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이름은 유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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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반전이다. 뭔가 수상하다고 생각했지만, 합작인줄을 생각지도 못했다.


이 책 <게임의 이름은 유괴>는 2003년 개봉된 영화 <g@me>의 원작 소설이라고 한다. 책의 앞쪽 내지에서 'copyright 2002 '라는 단어를  보았는데, 2002년도 즈음에 씌여진 책인가보다. 책의 맨 뒤쪽에 있는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청춘의 데드마스크>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다고 한다.  해당 제목으로 연재된 후, 2002년 경 즈음에 출판이 된 모양이다.  


이야기를 끌고가는 큰 주역은 마흔살 즈음의 (아마도 서른 후반 즈음) '사쿠마 순스케'이다. 모든 것은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이 남자는 남녀관계, 일, 세상 사 모든 것을 다 게임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게임에서 승리했던' 사쿠마는 '사이버플랜'이라는 회사의 직원이며, '오토모빌 파크 아이디어'에 관련된 팀을 이끄는 리더이다.

그런데, 그렇게 자신만만했던 이 남자 사쿠마는 클라이언트인 '닛세이자동차'의 부회장 '가쓰라기 가쓰토시 (닛세이자동차 회장의 아들, 40~50대)'에게 멸시를 당한다.

오토모빌 파크 아이디어에 대해 혹평을 듣게 되고, 인격적인 모독을 듣게 된다. ( 사람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 사고가 얉다, 앞을 내다볼 줄 모른다 등 ) 가쓰라기 부회장에게 모멸감을 느낀 사쿠마는 분노하고, 분노한다.

술김에 가쓰라기 저택을 살펴보러 간 사쿠마는, 대저택의 위용에 기가 죽는다.  그런데 가쓰라기 저택의 담을 뛰어넘는 젊은 여자(소녀?)를 보게 된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왜 가쓰라기 저택에서 담을 넘어 나오는 걸까?

자신의 이름이 '가쓰라기 주리'라고 밝힌 여자는 자신이 '친딸/ 정식 딸'이 아니라고 말한다.  가쓰라기 부회장의 전애인(혹은 전전애인)의 딸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에서 상당히 헷갈렸는데, 가쓰라기 부회장과 전애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라는 것인지, 아닌지가 헷갈렸다.  즉, '가쓰라기 주리'라는 여자의 친부가 가쓰라기 부회장인지 아닌지 헷갈렸던 것이다.

주리와 가쓰라기 부회장 : 책의 초반에서는 혈연관계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고, 책의 중/후반부에서는 친부녀관계인 것으로 추측을 했으며,  책의 맨 마지막에서는 친부녀관계가 아닌 것 같다ㅡ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주리와 부회장이 혈연관계라면  일본의 정서는 혹은 대저택의 정서는,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상당히, 무척이나 냉철하고 냉정하고 감정이 없는 듯하다. (부회장과 치하루의 관계, 부회장과 주리의 관계를 보았을 때, 내 생각에 주리는 친딸이 아닌 것만 같다. )

책의 화자가 '사쿠마'였기에 사쿠마에게 그렇게 보였던 걸까? 글쎄.   


가쓰라기 저택에는 4명이 살고 있는데, 가쓰라기 부회장, 현재 부인, 현재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가쓰라기 치하루, 전애인의 딸 가쓰라기 주리, 이렇게 4명의 식구(?)이다.

가출을 했다고 말하는 '가쓰라기 주리'는 저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저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주리, 수중에 돈이 없는 주리는 사쿠마에게 제안한다.
ㅡ "난 절대로 돌아가지 않을 거야."
"나 말이야. 그 집 재산을 조금은 받을 권리가 있는 거지?"
"내 부탁, 들어줄 수 있어?"
"그 다음에 돈을 받아 와줘. ........"
"그럼, 일단 유괴라고 하면?"
( 53 ~ 55쪽,  '가쓰라기 주리'가 사쿠마에게 하는 말들 )


(주리)를 유괴해달라고. 그래서 돈을 받아달라고.

'주리'의 요청(?)을 무시했던 사쿠마.  그런데  가쓰라기 부회장의 무시가 계속되자 그 남자와 게임을 하고 싶어진다. (가쓰라기 부회장에게 한방  먹이고 싶은 것이다. )  이제 두 남녀 사쿠마와 주리는 3억엔의 돈을 받기 위한 '유괴게임'을 시작한다.

두 남녀가 벌이는 유괴게임에서 사쿠마는 상당히 꼼꼼하다. 모든 변수를 확인하고 제어하기 위해 아주 꼼꼼히 체크하고 또 체크한다. 유괴범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기 위한 여러 방안들 등을 보면, 상당히 꼼꼼하고 계획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쿠마와 주리가 어느 정도 연대감(?)을 갖게 되고, 주리의 요청으로 사쿠마가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아마, 사쿠마가 만든 '청춘의 가면'이라는 게임도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 어린 시절부터, 눈치를 살피고 타인의 마음에 드는 가면을 써야했으니,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는  가면이 자신의 얼굴 그 자체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중후반부터 뭔가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뭔가 껄끄러운 느낌이 들었는데, 역시나 화자는 뒤통수를 맞는다.  그리고 나 역시도.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 (사쿠마)'가 말하고 있다. 그래서 '나(사쿠마)'의 감정선은 명확히 알 수 있지만, 다른 이들의 마음은 정확히 알 수 없다.
바로 이점이 이 책의 내용 '유괴게임'을 흥미롭게 끌고가는 듯하다.

예전에 <용의자 x의 헌신>을 본 적이 있다.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그 책 역시 '나 (x)'라는 화자가 끌고 갔었던 걸로 기억한다.

오랜만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만나보았는데, 반전에 반전이 있다. 일본 특유의 (대저택인 특유의?) 냉혹한 감정이 있기에 씁쓸하지만. ( 죽은 이는 이미 죽었으니, 산자는 살아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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