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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살롱 in 영화, 부모 3.0 - 속 시원한 ‘사이다 육아’를 영화에서 만나다!
김혜준.윤기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7년 10월
평점 :
제목부터 독특하다. 육아살롱? 영화? 부모3.0? 큰 제목으로는 어떤 내용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데, 부제를 통해 대략이나마 유추할 수 있다. 바로 "속 시원한 '사이다 육아'를 영화에서 만나다 / 남편이 먼저 읽고, 아내에게 권하는 육아서" 이다.
이 책의 저자는 2명의 남성이다. 아버지이다. 30대 아빠인 윤씨 아저씨 윤기혁, 40대 아빠인 김씨 아저씨 김혜준이 이 책의 공동 저자이다.
아빠가 쓴 일종의 육아서인데, 육아서라기보다는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적은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머리말을 통해서 '부모 3.0'의 의미를 알려준다.
ㅡ 자녀의 생리적 욕구를 채워주는 역할 : 부모 1.0
ㅡ 바람직한 모습으로 자녀를 빚어내고자 애쓰는 역할 : 부모 2.0
ㅡ 늘 웃으며 자녀와 함께하는 역할 : 부모 3.0
머리말을 통해서 '사단법인 <함께하는아버지들>'이라는 단체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아버지운동 / 아버지효과' 등을 듣게 된다. 40대 아빠인 김혜준은 <함께하는아버지들>을 이끌고 있으며 '아버지 교육 및 상담, 실천도구 만들기' 등을 하고 있다고 한다.
목차를 둘러보면,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ㅡ 1부 : Father & Mother : 독주가 아닌 협주, 아이를 키운다는 것
ㅡ 2부 : Work & Family : 두 마리 토끼, 일과 가정의 숨바꼭질
ㅡ 3부 : Parents & Children : 같은 곳을 보다, 나란힌 손잡고 같은 시선으로
1부에서는 해당 주제에 관련된 영화를 30대 아빠가 먼저 소개하고, 뒤를 이어 40대 아빠가 소개한다. 2부와 3부도 마찬가지이다.
두 명의 아빠가 소개하는 영화는 내가 본 영화도 몇 편 있었지만, 못본 영화들이 더욱 많았다. 이런 영화도 있었구나ㅡ라는 생각을 하며, '이 영화는 꼭 봐야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바로 <겨울왕국> 엘사에 관한 내용이다. 나 역시 아이에게 자주 말했다. '흘리지 마라'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던 이 말이 엘사에게는 무척이나 크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ㅡ 엘사에게 부모가 한 것은 "숨겨라. 의식하라 마라."는 말이 전부였다. 함께 부딪히고 위험에 노출되며 점점 자신감을 찾아가는 방법이 아니라, 일방적이고 선언적인 훈육이다. 이것이 엘사를 더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자신을 가두게 만들지는 않았을까? (197쪽)
ㅡ "청소해야지. 청소!" 그렇다. 아이가 화분을 엎으면 먼저 다그치며 혼내는 것이 아니라 같이 청소를 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왜 그랬는지를 들어보고 함께 대응책을 고민하면 된다. ( 198쪽 )
'흘리지 마라'가 아니라, '흘리면 닦자'가 더욱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두 명의 아빠가 자신의 아이들과 관련된 일화를 이야기하고, 그 일화와 연관된 영화를 소개한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깨달은 점을 언급하기도 한다. 혹은 영화를 먼저 소개하고, 그 영화와 관련된 아이들과의 일화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친구같은 아빠에의 맹종'에 대한 언급도 있다.
ㅡ 버릇없는 아이는 친구같은 아버지가 만드는 건 아닐까? (241쪽)
ㅡ 만만하지 않으면 친구가 아니다. ... 훈육이 필요할 때에 꺼낼 수 있는 아빠의 권위는 남겨두어야 한다. 그러자면 '친구 같은'을 맹종하면 위험하다.
"아빠는 늘 장난으로만 받아들여서 아빠하고는 진지한 이야기가 안돼!"
이 말은 지인의 초등학교 아들이 했던 말이다. 아내로부터 이 말을 전해들은 그 친구는 '많이 당황하셨다'고 한다. ( 241쪽 )
ㅡ 모성애는 야만 속에서도 존재하지만 부성애는 문명속에서만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부성애는 아이가 탄생하는 순간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배워서 습득하는 어떤 것이다. 하나의 결단이며 결연을 수용하는 행위로써, 문명 속에서 탄생한 정신적인 각성에 다름 아니다. ( 69쪽 ) / 영화 <허삼관> 편
<해피 이벤트>라는 영화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2013년 '레미 베잔송' 감독의 작품이라는 이 영화는 프랑스 보통(?) 부부의 출산 전, 후 1년간의 사건, 고민, 갈등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
나는 저자가 소개한 이 영화를 들으며, 남자 주인공의 일화를 보며, 정말 정말 정말로 '어이 상실' 지경에 이르렀다. 과연 이 부부는 갈등을 적절하게 잘 해결했을까? 정말 의문이 든다. 그 궁금증 때문에 이 영화를 보고 싶기도 하고, 남자 주인공 니콜라스의 말과 행동에 답답해질 나의 마음을 생각하면 영화를 보고 싶지 않기도 하다.
프랑스, 라고 하면 양성평등이 비교적 잘 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그러한 나라에서 2013년도의 작품에서 이러한 일화가 나타나다니.
이 책을 통해서 정말 다양한 영화를 만나보게 된다. ( 캡쳐링 대디 / 미 비포 유 / 내 아내의 모든 것 /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 칠드런 오브 맨 / 허삼관/ 더 디너 / 보이후드 / 미세스 다웃파이어 / 과속 스캔들 / 부산행 / 줄리&줄리아 / 스포트라이트 / 해피 이벤트 / 내일을 위한 시간 / 아이 엠 샘 / 제리 맥과이어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우아한 세계 / 빌리 엘리어트 /겨울 왕국 / 우리들 / 4등 / 라자르 선생님 / 인사이드 아웃 / 친구 / 디센던트 / 시네마 천국 / 흐르는 강물처럼 / 택시 드라이버 )
아빠가 '읽어야 할' <영화>를 통해 다른 가족의 상황을 볼 수 있고,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영화가 궁금한 사람이 읽어도 좋을 것이고, 아빠 육아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사람이 보아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