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1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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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허삼관>를 먼저 보았었고, 그 영화의 원작 소설이 <허삼관 매혈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 영화 <허삼관>과 중국 소설 <허삼관 매혈기>를 비교해보았을 때, 영화는 무척 아름답게 표현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 그 정도로 소설 <허삼관 매혈기>은 으스스한 느낌이었다. 특히 문화대혁명 시기부분에서 )

<허삼관 매혈기>의 저자 '위화'는 두 형제의 이야기를 썼다.
서문에서 저자는 '간극'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역사적 간극/현실적 간극을 말하고 있는데,  이 책 <형제>는 재혼 가정의 두 형제간의 큰 간극에 대한 이야기이다.

서문이 특히 인상깊었는데, '중국 전역의 어린이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부분이 그러했다.  북경의 한 소년이 '진짜 보잉 비행기'를 원한 반면,  서북지역의 한 소녀는 '흰색 운동화 한 켤레'를 원했다고 한다.  동시대에 사는 비슷한 나이대의 두 아이는, 꿈조차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ㅡ 오늘날의 불균형한 삶입니다. 지역/경제적 발전/개인 삶의 불균형 등이 심리상의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꿈마저 불균형해지도록 만듭니다. 꿈은 모든 사람의 삶에 꼭 필요한 재산이며 최후의 희망입니다. ... 오늘날 우리는 꿈에서마저 균형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 9 쪽 )







1권은 이광두(이광)가 태어났을 때부터 20살~21살 시기까지의 일이다.   생부의 똥통 익사사건,  출생, 문화대혁명시기의 고난, 송범평의 사망, 이란의 사망을 겪은 이광두와 송강.
청년이 된 ​이광두와 송강의 의좋던 형제애는 여자-임홍으로 인해 갈등이 생긴다.
 

 형제 1권

 

 

1권은 480페이지에 달한다. 무척이나 두터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한번에 쑥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흡입력이 있었다.

송범평은 정말, 무척, 대단히 매력적이고 근사한 '아버지이며 사내'이다.  책의 후반부에 '도청'이 '송범평은 사나이다'라고 말을 하는데, 정말 멋지고 '근사한 사내'이다. 

두 아이들이 공포에 질리지 않도록 하는 모습은 마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로베르토 베니니같다. 로베르토가 나치에게 잡혀가면서, 아이가 겁을 먹지 않도록 연극을 하는 모습은, 송범평의 모습과 유사하다. 

이란이 송범평을 '이란의 평생의 사랑'이라고 하며, 7년 동안이나 머리를 감지 않는 것으로 애도하는 모습을 보면, 송범평과 이란 사이가 무척이나 돈독했음을, 남녀간의 정이 깊었음을 알 수 있다.

초반에 송강,이광두의 갈등이 발생하는 부분은 '우리 아빠가 아니야, 네 아빠지'라는 부분일 것이다. 쓸어차기를 알려준 송범평을 깊이 신뢰한 송강, 반면 송범평이 자신들을 속였다고 생각한 이광두는 어린 나이(7~8살)에 최초로 갈등을 일으킨다.

두 형제는 갈등을 일으키지만, 다시 의좋은 형제간이 되고, 또 갈등을 일으킨다.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로 발생하는 일일 것이다. 형제, 남매, 자매간에 투닥이다 한편이 되고, 다시 또 투닥이는 모습은.

그럼에도 송강과 이광두의 갈등-화해가 눈에 띄는 이유는 1%의 혈연관계도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야말도 100% 정신적 형제관계인 것이다.

청년이 된 두 형제의 갈등은 이성(여자, 임홍)으로 인한 갈등이다.  이광두는 임홍을 마음에 들어하여 송강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임홍은 '똥통 엉덩이 사건'으로 인해 이광두를 무척이나 싫어한다.
그 와중에 임홍은 송강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결국 송강과 이광두를 분가를 하게 된다.
 


형제를 위해( 혹은 사랑을 위해) 목을 매었던 송강이었던지라, 아마도 이광두가 "형제라도 마찬가지로 도륙을 내버려야지"라는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조금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임홍과 송강의 마음을 알게 된 이광두가 먼저 자신의 마음을 접었다면, 조금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만약 if'는 의미가 없다.
여하튼 송강과 임홍은 알콩달콩한 사이가 되었고, 송강과 이광두는 서먹한 사이가 된 것이다. 

1권을 읽으면서, 문화대혁명의 무자비함을 보고 무척이나 놀랐다.

붉은 기를 들었으나, 지주라는 이름으로 비판대상이 된 송범평. 붉은 완장을 찬 사람이었다가 비판대상이 된 '장발 손위의 아버지' 손씨.

손씨는  본인이 '붉은 완장'이었지만 이제는 그 권리(?)를 빼았겼다. 그리고 '붉은 완장'으로 인해 아들 손위는 목의 동맥이 끊어져 죽는다. 아들의 사망으로 격노한 손씨는 다툼을 벌이다가 감옥으로 가고, 부인은 실성을 한다.

'짐승만도 못한 붉은 완장'의 고문은 잔혹하기 그지 없다.  손씨의 고문장면은 무척이나 잔인했는데,  아마도 송범평도 그와 유사한 가혹행위를 당했을 것이다. ( 어쩌면, 송범평에게 그러한 가혹행위를 한 사람중에 손씨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말한다. '나는 의사의 입장에서 글을 쓴것이 아니라 환자의 입장에서 글을 썼다'라고.

그래서인지 책의 내용들이 껄끄롭다. 누구도 7~8살 두 아이들을 도와주려하지 않는다. ( 소씨 아줌마만이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었을 뿐이다. )

여튼 이 책을 읽으면서,  '간극'에 대해 '불균형'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 형제 1 ㅡ by 위화 / 푸른숲
http://xena03.blog.me/221038790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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