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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도서관 - 호메로스에서 케인스까지 99권으로 읽는 3,000년 세계사
올리버 티얼 지음, 정유선 옮김 / 생각정거장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책의 앞쪽에는 '간단 테스트'가 있다. 15문항인데 6~10개에 해당될 경우, "꽤 문학적인 삶을 사는 당신"이라고 되어 있다. 나는 약간 문학적인 삶을 사는가? 라며 혼자 자문해 본다.
머릿말에서 책의 실용성에 대해서 간단히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호기심의 잡동사니, 상상의 도서관을 잠깐 구경하는 여행"이라고 말한다.
목차는 총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대순으로 되어 있다.
1. 고대 세계
2. 중세 시대
3. 르네상스 시대
4. 계몽주의 시대
5. 낭만주의 시대
6. 빅토리아 시대
7. 미국 대륙
8. 유럽 대륙
9. 현대 사회
책은 각 시대별 / 작가 & 작품별로 구성되어 있다. 한 개의 소제목은 2~3장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짤막한 이야기들이 있다. 낯선 이름 / 낯선 작품들도 있었고 익숙한 이름 / 익숙한 작품들도 눈에 보인다.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작가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들도 제법 많다. 안데르센이 디킨스 가족의 미움을 산 이야기에서 그의 성격에 대해 약간 추측해본다. 루소가 5자녀를 고아원에 보냈다는데, 나중에 이 자녀들을 데리고 와서 제대로 교육 & 부양했는지 궁금하다.
책의 곳곳에는 작가들의 사진이 있으며, 그래서 이름만 알던 작가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미남 작가들이 제법 많아서 보면서 '어? 미남이네?'라는 말을 간간히 하기도 했다.
책의 초판본 사진, 삽화 등의 자료가 있어서 좋았다. <위대한 개츠비>의 초판본 사진을 보고 으시시하고 음울한 느낌을 받았다.
버지니아 울프가 결성했다는 "블룸즈버리그룹"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어본다. ( 영국의 지식인 & 예술인 모임 ) 해당 모임에 케인즈가 속했다는 것도 신기했고, 케인즈가 독일의 2차 세계대전 발발을 추측한 것도 놀랍다.
물론, 쥘 베른이 80년 후의 모습을 그려낸 책 <20세기 파리>가 더욱 신기하다.
책을 읽으면서 궁금한 부분이 생겼다. <인생행로>라는 책을 '도로시 리처드슨 (1873~1957)'이 썼다고 나오는데 (384쪽), 피츠제럴드 파트에서 간호사 '도로시 리처드슨(1936년)'이 등장한다. 이름이 같은데 이들이 동일인인지 아닌지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피츠제럴드가 간호사를 위한 책 목록 등을 작성했다는 구절로 보아서, 왠지 동일인이라는 느낌이 좀 더 강하게 든다.
이 책은 짤막한 이야기들의 모임이다. 2~3장에 불과한 짤막한 이야기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가득할 것이다. 예를 든다면 사포, 이솝의 이야기가 그러하다.
이솝의 이야기는 예전에 웹툰으로 본 적이 있는데, 사모스 섬의 노예 소년 이솝이 청년, 장년이 되는 과정에서의 고난과 역경을 그리고 있었다. 아마도 해당 웹툰의 저자는 헤로도토스의 <역사>, 사포의 이야기 등을 참고한 모양이다.
트로이 왕자 헥토르에서 '괴롭히다 hector'라는 동사가 나왔다는 부분에서는 좀 불만이다. 차라리 파리스에서 해당 동사가 나오는 것이 더욱 알맞지 않을까ㅡ라는 생각이 든다. ( 참고로 나는 헥토르를 좋아하는 편에 속한다. )
여우형 인간 / 고슴도치형 인간 / 레즈비언 자 / 등 새롭게 알게 된 단어들도 제법 있다.
짧은 이야기 속에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며, 서로 연관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에즈라 파운드'가 그러한데, 사포 이야기에서는 동성애자로 등장하는가 하면, 시인 엘리엇의 이야기에서는 <황무지>라는 시의 초고를 편찬하여(?!) <황무지>가 탄생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목차의 소제목만 보자면 99권의 작품이지만, 실제적으로는 더 많은 작품, 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짧은 이야기들의 모임이다보니, 깊숙한 이야기까지는 알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궁금한 부분은 '<작은 아씨들>의 저자가 왜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금지시키려 했는가' 하는 부분이다.
호기심을 자극했으면, 관련 답도 조금이나마 주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살짝 든다.
이 책을 통해 고대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는, 익숙한 혹은 낯선 여러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059421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