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은 그걸 마음에 담는 순간 개인적인 영역이 되는 것 같다. 다 같이 누워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을 보는 가족도 각각 조금씩 다른 곳을 보는 것처럼. 큰 아들은 드문드문 떨어지는 유성우를 눈으로 쫓고, 엄마는 별자리를 새끼손가락으로 이어보고, 아빠는 숲과 하늘의 경계선을 눈으로 찍어뒀을 수도 있다. 막내는 나무 냄새만 기억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 지점이 조금씩 다르다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이가 쓴 소설을 읽고 연주를 듣고 사진을 보는 것 아닐까? 다른 사람이 느꼈을 무언가(아름다움이 아닐 수도 있지만)를 한 템포 늦게 보는 것뿐이다. -107쪽

 

아는 사람들과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도 내가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것, 근사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 그러다보면 우리는 점점 좋은 것들을 많이 발견해낼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게 뭐 좋은 거냐고 타박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또 누군가는 그런 것도 있었구나, 하고 고개를 주억거리게 될 것이므로, 속에만 담아두고 있는 것보다는 말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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