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이라는 건 인간의 오래 묵은 내적 욕망 아닐까. 겉으로는 더이상 남들이 알던 내가 아닌 모습으로 뒤바꾸는 일. 내면의 나는 그대로의 나이기도 하고 간혹 그 안쪽까지 내던진 새로운 나이기도 하고. 원제 그대로 shapeshifter가 정확히 그 의미를 반영한다. 왜 우리는 가끔 모습을 바꾸고 싶은 욕구에 흔들리고, 그런 존재들을 떠올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소비하기 좋아할까. 변신하는 존재에 얽힌 욕구의 역사이기도 하겠다.



꽃 잡는 일을 직업으로 할까, 아주아주아주 오래전에 진지하게 고민한 시절이 있었다. 왜 그랬는지 지금은 이해할 수가 없는데 대신에 나는 대학원을 가버렸... orz 요즘은 그냥 근거리에 있는 꽃시장까지 운동삼아 걸어가서 한두단 정도 가져와서 아무렇게나 꽂아두는 걸로 기분전환을 하기도 하는데, 이왕이면 좀 예쁘게 꽂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드네. 



공부만이 살길이다, 이러는 중딩1호와 달리 공부따위 개나줘라, 를 모토로(니네 나한테 왜그래) 삼는 중딩2호는 유튜버 워너비이기도 하다(엄밀히 말해서 이미 채널 하나를 운영하다가 에너지 달린다며 닫아버린 전적이...). 요즘은 영화리뷰 채널을 만들겠다며 죙일 노트북을 끌어안고 있더니만 만날 저작권때문에 머리를 쥐어싸매던데, 아주 딱이겠다 그냥. 



작년 가을엔가 막내가 나한테 와니니 3권을 빨리 사달라며 성화를 부렸었다. 성의없이 검색창만 몇 번 두드려 보고는, 저기 누구야, 와니니는 2권이 끝이야. 네가 뭘 잘못 안 것 같은데. 그랬더니 그럴리가 없다며 엄마가 몰라서 그렇지 3권이 분명히 있다고 억지를 부리는 거다. 아니라고! 나도 같이 버럭하고 그 뒤로 잊어버렸는데, 신간목록에 이것이 뜬 것이다... 두둥. 

되게 멋쩍어갖구, 미안해 얘, 와니니 3권 나왔더라, 알려주니까 옆눈을 한 채로 허리에 손 하더니, 이러는 거다.

내가 뭐랬어. 

잘나셨어요 증말... 



요즘 진짜 수학 책 많이 나온다. 요즘 수포자들은 좋겠어... 라고... 과거의 수포자였던 나는 생각한다. ㅎㅎ 



나는 이런 책 정말 좋아한다. 그냥 간단하게 음식과 인생 이야기 정도로 부르자. 레트로 느낌 가득한 표지도 정말 마음에 들고(표지가 별로면 영 마음이 안 가는 1인), 저자 이력도 범상치 않다. 컬리너리 아마추어였던 저자는 프로페셔널하기 짝이 없는 미국의 요리학교  CIA에 입학하기 위해 알지도 못하는 넷상의 사람들에게 입학 추천서를 써달라는 괴이한 부탁을 하고, 이렇게 모인 추천서가 1500장이었다고. 와우. 과연 그 학교의 입학서류 심사관은 어떤 기분이었을지 꼭 물어보고 싶... 저자가 그걸 물어봤을까? 난 왜 이런 게 궁금하지??? 



그녀의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저자가 쓴 자기소개에 이런 대목이 있다. 선데이스쿨에서 네 살짜리 한국인 어린이를 가르치기에 충분한 수준의 한국어를 배웠다고. 그러니까 그건 도대체 어떤 레벨입니까 바우어 선생님? 미국인의 기준에서 4세라면 대략 6세라는 이야기인데... 

중딩1호는 그녀의 <교양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 역사 이야기>를 2번 정독했는데, 그녀의 저서에 역사적 오류가 있다며 (우리나라 관련해서였던걸로 기억) 굉장히 광분한 적이 있다. 장난기가 발동한 내가 그래서 수잔 와이즈 바우어의 이메일 주소를 찾아다 주며 한국말 요 정도 할 줄 아신대, 메일 보내서 물어봐, 제 생각엔 이건 이러한데 선생님 생각은 어떠시냐고 물어봐~ 꼬드겼는데, 수학 때문에 바쁘다고 대차게 거절당했다. ㅠ.ㅠ 세상에 이렇게 지적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아무때나 생기는 게 아닌데 왜 안하지? 왜때문에 안하지??? 아무튼. 이건 저 책보다 조금 업그레이드 된 버전인 것 같은데 살까 말까 고민되네. 이왕 세계사를 다시 훑는다면 다른 저자의 책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수전 와이즈 바우어가 참 재미있게 쓰긴 한다. 



