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5시에 퇴근하겠습니다
이와사키 유미코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부터가 인상적이다. "사장님, 5시에 퇴근하겠습니다"는,  회사 직원이 사장인 '이와사키 유미코'에게 한 말이다.   ( 이와사키 유미코 : 책의 저자, 랭크업의 사장 )

2005년 37세의 이와사키는 창업을 한다. '랭크업'이라는 주식회사, '마나라 화장품'이라는 회사를 차린 것이다. 이와사키는 자신이 "출산을 하고도 다닐 수 있는 회사, 야근이 없는 회사"를 만들고자 한다.  그녀, 이와사키가 그런 마음을 가진 계기는 창업 전에 다니던 광고회사가 "야근이 당연시되는 회사, 밤 11시 막차가 끝나기 전에 마치는 회사, 이직율이 100%에 달하는 회사, 출산할 수 없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상 이와사키는 직원으로서 15년 동안 아주 열심히 일을 하였고, 회사에서 승승장구한 커리어우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 자신 또한 야근을 당연시했고, 그래서 자신의 야근, 부하직원의 야근을 당연시했다. 


그녀가 그러한 "당연한 야근"에 회의를 느낀 것은, 광고회사의 관리직의 이직(퇴직? 사퇴?)때문이다. 
책의 후반부에 이와사키가 경영진이 되었을 때, "경영진 - 관리직 ( 임원 ) - 직원"간의 불화(?)가 나온다. 아마도 광고회사때의 관리직 또한 '직원 이와사키'와  광고회사 경영진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역할이었을 것이다.
여하튼 이와사키가 믿고 의지하던 '관리직의 부재'로 인해,  이와사키는 '야근이 없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안을 내놓지만, 광고회사의  경영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광고회사를 그만둔 이와사키가 '화장품'회사를 차린 계기가 독특한데, 바로 그녀의 피부상태 때문이다.  15년간의 야근 등으로 인해 엉망이 된 피부, 그로 인해 10년은 늙어보이는 35살의 이와사키는 "효과가 좋고, 피부에 안전한(독성이 없는)" 화장품을 원한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만들고, 판매한다. '랭크업', '마나라 화장품'의 시작점이다. 


저자 이와사키가 광고회사, 화장품 회사를 경험해서인지, 책의 초중반에서는 광고 방법 / 마케팅 방법 / 제품의 특장점 / 안정적인 수익을 위한 방법 등을 말하고 있다.   클렌징크림에 대한 내용에서 깜짝 놀랐는데, "유분 제거, 세제와 같은 성분, 석유 계통의 계면활성제"가 포함되었다고 한다. 깜짝 놀랐다. 
이와사키는 '세제가 아닌 미용액으로 화장을 지운다'라는 특징+장점을 가지고 제품을 홍보하며, 그로 인해 회사의 효자손 역할을 하는 제품을 개발하게 된다. ( 핫 클렌징 겔 ) 




오너(경영진)가 된 이와사키의 회사 부흥기는 무척이나 놀랍다. 최초 구입 고객에게 '사용방법'을 제공하는 것, 제품에 '고객엽서'를 동봉하는 것,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한  고객에게 '제품을 무상으로 발송'하는 것 ,  고객 중심으로 제품을 '반품'하는 것 등 이야기를 들으면서 감탄한 부분이 많이 있다.
사실상, 제품을 구매한 후에 해당 제품 사용법을 몰라서 검색을 통해 찾아본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 못 찾는 경우도 왕왕있었다. ) 




예전 회사가 밤 11시 퇴근이었다면,  이와사키가 창업한 랭크업은 늦어도 8시 퇴근이었다고 한다.
41살의 이와사키는 첫 출산을 하게 되고, 7시 퇴근으로 인한 다른 직원들 및 동업자의 눈치 , 집안일, 아이와의 교감 시간 부족 등 여러가지 고충을 겪는다.  사장인 이와사키가 출산으로 인한 삼중고 사중고를 경험하며 몸의 이상을 겪었다고 하니,  만약 일반직원인 ㅁㅁ씨, ㅇㅇ씨라면 얼마나 어려웠을 것인가.

여하튼, '출산'이라는 것을 경험한 사장 이와사키는 야근없이 6시 정시퇴근을 하도록 한다. 
이 부분에서도 경영진으로서의 이와사키는 여러 노력을 하는데, "야근하고 싶어요. 야근할거에요"라고 말하는 직원의 업무를 살펴본 것이다. 해당 직원의 업무를 살펴보고 (업무조사), 불필요한 것은 줄이고, 업무가 너무 과다한 것은 분장하거나 혹은 아웃소싱을 했다고 한다.

