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자의 인문학 : 한국편 - 이끌 것인가 따를 것인가 1인자의 인문학
신동준 지음 / 미다스북스 / 201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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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이 무척이나 어려웠다. "공자, 논어, 맹자, 사기, 자치통감, 제자백가서" 등을 언급하면서 말을 하는데, 나로서는 무척이나 난해하고 낯선 느낌이 들었다. 다만 '제자백가서'에서 말하는 '제자'라는 것이 어떤 개념인지 대략이나마 이 책의 서문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서문에서 군도와 신도의 조화를 말하고, 치도를 말한다. 치도에는 "제도, 왕도, 패도, 강도"가 있으며, 치도에 반대되는 개념으로는 난도가 있다. 난도에 속하는 것으로는 "위도, 망도"가 있다고 한다.
<제도, 왕도, 패도, 강도> ㅡ <제업, 왕업, 패업, 강업 >  ㅡ  <제자, 왕자, 패자, 강자>는 하나의 연결고리라 할 수 있다. 예를 든다면  "패업 - 패자 - 패도"가 하나의 묶음인 것이다.
저자가 쓴 서문의 글을 통해서 "제도 / 제자/ 제업"이라는 것이 4종류 중에서 가장 높은(?) 것임을 알게 되었다.
책(?) '제자백가서'에서 말하는 '제자'역시  위의 '제도 / 제자 / 제업'과 같은 의미일 것이다.



이 책에는 여러 종류의 1인자와 2인자가 등장한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용어들의 등장이어서, 제목부터가 눈길을 끌었다.
 


 

태조와 정도전, 태종과 하륜, 세종과 황희, 세조와 한명회, 성종과 김종직, 중종과 조광조, 선조와 유성룡, 인조와 최명길, 정조와 채제공, 고종과 명성황후, 박정희와 김종필이 이 책속에 등장하는 1인자와 2인자들이다.

"태조와 정도전" 편에서 나는 단순히 태조 이성계와 정도전의 1, 2인자의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만 들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야말로 오산이다.  ( 정말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더구나 정도전은 태종 이방원과도 연관이 있는바 '태종과 하륜' 편에서도 등장하기도 한다. )
정도전의 성향(?)을 알 수 있는 여러 일화를 소개하고 있으며, 실록에 실린 여러 관점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서 이제껏 알았던 '재상 중심주의를 주장한 신권주의의 정도전'이라는 '온화한(?)'이미지를 완전 타파하게 되었다.  ( 정도전이 재상 중심주의, 신권주의 성리학을 강조한 것은 사실이다. 단지 온화한 이미지가 아닐 뿐이다. )


성리학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로 인해 권근이 등장하고, 이색의 의문사에 대한 근원(?)으로 정도전이 용의자에 오른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정도전은 자신의 스승인 이색을 죽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리고 나중에는 권근을 탄핵하고, 하륜을 죽이기 위해서 계략을 짜내기도 한다. '표전문 사건'이라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듣게 되는데, 정도전에 대한 이미지가 그야말로 싹 ! 달라보이게 만든다.
ㅡ 신생 조선의 통치이념인 성리학에 대한 우월한 해석을 위협할 수 있는 사람은 이색과 권근 정도밖에 없었다. 만일 이색이 이성계의 부름에 응하거나 은둔에 들어갈 경우, 학문에 있어 커다란 위협이 될 상황이었다.  ( 32쪽 , 정도전과 이색 )

정도전의 좋았던 이미지를 확 깨뜨리는 책이 바로 이 책이며, '바른 정승'이미지가 있었던 황희에 대한 이미지를 무너뜨리는 것이 또한 이 책이다. ( 이 책에 의하면, 황희는 뇌물, 권력 남용, 일가친척의 비리 혐의 무마 등을 행했다고 한다. )

 


그야말로 역사속 인물들의 단점들, 몰랐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성계의 두 부인 '향처 한씨, 경처 강씨'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히 인상깊었는데, 먼저 결혼했었던 향처보다 '경처'의 위치가 더 높았다고 한다. ( 이 역시 전혀 몰랐던 바이다. ) 
추후 이성계가 왕이 된 이후에, 향처 한씨의 6아들들은 '대군'이라 불리우지 못하고 '군'이라고 불리었다고 한다. 반면에 경처 강씨의 2아들은 '대군'으로 불렸다고 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내가 이제껏 알았던 것보다, 향처의 지위가 한참이나 낮았음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ㅡ 나이 많고 시골에 머문 향처보다 경처의 위상이 더 높았다. 이방원은 '향처 한씨'를 어머니로 둔 까닭에 조선 개국 직후부터 첩실 소생의 대우를 받았다. 한씨의 6아들 모두 대군의 칭호를 받지 못하고 군이라는 작위를 받았다. ....
이에 반해 '경처 강씨' 소생의 무안대군 이방번과 의안대군 이방석은 모두 대군으로 봉해졌다.  ( 58쪽 )

정몽주를 죽이고  아버지 이성계의 대업에 큰 역할을 한 이방원이 왜 대접을 받지못했나ㅡ무척이나 의아했는데,   그 당시 '향처와 경처'의 지위 차이에 따른 것이라면 대략이나마 이해가 간다.


하나의 장마다 주인공인 1인자와 2인자 뿐만 아니라 연관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그렇게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역사속 인물들을 무척이나 실감나게 느낄 수 있었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현대식의 1인자와 2인자를 소개하고 있다. 스티븐 잡스와 팀 쿡,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 빌 클린턴과 앨 고어 등을 현대적 1인자, 2인자로 소개하고 있는 부분이 독특하다.



이제껏 나는 정조의 좋은 점만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정조의 단점을 알려준다. 원래 있던 단점인데, 내 눈에는 보이지 않다가 저자가 알려주니 그제야 눈에 띈다.
이런 부분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무척이나 신기할 따름이다.

유성룡에 대한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순신과 관련하여 <징비록>이라는 책을 썼다고 알고 있는 유성룡에 대해서는, 막여하게나마 상당히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유성룡이 "율곡 이이의 10만 양병설"에 반대한 인물이라고 한다. ( 슬프다. 나는 퇴계 이황보다 율곡 이이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다. )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선조의 단점을 말하면서, 유성룡의 단점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당파적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것과 사전 예방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말이다.

저자의 관점은 무척이나 독특해서 이제껏 알고 있던 사실들(?)의 이면을 보게 해준다. 무척이나 독특한 책이며, 새로운 책이다.  내가 이제껏 안다고 생각했던 것 ( 편견?)을 깨뜨려주는 듯하다.


1인자에 의해 제거된 2인자도 있었고, 자신의 단점으로 인해 사라진 2인자도 있다. 그리고 최후까지 1인자로부터 인정받고 존경(?)받는 2인자도 있다.

다양한 종류의 1인자들이 있듯이, 그들에게 어울리는 (군도와 신도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 2인자가 있을 것이다. 

책의 중간중간에 소제목들이 있다. 이 소제목들이야말로 바로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ㅡ 누가 끝까지 리더와 함께할 것인지 통찰하라
ㅡ 이길 수 있는 카드를 반드시 확보하라
ㅡ 1인자의 마음을 읽어라
ㅡ 중재의 리더십은 필수다

다양한 종류의 리더십을 볼 수 있었으며, 과거 조선조 인물들의 숨겨진 혹은 몰랐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116432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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