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시詩알콜
김혜경.이승용 지음 / 꼼지락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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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 소개를 보았을 때는 시가 한가득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시시콜콜 시시알콜>이라는 제목에 "취한 말들은 시가 된다"라는 부제가 있음에도, 그냥 시가 많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술 마시고 시 읽는 팟캐스트 시시콜콜 시시알콜'의 DJ 김풍문 ( 김혜경 ) , DJ 이능청( 이승용) 의 글과 사진이 모여진 것이 바로 이 책 <시시콜콜 시시알콜>이다.



한편의 시와 하나의 술을 소개(?) 하고 있으며, 술과 시와 함께하며 이야기를 한다.  사실상 '시와 술을 소개'한다는 말에서 소개라는 단어는 알맞지 않다는 느낌도 든다.  그냥 시 한 편을 보면서, 술을 마시면서 혼잣말을 한다는 느낌에 가깝기 때문이다. ( 시나 시인, 술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잣말에 가깝다. )


처음 들어보는 술 이름이 상당히 많았는데, 제일 궁금한 술은 바로 '프랑스에서 온 맥주, 예쁜 푸른색의 <블랑 1664>'라는 술이다.  책 속에 표현된 어휘를 보며 딱 내 취향의 술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아, 술이 고프다.
ㅡ 아..... 부드럽다.
갓 세탁한 부드럽고 향기로운 이불에 파묻히는 느낌.
꽃 같기도, 과일 같기도 한 향기가 코 끝에 기분 좋게
살랑거리는 걸 만끽하며 차분히 마셔도 좋고, 벌컥벌컥
마셔도 좋다. 어떻게 마셔도 맛있으니까.
( 55 ~ 56 쪽,  블랑 1664 )

편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굶주리는 아프리카 아이들 이야기를 하다가, 돗수가 낮은 술 이야기를 한다.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흐르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있다.  술 취한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중구난방 말하는 것 같은데, 그 말들이 그럴듯하다.
정말, 술 취한 말이 마치 시처럼 느껴진다. 

 
ㅡ 술을 마신다고 해서 항상 만취하고 싶지는 않은걸. 술이어도 좀 더 맛있게, 심지어 자기전에 한 캔 따서 부담없이 호로록 마시고 싶을 때도 있으니까.
( 219 ~ 220 쪽 )  

부담 없이 '호로록' 마시고 싶은 술 '호로요이'.  
하하하.  처음에 이 구절을 보고, 술 취해서 음률을 맞춘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양한 술과 다양한 시들이 함께하며, 정말로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직장에 대해, 사랑에 대해, 결혼에 대해.  심지어 중 2병과 올리브에 대해.

책의 어느 쪽을 펼쳐도 별 무리가 없다. 책에서 소개하는 술을 마시면서 시를 읽는다면 더욱 좋겠지만, 억지로 그러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어울리지 않을 듯 어울리는 '시와 술', 그리고 사진이 함께하는 책,  <시시콜콜 시시알콜>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18246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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