이와사키는 창업을 하면서부터 '배송'파트를 아웃소싱을 맡겼는데, 그 이전 아르바이트(?) 경험으로 배송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회사, 랭크업은 참으로 다양한 종류를 아웃소싱하고 있다. 배송, 콜센터, ... 심지어 나중에는  송금파트까지도 아웃소싱을 한다.
떡은 떡집에 맡기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불필요한 업무 없애기에서 눈길을 끈 것은 "사내 자료는 열심히 만들지 않는다."이다.  내용을 대충 만든다는 뜻이 아니라,  형식(꾸미기)을 말하는 것이다. 사내 회의를 위한 자료라면 굳이 엑셀, 파워포인트 등 시간이 드는 작업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전력부족사태가 발생하고,  섬머타임이 시행되었다고 한다. ( 섬머타임   8:30 출근 ~ 5:30 퇴근 )  랭크업에서는 밤길이 위험해서 조금 더 빠른 5시에 퇴근하기로 했다.
3개월 후 ( 전력부족이 해결되었나보다), 퇴근시간을 5:30으로 돌릴 무렵, 랭크업의 직원들이 사장 이와사키에게 말한다.  "사장님 ,5시에 퇴근하고 싶습니다."

이 책의 제목은, 직원들이  (저자이면서)사장인 이와사키에게 하는 말인 것이다.

이와사키는 이 말을 듣고 고민한다. '하루 30분, 한달 열시간, 1년이면 15일 치의 급료를 더 지불하는 셈이므로, 타격이 크다'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 이 부분은 경영진이 아니라면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하루 30분이 이렇게 크구나ㅡ를 느꼈기 때문이다. )
고민고민하던 사장 이와사키는 조건부로 허용한다.
"실적이 떨어지면 5시 반 퇴근으로 다시 돌아간다" ㅡ 이와사키의 조건

행복한 사건이다. 5시 퇴근.
그런데 그 이후 회사분위기가 우중충해졌다니, 그야말로 사건이 계속된다.
정말로, 조직은 계속 변화하나보다.


아웃 소싱 등으로 시간을 줄이고, '생각하는 시간'을 늘이고자 한 이와사키.  그녀는 나름대로 야근도 없애고, 직원 복지도 늘이는 등의 일을 하지만,  어느 시점 ( 회사 직원이 20여명 되는 시점 , 2009~2010년 즈음으로 추측됨 )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다크하고 음울하고 우중충하다.  이와사키는 이유를 알 수 없다.  
회사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컨설팅도 받고 하는 등으로 원인을 찾게 된다. 이와사키 1인 독주체제로 인한  소통의 부재가 그 원인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문제를 깨달은 이와사키는 경영진 - 관리직(임원) - 직원 의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하여 관리직(임원)의 마음을 잡았으나, 직원과는 여전히 냉랭하다. 꾸준한 노력으로 직원과의 관계도 개선된다. ( 2년 반이 걸렸다고 한다. )  

창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의 자세한 이야기를 한번쯤은 읽어보면 무척이나 유용할 것 같다.

일반 직원이었을 때의 이와사키, 경영진이 된 이와사키, 직원의 입자에서 보이는 회사, 경영진의 입장에서 보이는 회사 등 여러 가지 면을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사장 이와사키가 여성이고, 출산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어보았기에 여러 가지 안을 만들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저자 이와사키의 여러가지 경험담, 회사 분위기를 부활하기 위한 여러 노력들, QnA, 직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 등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이념, 가치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된다.
우중충한 회사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  '도전'이라는 이념을 계획하고, 신규채용을 하고, 직원과 소통하기 위해 하나씩 내려놓는 연습도 하는 등,  '사장'으로서 이와사키도 변화하려 한다. (2013년도에 처음 신규채용을 했다. 기존 대다수 직원들의 반발을 무릎쓰고 )

그러한 노력의 덕분인지 2015년도에는  회사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창립 10주년 준비를 했다고 한다.  '억지로 옆구리 찔러 듣던 노래'와 '자발적으로 부르는 노래'는 얼마나 다를 것인가.


책의 곳곳에 여러 가지 안이 나오는데,  무척이나 탐이 나고 부럽다.  '소통'과 '가치'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074816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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