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인문학 - 이 정도는 알아야 하는 최소한의 지식 시리즈
이재은 지음 / 꿈결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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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힘이 곧 인성이다"라고 씌여진, 책의 맨 뒤쪽 표지에 있는 말이 인상적이다.
ㅡ 생각하는 힘이 곧 인성이다.
ㅡ 기본을 잃지 않는 생각의 힘

책 날개에 저자의 이력이 있는데, 저자 이재은은 철학과 문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머릿말에서는 함께 토론한 고 2학년 3명, 중 3학년 1명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책을 읽고 나서 다시금 머릿말의 감사글을 떠올려보니, 새로운 느낌이 든다.

ㅡ 지구상에 인간의 출입이 금지된 공간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네팔에 가면 '마차푸차레'라는 산이 있다. ... 인간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은 지구상의 유일한 산이다.  ( 책의 내지 앞쪽 )

이공학계에게 "보다 더 엄중할 필요가 있는 인성"에 대해서 서문에서 말하고 있는데, 이는 과학의 힘이 무척이나 엄청나기 때문일 것이다. 엄청난 파괴력과 영향을 가진 것을 간단히 생각해보아도, 핵 / 유전공학  / GMO 식품 / 등이 떠오른다.

목차를 살펴보면, 총 5부로 구성된다.
ㅡ 제1부 : 생각
ㅡ 제2부 : 의사소통
ㅡ 제3부 : 보편적 인류애
ㅡ 제4부 : 공동체
ㅡ 제5부 : 리더십

목차를 둘러보면서, 나는 3부에 있는 '도덕 불감증 사회 : 법은 언제나 차선책'에 관심이 갔다.  나는 3부를 먼저 읽기 시작했는데, 몰랐던 것들에 대해 다양하게 알게 되었다.

책의 중간중간에 보라색으로 된 짧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실험 내용이 나오기도 하는데, 나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
아마도, 서문에 등장한 고2학년, 중3학년에게 이러한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물어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중간 중간에 노란색 박스안에 용어 등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모르는 단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곳곳에 짧은 이야기들 , 우화, 시, 시사 관련 문제 등이 나오고 있는데, 오랜만에 황지우의 시를 보게 되어 반가웠다.  나는 황지우의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을 사랑과 기다림에 관한 시로 보았었고, 노트에 필사를 할 정도로 좋아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이 시에 대해 다른 면을 보고 있다.

자아 / 타자 / 타자화 등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으며, '타자화'라는 것이 비교 우열이 있는 개념이라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되었다.
ㅡ 나의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해 끊임없이 '열등한 타자'를 만들어 낸다.  ( 79쪽 ) 
 


공간의 구획화 / 젠트리 피케이션 / place 와 space 에 관한 부분에서는 '통치술'을 이야기한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다. 구획화를 통해서  갈등과 분쟁을 조장하며, 그것을 활용해 통치를 한다니 참으로 씁쓸한 내용이다.


도구적 이성 / 성찰적 이성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었으며,  '에밀 졸라'와 '드레퓌스 사건'이 바로 성찰적 이성을 이루기 어렵다는 예 중의 하나일 것이다. 도구적 이성이 얼마나 위험한지, '생각없음'이 평범한 이를 어떻게 악마화하는지에 대한 사례 ( 아우슈비츠 , 아이히만 ) , 실험 ( 스탠리 밀그램 실험) 등을 알게 된다.

최근 영화 <군함도>를 보았다. 군인 박무영(송중기)이 윤학철(이경영)을 구하라는 명령을 받고 군함도로 침투한다.  만약, 그 군인이 "의심하지 않고 / 생각하지 않고 / 행동하지 않았다면 ( 21쪽 )"  단순히 명령받은 대로만 행동했었더라면,  윤학철을  고이고이 모셔서  독립운동 기지로 모셨을(!) 것이다.
천만다행히도 그 군인은 "의심 / 생각 / 행동"을 했다.  그리하여,  백성, 민중, 국민을 먼저 생각했었던 것이다. 그 군인은 '도구적 이성'이 아닌 '성찰적 이성'을 지닌 듯 하다.



