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매일 저녁을 해야 하는 줄 알았으면 절대 결혼 같은 건 안 했다고 구시렁거리다가 겨우겨우 저녁을 차리던 날, 식탁에서 가족의 대화를 듣다가 웃었고, 블로그에 남겼고, 나중에 읽으면서 또 웃었다.

(...)

나는 이중인격자인 걸까. 남에게 더 즐겁게 사는 척 보이고 싶었던 걸까.

아니, 나는 찾아내고 있었다. 내 인생을 가능한 밝게 색칠할 수 있는 색깔들을. 내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 순간 붕 뜨게 해줄 재료들을. 그 장면에 흐를 신나는 BGM을.

그리고 그렇게 유쾌한 순간들을수집하고 기록하면서 나도 내 글의 캐릭터를 조금씩 닮아가고 있었다. 망친 요리를 웃음으로 승화하는 주부, 아이와 랩 배틀을 벌이는 엄마,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꿈인 번역가. -182쪽

 

행복을 찾아 자신이 개척한 오솔길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좋다. 천천히 느긋하게 산보하듯 가면서 그 길에 놓여있는 것들을 말이나 글로 그려가며 남들과 공유해주는 사람들에게 고맙다. 지금 당장은 내가 뭘 어쩌지 못해도 그곳에 가는 많은 지도들을 손에 쥐고 있는 느낌은 좀 다르니까. 언제고 나도 나만의 지도를 그려보고 싶다. 저는 이렇게 해보니까 찾아졌어요, 하고. 그건 제법 보물지도 같기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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