음... 출판사가 걸리죠. 저도 좀 그래요. 그런데 이렇게 획기적인 기획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사전이 얼마만인지 모르겠고, 언어라는 걸 무조건적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1인으로서 사전이라는 귀한 책은 아묻따 그냥 품어주고 싶은 마음이 좀 있네요. 사전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탠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이러니 제가 미우라 시온을 얼마나 좋아할지 아시겠죠. ㅎㅎ)



이 대가가 이 주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면 입 다물고 귀를 쫑긋 열고 들어야 하는 것들이 있어요. 일테면 찰리 멍거라든가 조지 오웰이라든가 토미 드 파올라라든가 기타 등등. 마거릿 애트우드라고 왜 아니겠어요. 



사람의 경우와 비슷하게 가보지 않았어도, 그곳에 속해보지 않았어도 짝사랑하듯 마음에 새겨두는 도시가 있고 공간이 있다. 물론 현실은 잔인해서 실물의 인간도 그렇듯 실제의 도시도 실망스러운 부분이 더 많겠지만, 벨 에포크를 배경으로 그렸다는 이 책은 그냥 그저 아름답기만 할 듯. 



십대가 머무는 공간에 대한 앤솔로지라고 소개돼 있다. 다만 그게 실제의 공간뿐만 아니라 가상공간- 그러니까 SNS라든가 게임 같은, 그런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아이들의 삶과 고민이 녹아들어간 이야기는 그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줘야 할 윤리적 의무가 있는 어른들에게도 종종 필요하다. 왜? 아이들은 순순히 말을 안 해주니까! 



살면서 여러 가지 일들에 뒤통수를 맞아 봤다. 사람한테도 맞아 봤고 사회적인 일들에게도 맞아 봤다. 전자와 달리 후자는 공부하고 눈을 키우면 피하든가, 적어도 빗맞을 수는 있더라. 그래서 아주 죽어라고 공부를 해야 한다. 학교 다닐 때 그 어떤 선생님도 죽는 날까지 공부해야 된다는 건 아무도 안 가르쳐 줬다. 그래서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아주 어릴 적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얘기해 줬다. 입시 공부 끝나면 공부 쫑일 것 같지? 아니야. 아주 그냥 관뚜껑 덮는 날까지 공부해야 돼. 근데 좋은 소식은, 네가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는 좀 재미있어. 



패티 스미스 책을 읽을 거다, 읽겠어, 읽을 거거든? 이라고 도대체 얼마나 오래 결심을 다져 왔는지 그 결심이 으스러져 즙까지 쭉쭉 다 빠졌을 것 같은 이 시점에서 또 새 책이 나왔네. 일단 저스트 키즈부터 읽고, 그리고 도장 깨기 들어갑시다! 



Curious George의 노란 모자 아저씨다! 왠지 내겐 아우구스토 레이가 곧 노란 모자 아저씨다. 별도 좋아하는 느긋하고 장난기 많은 아저씨. 우리 사는 곳에선 별은 거의 보이지도 않지만, 혹시라도 코로나가 정리돼서, 여름쯤 친정 시골집에 갈 수 있으면, 별도 구경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작년에 미국에서 중학교 다녔을 때, 중딩1호가 수강했던 과목 중에 포렌식 사이언스가 있었다. 네 그거 맞아요. 범죄 과학 수사. 그런 과목이 다 있답니다. (아마 우리 동네 그 학교 한정이었을지도) 그 클래스는 늘 최고 인기여서 수강신청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와 맞먹었더랬... 이 책을 보니 그 수업 교과서로 아주 딱이겠다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다. 저자가 일본인이네... 포렌식 수업 담당교사도 일본인이었는데... 



