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네 식구가 한자리에 모여서 시간을 같이 보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는 제각기 자기가 가야 할 곳으로 가서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띄고 자기 책임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도 일종의 사랑이란다.

주위에 있는 여러 사람들을 한없이 기쁘게 해주는 일이니까.

 

사랑하는 아빠가

 

부모님의 서재에 있었던 이 책을, 결혼해서 집을 떠나면서 몰래 내 짐속에 넣어 가지고 왔었다. 1987년이라니, 이게 도대체 몇 년 전이야... 삼십 년이 더 된 책이구나.

물론 아버지가 이 책을 절대 안 읽으셨을 거라는 걸 내 손가락 열 개를 다 걸고 장담할 수 있다. ㅎㅎㅎ 우리 아버지는 그런 분이니까. 한때는 가족보다 바깥에서 친구들 만나 왁자하게 술자리를 즐기는 걸 인생의 주요한 즐거움으로 삼으시는 걸 이해할 수 없어했지만 지금 나이가 되고 보니 뭐 그런 사람도 있는 거고 아닌 사람도 있는 거고, 다만 아버지는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더할나위없이 책임감있게 완수하셨기 때문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요... 라는 기분이다.

 

우리집 서재에서는 굉장히 연배가 있으신 어르신 책임에도, 단지 좀 색이 바랬다 뿐이지 흡사 새책과 같은 굿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이 책을 보고 있자니 참... 마음이 묘오... 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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