 



지난번 에세이도 좋았는데. 흘깃 본 본문 중에 내 눈을 순간적으로 탁 잡아끈 것. 제목은 출판사에서 정하는 거라 이거죠. 역자 의견은 반영이 안 된다고... 그럼 앞으로는 조금의 미안한 마음도 없이 제목은 대차게 까도 되겠구나 혼자 슬몃 웃었... 



요즘같은 시기에 더더더 선생님 같은 선생님 찾기가 힘들어서 오만가지 감정이 다 치밀어 올라올 때(... 할말하않...) 배움과 가르침, 그리고 스승에 대해서 쓴 글들을 찾아볼 수밖에 없다. 때로는 위안을 얻기 위해서고 때로는 실용적인 조언을 얻기 위해서다. 이 책은, 후자의 이유로 들춰보고 싶다. 



기후위기를 부르짖는 것도 중요하지만, '별생각없음'으로 흘러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훨씬 효과적으로 빠르게 되돌려서 귀기울이게 하는 좋은 방법이 이렇게 생활밀착형 이슈로 묶는 거 아닐까 싶다. 당장 내일 아침 커피를 못 마신다면 어쩌시겠어요? 질문 한 마디면, 나 같으면 네? 뭐라고요? 반문이라도 할 것 같거든요.



동네마다 '문화방' 같은 곳이 있으면 어떨까 생각한 적이 있다. 거창한 거 말고, 그 동네에서 나름 진기명기급 되는 주민들이 오며가며 뭐,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고, 가끔 즉석에서 뭔가를 가르치기도 하고, 사는 이야기도 하고. 뭔가 배우고 싶은 게 있는 사람은 이런 거 가르쳐 주실 분 찾습니다 구인광고도 붙이고. 문 앞에는 꼰대출입사절, 한 장 써붙이기도 하고. 한마디로 사람들이 심심찮게 드나들이하는 살아있는 공간 말이지. 이 책 제목을 보다가 갑자기 오래 묵은 이 생각이 느닷없이 살아났다. 



뭔가를 끈덕지게 해내지 못하는 사람은 좀, 그렇지...? 하는 시선을 단숨에 꺾어버릴 것 같은 기세가 있는 책인 듯. 그런데 안 그래도 때려치우는 데 일말의 거리낌도 없던 사람은 그럼 어디서 인내를 재발견하면 될까요... 



망가지면 버리고 새로 사기보다, 고치고 보완해서 더 오래 쓰는 습관과 태도. 이미 오래전에 멸종한 것 같지만 한번쯤 다시 되살려보자는 운동이라도 할 만한 미덕이 아닐지.



그러게요, 정말 영화는 뭐였고 무엇이고 뭐가 될 것인지??? 



박현숙 작가님은 정말 '수상한' '구미호'에 대단한 애착을 가지신 게 아닐지... 아무튼 한국형 판타지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1인으로서 구미호 이야기는 환영.



책소개 글에서 이런 문장을 발견했다.이 소설은 책 속 환상 세계로 들어가는 바스티안 발타자르 북스의 모험을 담은 미하엘 엔데의 청소년 고전 『끝없는 이야기』와 결을 같이한다. 흠... 정말요? 



예전에... 마션을 영화로만 보고 소설은 안 읽었다는 친구에게 소설도 정말 재미있어, 하고 권한 적이 있었다. 다만, 다만... 그게 좀, 하고 뭐라고 말할까 고민하고 있으니 친구가 단박에 '테크니컬 디테일 때문에?' 라고 반문하더라. 어 바로 그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읽고 싶은데 읽으까마까를 무한반복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 관심은 주욱 있었는데 작가의 전작이 썩 내 마음에 드는 이야기가 아니었어서 젖혀두고 있었다. 그런데 본업의 의사시라고. 그럼 좀 얘기가 달라지는데. 이토록 평이 좋은 걸 보면 괜한 편견으로 모르쇠하고 있었나 싶기도 하고.



여러번 밝혔듯, 저는 사전 덕후니까요... 



엄마, 요즘 애들이랑 얘기가 좀 통하려면 편의점에서 뭐가 맛있는지, 애들이 뭘 좋아하는지를 알아야 돼, 이 비슷한 뉘앙스로 큰딸이 말한 적이 있었다. 아니야 괘안아... 내가 뭐 10대 애들이랑 말할 일이 많은 사람도 아니고... 늬들은 이미 지금도 느무 말이 많아... 난 니네하고 대화를 좀 줄여야 할 것 같아...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면 상처받겠(삐치겠)죠. 