사실 내가 이 나이 먹도록 죽도밥도 아닌 이유는 스스로가 제일 잘 안다. 나의 근본적인 문제는 이거다. 적당히 할 줄 아는 게 너무 많다는 거. 뒤집어서 말하면 다음과 같다.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다. 밑줄 쫙. 이 문제에 관한 한 가장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사람은 바로 같이 사는 분 -_- 인데, 그냥 그 잡다한 취미 싹 다 정리하면 안 되겠냐고 아주 분기별로 한 번씩 냉철하게 지적을 하시는데, 음... 사는 게 무기력한 것보다는 완벽하게 못 해도 적당히 이것저것 할 줄 아는 것도 나름 꿈틀대는 지렁이 재주라 생각하고 즐겁게 살겠다는 게 내 인생 포부다. 물론 본분은 다 하려고 노력중 (이것도 밑줄 쫙)이기는 하다. 여하간, 그래서 그 제대로는 못 하는 것 중에 베이킹도 들어가는데, 이거 되게 재밌어 보인다. 갑자기 생각난건데 아예 실용서 리뷰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어놓을까 싶기도 하네. 이 책은 보고 따라할만 합니다. 이건 화보용입니다. 이렇게. ㅎㅎ 



목차를 살펴보기도 전에 이 책을 이번 주 관심신간에 묶어둔 건 이 강렬한 제목 때문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배타성이 너무 지금의 현실을 그대로 비추고 있다는 느낌이 소름돋게 들었다. 모빌리티 엘리트라는 개념이 몹시 새로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관적으로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를 바로 이해할 수 있었던 게 더 소름끼쳤다. 다들 열심히 사회를 진단하고 나름의 처방을 내리고 있는데, 현재의 사회병리적 이슈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어디쯤 가 있는지 모르겠다. 



일러스트 보자마자 기절할 뻔. 아니 이건 너무 심장 아프게 귀엽지 않습니까아아아아...



사실 나는 호빗 책을 갖고 있다... 고 말해야 할까? 내가 갖고 있는 건 이십 년은 족히 묵었지 싶은(더 됐나... 기억도 안 나네) 1988년에 창비아동문고로 출판됐던 <호비트의 모험>인데, 보다시피 아동문고로 나온지라 아마도 많이, 많이, 마아아아아니 삭제 편집이 된 버전이 아닐까 싶다. 완역판인데, 갖고 싶지 않을리가!!! 



어떤 이유에서든 우리는 어제보다 좀 더 발전적인 한 걸음을 내딛어야 하고 사회도 마찬가지로 진보해야만 한다. 그 진보는 당연히 윤리적으로 타당한 방향이어야 한다. 우리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무신경하게 누군가를 지속적으로 소외시켜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에서부터 도덕적 진보가 이루어질 수 있다. 단초로 삼기에 적절한 책이겠다.



오랫동안 절판이었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새로 나온 듯. 아이들에게 철학의 세계로 가는 첫걸음을 떼어주고 싶다면 제일 쉽고 좋은 책이 아닐까. 저 단순한 그림 속에 엄청난 심오함이 똬리를 틀고 있다.



나는 저 표지에 보이는 "순진하면 무능해진다"를 "이 세계의 시스템을 믿고 있으면 안 된다"로 받아들였다. 대체로 나는 어릴 적부터 그런 편이었다. 아마도 레밍의 존재를 배운 시점부터 나는 각자도생을 어느 정도 믿었지 싶다. 그러나 단 한 순간도 사회에 대한 믿음을 버린 적은 없다. 이런 책들이 많이 나오는 현상의 뒷면을 생각해야겠다. 어쨌건 간에,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이야기하는 책들에는 대부분 어떤 종류의 인싸이트가 있긴 하더라. 



관계가 삶 자체가 되어간다, 는 건 너무 진리 그 자체인 것 같은데 거기에 뭘 덧붙일 게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 쓴 사람이 패트릭 모디아노잖아... 아포리즘은 사절이지만요, 문득 그것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라면 언제든 환영. 



위에서도 한 번 언급했던, 음식과 인생 이야기. FOOD MEMOIR라고 부르기엔 저자의 나이가 아직 어린 듯하여. 

대체로 맛있는 것들이 나오는 책들은 글도 맛있더라. 정말로! 


다 쓰고보니 몇 권 되지도 않는데 시간은 왜 이리 훌렁 날아가버린 것일까... 의문이다. 매번 이래! 시간에 쫓기는 앨리스의 시계토끼가 된 기분으로, 저녁밥 준비하러 부엌으로 달려갈 시간이 되어서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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