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3세, 12세, 8세는 요즘 이래저래 책 가뭄을 겪고 있지만 재독에 삼독을 하든 어쩌든 이런 책들을 읽고 있다.


1순이, 자칭 고전파(...;;;), 미스터리 매니아 입문 준비중. 



엄청 기대도 했고 재미있어하기도 하면서 읽었다. 다 읽고나선 막판에 성질부렸다. 이게 뭐냐며... 엄마는 안 읽은 책이니까 스포하지마! 부탁했더니(협박일지도) 아우, 어우, 아놔... 를 반복하면서 빨리 읽으라고, 제발 좀 빨리 읽고 이 빡침을 나누자고 애걸복걸. 



어떻게 이게 데뷔작일수가 있어!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불공평해? 분노에 찬 외침을 토해놓던 큰애는, 도서관이 문을 닫는 바람에 다시 재개관이 정해질 때까지 무기한 대출연장이 된 이 책을 읽고 읽고 또 읽었다. 우리 도서관 한국책 담당 사서는 꼭 책을 읽어보고 가져다놓는 것 같단 말이지. 



한 권은 평가가 좋았고 다른 한 권은 끝없는 말줄임표로 느낌을 대신한다. 이제 히가시노 게이고는 관둘거냐고 물어보니까 조금만 더 읽어보고 결정하실 예정이라고. ㅋㅋ... 



이걸 읽어도 된다고 할지 말지 되게 고민했는데 이 정도 묘사가 들어간 글은 뭐 그냥 읽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건네줬는데 초반이 너무 힘들다고. 그럼 관두랬더니 그럴 수는 없단다. 그 지겹고 괴로운 초반부 묘사를 견디면서 한 방을 기다리고 있는데 포기할 수 없다는 말씀. 



수퍼 페이버릿. 몇 번을 다시 읽었는지 알 수 없음.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도 다시 읽어야겠다고 해서, 책값만큼의 배송료 물고 또 주문했다(...). 



2순이, 원래 우리말로 쓰인 책은 잘 읽지만 번역서는 '...' 하시는 아가씨. 팬터지 매니아. (라고 주장하는데 내가 보기엔 성장담을 더 좋아함...)



이것도 주인공인 섀넌의 학년이 본인이랑 똑같아서인가 엄청 몰입하면서 읽었다. 전작이라고 해야 할 리얼 프렌즈와 이 책 중 어느 게 더 좋았냐고 하니까 뜻밖에 리얼 프렌즈에 한 표. 이유는, "덜 해로워..." 라고.



이 작가의 작품은 다 찾아 읽더라. 제대로 꽂힌 이유는, 현실 자매를 잘 그려놨다고. 'not like Frozen'이라고 덧붙여 놓은 독서기록 보고 빵 터졌... ㅋㅋ 



각자의 이런저런 이유로 또래들에게서 고립된 두 아이의 성장담, 이라고 요약해 버리면 작품을 너무 납작하게 만들어버리는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 난 안 읽어봐서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른다. 다만 둘째가 이 책 옆에 별 다섯 개를 심혈을 기울여 새카맣게 칠해놓았다는 점만 언급할 수 있을 뿐. 



이 책은 별 넷 반. 한 번은 랭킹 그레이딩 기준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대꾸했다. 아니 그냥 재미있고 재미없고에 따라 매기는 거지 이건 뭐 이야기가 말이 되고 주인공이 맘에 들고 그런 걸로 별점을 줘야되는거야? 라고 발칵. 순식간에 인생 피곤하게 사는 엄마가 됐다. 



그리고 별 네개짜리. run-away maniac! a running genius with two large enemies and friend(frenemies)! 라고 남겨놓았다. 질 뛰는 아이에 관한 이야기인가... 엄마는 여전히 갸웃.



학교 LA & Reading 시간에 읽고 있는 책. 학교가 문을 닫고 온라인 수업을 하다 보니 선생님이 전자책을 쫙 돌리셨는데 눈 아파서 못 읽겠다고 힘들어해서 결국 또 책 샀(...)다. 한국 집에 번역본 있는데 결국 원서까지 또 샀... 


3돌이, 심심해 죽을 것 같아서 본의아니게 책을 파고들게 된 어린이. 아직 reader's identity가 생길 나이는 아닌 듯.



엄청 재미있다고. 엄마도 꼭 읽어보라고 강요에 가까운 추천 같기도 하고 압력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부탁을 계속해서 하는 중이다. 아 근데 왜 누가 꼭 읽으라고 이렇게 밀어붙이면 왜 이렇게 읽기가 싫은 거지. 타산지석 삼아 나도 애들한테 이 책은 꼭 읽어야 돼, 이 소리 그만 해야겠다. 진짜 듣기 싫으네. ㅎ



이 나이에는 원래 그런가, 우리 막내의 성격인가, 자기가 재미있었던 책은 무조건 엄마도 읽어야 한다 파. 이 책은 짧아서 금방 읽었다. 그야말로 아이들 마음을 너무 잘 읽어준 이야기인듯.



시리즈인데, 이 책은 정말 너무 재미있다. 일곱 살 정도 된 찰리와 세 살 정도의 마우스 형제의 일상 이야기인데 아주 쉽고, 반복적인 영어로 쓰여 있어 학습용으로도 적절한데 내용까지 재미있다. 읽어주다 웃음이 터져나와 한참 표정 수습하고 다시 읽어줘야 할 정도.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이게 뭐가 웃겨, 할 수도 있는데 딱 이런 애들 키워 본 엄마들은 웃지 않을 수 없음. 



학교 LA시간에 읽은 책들. 선생님이 낭독해 주시는 유튜브 영상으로 본 것도 읽은 걸로 쳐야 하는지는 살짝 의문이지만.

딱 7-9세 정도의 아이들이 만나고 겪을 수 있는 심적인 갈등을 이렇게 잘 풀어낼 수 있구나 놀라게 한 작품들이다. 케빈 행크스가 이렇게 쥐를 좋아하는 줄은 몰랐네. 어른들도 가끔 소설을 통해 자아 성숙의 기회를 만나고는 하는데, 아이들이야 말해 뭣하겠는가. 저 단순해 보이는 생쥐 캐릭터 안에 얼마나 다양한 표정이 나타났다 사라지는지는 책에서 확인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도서관은 닫았고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도 (쉽게 싫증을 내는 애들은 더...) 한계가 있고, 그래서라고 핑계를 대면 우습긴 하지만 책값은 정말 무서운 줄 모르고 계속 나간다. 이 일을 어째... 


얘들아... 엄마 아빠가 다른 건 몰라도 책은 정말 아낌없이 사줬다는 걸 좀 기억해 주라. 나중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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