'경직된' 법에 꼭 필요한 예외라는 것 ( 더 가치있다고 판단될 때 필요한 예외), 프랑스 / 스위스 등의 나라에서 시행중이라는 '착한 사마리아법' / '살찐 고양이법'은 새로웠다.
2013년 중국에서 시행했다는 효도법 등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과거에는 도덕 만으로 충분했었던 일들이, 현재는 법으로 제정되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세상의 걍팍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유토피아, 대동 사회, 불국토, 노자의 국가론(?) 등의 이야기를 보면서,  인구가 많아지고 나라가 커지면서 경쟁이 과잉되었기에 벌어지는 일들인가-라는 생각이 잠시간 들기도 했다.

책을 통해 알게 된 다른 나라의 여러 법들 중에서는 '살찐 고양이법' / '일수 벌금제'는 우리나라에도 꼭!!!! 필요한 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입법자라는 국회의원이나 돈있고 힘있다는 자들이 과연 입법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크게 든다.
이 2개의 법은 둘 다 '빈익빈 부익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최소한의 제제이며, '우리 공동체'가 건강해지기 위한 최소한의 rule 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산이 10억인 사람에게 백만원과, 자산이 천만원인 사람에게 백만원은 그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살찐 고양이법 : 공기업 임원의 임금이 최저임금의 20배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법 (프랑스 2012년)
일수 벌금제 : 가해자의 하루 수입 단위로 벌금을 매기는 제도. (1921년 핀란드에 처음 도입. 스웨덴 / 덴마크 / 독일 / 멕시코 / 마카오 등에서 운용 중 )
소득의 많고 적음에 따라 벌금을 달리 부과해야 적절한 징벌 효과가 있다.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에서 기초한다.  ( 책의 내용 요약 )  

 





유토피아의 어원 / 국가의 선택 / 국민 모집 / 살고 싶은 나라 등을 보면서, '신뢰'라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된다. 특히 독특했던 부분은 '놈 촘스키'라는 사람이 남한을 살기좋은 나라라고 뽑았다는 점이다. 아마도, 최근 10여년간 벌어진 일들로 돈 없는 국민들이 얼마나 살기 팍팍한지에 대해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계화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 나 역시 신토불이, 우리 농산물을 좋아한다. CO2배출량도 줄이고 일석 이조 ) 인구밀도와 경쟁, 불신 사회에 대해서도 듣게 되었다.

이상적인 국가에 대해서, 적은 인구, 적은 규모의 땅, 낮은 인구밀도라는 구조적인 측면을 말하는 부분에서는 어디에선가 들었던 '학교 폭력 , 왕따 등의 해결책에 대한 방안'이 떠올랐다.

학교의 규모가 커지고, 학생수가 많아짐에 따라,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이 생기고 그로 인해 학교 폭력 / 왕따 / 은따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해당 이야기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줄이는 가장 좋은 구조적인 방법으로, 학교의 소규모화 ( 1학년당 2~3개 반,  1개 반에 20~30명 ) 를 주장했었는데,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했었다. ( 내가 어릴 때 다니던 학교가 소규모 학교였다.  중학교 - 고등학교 때는 조금 커졌지만, 그래도 1학년에 4~5개 정도의 반, 1반에 30~40명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


프랑스에서도 '반 유대주의'가 심각하게 있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으며 ( 에밀 졸라 사건 ),  '진실에 침묵하지 않은' 에밀 졸라의 책을 다시금 찾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독재자를 옹호하는 책들, <군주론>, <한비자>를 나는 단순히  '고전'이라며 좋은 의미로만 보았었는데,  그 속에 숨겨진 많은 사악한 의도들에 깜짝 놀라게 된다. 독재자인 히틀러, 스탈린이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다는 이야기에서는 정말 경악할 따름이다. ( 1939년 / 1945년, 1948년 )

책은 기본적으로,  '인간'  '인간 개인의 행복' 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하는 것 같다. 이러한 것들이 모여야 전체가 되고, 합이 되며, 공리가 된다는 것 말이다.

'인문학'이라고 하면 어렵기 마련인데, 생각외로 흥미로운 책이었다. 책의 맨 뒤쪽에 있는 "생각하는 힘이 곧 인성이다"라는 말이 새삼 다르게 보여진다.

이 책을 통해서 짧게 나마  다양한 여러 가지를 알게 되었다.  정말, 이 책의 소제목처럼  '이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0594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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