좋은 소설은, 지금까지 고려해 본 바 없는 시점에서 뭔가를 바라보게 만들고, 고민하게 만들고, 옳은지 그른지 알 수 없는 답안지를 안은 채 걸어가게 만든다. 확신에 차게 하기보다, 조금 불안하고 주위를 살펴보며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는 계속해서 묻고 조언을 구하고 종종 불안한 믿음만 갖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카를로 로벨리의 책은 열심히 구입하고 있다. 읽는 속도는 묻지 마시길, 언젠가는 읽을 것이다. 여기서의 가능성은 PROBABLY 쪽에 무게를 싣도록 하자. 



이 비슷한 컨셉트로 오래전에 나왔던 그림책이 있었다. 그런데 그건 곤충들의 세계 쪽이었고, 이 책은 좀 더 범위가 넓다. 



'앞으로의 일' 카테고리에 반드시 올려놓고 싶은 책. 신간 둘러보기니까 당연히 읽어보지도 실물구경도 해보지 않았지만, 찍어사재기 인생 오래 묵다보니 나도 자주 체크하는 분야에서는 이 책은 괜찮을 것이다, 그런 느낌이 확 오는 책들이 있다.



이 분은 참말 인생 재미나게 사신다. 이만큼 하고싶은 거 다 하면서도 비교적 소박하게(아니, 스케일로 보면 안 소박쪽에 가까운데, 그걸 세상 소박하게 포장하는 것도 재주다 정말) 사시는 그 재간이... 아마 이런 재미진 관점 내지는 기획력 때문이 아닐까 추리하게 됨. 



아, 동지시네요. 저도 좀 그런 편입니다. 근데 딸린 식구가 많다보니 요즘은 좀 자제중이고.

나는 고마 하산해라, 한 기억 없는데, 언놈의 유전자가 허락도 안 받고 제멋대로 가출해서 딴살림 차리는 바람에 그 병이 둘째한테로 옮겨간 것 같기도 하고. 



여기서 특히 읽고 싶은 꼭지가 있는데, 이것들입니다.

시간 거지의 하루, 확 깨는 글씨체, 끊을 수 없는 은밀한 즐거움, 드라마 대사의 저주, 인생의 절정기,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모험.

제목이 정말 침흘리게 하네요 +_+ 



표지에 낚였다. 왜인지는 몰라도 우비를 썼어도 흠뻑 젖은 것 같은 꼬마한테서 눈을 돌리기가 쉽지 않...



음... 일단 프리뷰 게시물에 책 목록을 좌르륵 저장해두고 나중에 한꺼번에 쓰는 편인데 이 책은 가만 보니 한참 전에 나왔던 책의 개정판인 듯하다. 심지어 내가 갖고 있던... 그러니까 이게 진짜 낚인거지 ㅋㅋㅋ 



앞으로 정말 우주산업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지 않은가... 이것도 예전에도 쓴 얘긴데, 난 정말 요즘 (하루키가 오래전에 썼던) 독서로봇 내지는 비서가 된 기분이다. 갖은 책들을 다 훑어보고 가끔은 정독하고 ***님, 이건 읽으셔야만 합니다. 남들이 모르는 필살기가 될 겁니다. ***님, 이건 목차만 훑어보시고 필요하신 챕터만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러고 산다. 그런데 정작 그 분은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음모론, 비하인드 스토리, 역사, 세 가지 키워드에 다 환장하는 중딩이가 읽지 않을 수 없겠다. 정작 나는 이런 데는 별로 관심없는데 내 참, 이 집의 사서 내지는 리딩 어시스턴트 내지는 잡역부-_- 로서 옛날 같으면 쳐다도 안 봤을 장르까지 살펴보고 있어야 하는 팔자야... 근데 이 가문 분들은 이 수고를 알아주는 것인가 난 모르오 하는 것인가 아니면 정말 모르는 것인가.

(아니, 누가 해달래? 가 정답일 듯)



덧.

제목의 헤아려봐야 할 숫자는, 

읽겠다고 사다놓고 표지도 안 건드려본 책들의 권수를 의미합니다.

물론 세어보지 않았음. 

뭐하러 심정 상하는 일을 하나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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