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과 그 책을 읽는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아주 개인적인 사건이자 마법 같은 순간입니다. 온전히 책에 몰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쁨의 밀도는 아주 높습니다. 많든 적든 그동안 읽어온 책들과 그 책들을 읽으며 누린 여러 감정들, 느낌들을 떠올려보세요. 우리들은 누구나 그런 숱한 마법의 시간을 거쳐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38쪽

 

어쩌면 내가 곳곳에 쌓여있는 책무더기에서 처분해야 할 책을 솎아내는 걸 이렇게나 힘들어하는 건, 스스로 만들어왔던 내 시간의 일부를 영원히 잃어버려도 어쩔 수 없는 곳으로 보내야 하는 걸 본능으로 알고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사람 사이의 자연스러운 이별에 유독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사물과의 인연 끊기도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는 거지... 세상엔 그런 유별스러운 사람도 있어서 재미가 있는거고... :)

 

서툴고 촌스러운 문장이라도 그렇게 자꾸 쌓아두는 것이 곁에서 떠나보내는 책들을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너무 뒤늦게 깨달(았기도 하고, 게으름 때문이기도 하고)아서 뒤늦은 아카이빙에 열을 올린다. 그래도 지금이 늦은 때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도 켜켜이 포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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