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조조전 1 - 농단의 시대, 흔들리는 낙양성
왕샤오레이 지음, 하진이.홍민경 옮김 / 다연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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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무척 재미있고, 쉽게 술술 읽혀진다.  물론, 초반부에는 속도가 드뎠는데, 책의 곳곳에 등장하는 한자, 주석 등으로 인한 어지러움 때문이다.

<삼국지 조조전 1>에서는 조조가 12살 때부터 20대 초중반 ( 낙양북부위를 그만 두는 시점)까지의 이야기이다. 1권 후반부에서  20대의 조조는 남다른 지략으로 허소를 만나게 되고, 허소로부터 "그대는 치세의 능신이요, 난세의 간웅이로다"라는 말을 듣는다.


책의 곳곳에 한자가 있고, 또한 책의 곳곳에 각 용어들의 설명이 있다.  한자가 있는 곳은 지명, 성 이름, 사람 이름, 사건 이름 등이다.  예를 들면, "당고의 화"가 그러하다.

 

ㅡ 당고의 화 ( 당고지화 : 후한 말기 환제와 영제 시절, 조정을 쥐락펴락하며 기강을 얼지럽히는 환관 세력에 불만을 품은 사대부와 귀족 세력이 서로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권력 다툼에서 승리한 환관 세력은 '당인 당인'이라는 죄명으로 선비들을 탄압하는데, 이때 '당고의 화'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   - 13쪽


 




지은이 "왕샤오레이"는 텐진 출신으로, 조조의 흔적을 10여년간 연구했다고 한다.

책의 시작은 서부 변경 지역에서 벌어진 '강족'과의 전쟁, 황제 유지 ( 환제, 36세)의 사망으로 시작한다.  ( 후한 167 년 )  뒤를 이은 사람은 12살의 유굉(영제)으로, 유굉을 황제에 올린 이들은 정권을 잡으려하다 실패한다. 그로 인해 환관의 세력은 더욱 공고해진다. 


후한 말기, 황제는 무능(!!)하고 무능하고 정말로 무능하며,  "외척과 환관들"의 전횡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눈치를 본다.


ㅡ 백구 형이 ... 황제에게 상소문을 올리려고 도성에 들어왔는데, 보아하니 지금의 황상은 선대 황제만도 못한 인물이었구나! 선대 황제는 조정 일은 등한시했어도 제멋대로 정책을 시행하지는 않았는데,  지금 황상은 순전히 엉터리군.  ( 216 쪽 )



 ㅡ 본래는 황상이 조정의 기강을 세우고 간신배들을 처단해주기를 바랐는데, 충신과 간신의 구별조차 못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황상이로세. 이런 황상 아래 어찌 천하가 태평할 수 있겠는가?  ( 246 쪽 )


 





환관 조등의 양자인 조숭은 조조(아만, 맹덕)의 아버지이다. 조숭 또한 이러한 어지러운 세태에 편승하며, 외척과 환관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면서 자신의 집안과 가문을 위한다.

조숭은 아기때 조등에게 입양되었는데, 아비의 정을 느낀 적이 없나보다. 그리하여, 조숭은 자신의 살아남은 두 아들, 조조와 조덕을 무척이나 심각하게(!) 아낀다.  조조가 어떠한 잘못을 저질러도 '허허~' 하며 귀여워 할 정도이다.
12살의 조조는 2숙(숙부) 조치의 꾸중을 피하기 위해 중풍소동을 벌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도 조숭은 조조가 마냥 귀엽기만 할 뿐이다.

그렇게 귀엽게 여기던 조조가 하옹(하백구)의 생명을 구한 일로 인해, 조숭으로부터 큰 질책을 받는다.  12살 조조는 단순하게 옳은 일/ 정의를 찾았을 뿐이지만, 그러한 행동은 조숭의 목숨 , 조숭 일가 친적 모두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조씨 일가들의 집성촌(조씨 가문의 본향, 패국 초현)으로 쫒겨온(!) 조조는 7숙 조윤으로부터 교육을 받는다. 4년간 조윤으로부터 교육을 받던 조조는 16세에 다시금 아버지 조숭이 있는 낙양성으로 돌아온다.



12살의 조조가 7숙 조윤을 칼로 찌른 장면,  조조와 하후연이 변씨 남매를 구하는 과정에서 살인하는 장면, 낙양북부위에 임명되었을 적 행패를 부리는 환관의 숙부 건도를 죽인 일 등이 자세히 나와있다.
단순히 사건명만 들었을 때는 '이, 나쁜 놈'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명들. 그러나 이 책은 <삼국지 "조조전">인 만큼, 조조의 입장에서 사건이 기술되어 있다.

조숭 또한 대단한 인물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어지럽고 어지러운 시대에, 본인의 목숨 및 가족, 일가를 돌보는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물론, 외척-환관 사이를 줄타기하는 '나름 박쥐같은(?)' 모습으로 인해 남들의 많은 비아냥을 듣지만. )
또한 조숭이 아들 조조의 뒷수습을 위해 수많은 금전을 쓰는 장면 등을 보면서, 유전무죄라는 말이 새삼 떠오르기도 한다.


환관 조등이  '자신의 집안인 조씨 가문'에서 양자를 선택하지 않고, 다른 집안인 '하후씨'의 집안에서 양자를 선택한 내력을 보면, 조씨 집안 사람들의 비정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읽고서야 조조와 하후돈, 하후연이 친 사촌지간임을 알게 되었는데, 사실인지 아니면 저자(왕샤오레이)의 추측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책에서 조조는 환관의 자손이라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혹은 눈에 띄는 냉대와 무시를 당한다.  그런 반면, 조조의 '주석이 달린' 병법서를 본 이들은 조조에게 감탄하며, 조조와 교류하기를 서슴치 않는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나이를 초월하여 친구관계가 된 교현이다.

교현이 자신의 제자들보다는 조조를 더욱 눈여겨 본 이유가 심상치 않다.  이러한 어지러운 세태에서는 조조의  "임시응변"이 큰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 것이다.


 ㅡ 지금 같은 어지러운 세상에서는 남의 능력을 시기하고 중샹모략하는 소인배들 천지라서 ....  이러한 세상에서는 오직 임기응변에 능한 인재만이 성공할 수 있다. 맹덕이 바로 그 재목인 것이다.   ( 348쪽교공 교현의 독백 )





조조는 '변양'의 무시와 냉대를 경험한 날, '포신'을부터 큰 환대를 받는다. 이날 한 조조의 독백이 아마도 조조 전 생애를 아우르는 나름의 기준점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ㅡ 이쪽의 포신은 나를 칭찬하는데, 저쪽은 변양은 나를 비웃고 깔보는구나. 둘 다 내로라하는 인재인데, 어찌 이리도 말이 다를까? .... 그저 내 마음이 가는 대로 가보는 거다. 굳이 이쪽 저쪽 다 만족시키기 위해 완벽해지려고 애쓸 필요는 없지 않은가?  ( 410쪽 )





사실상, 나는 <삼국지>를 '정식으로' 읽어본 적은 없다.  이 책 <삼국지 조조전 1> 을 읽고 나니, 2권도 무척이나 내용이 궁금해진다.

조조가 변씨 남매를 불러들이도록 하는데, 과연 '그 살인 사건'이 잘 묻히게 될지 의문스럽다. ( 내 추측으로는 드러나게 될 것 같다.)

 

조조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능한 황제, 외척, 환관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무너저가는 나라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기둥1개(교공 교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교공의 바람대로 패주 초현에서 용이 출현할 것인지 아닌지 궁금할 따름이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040908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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