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면 충분하다 - 컨셉부터 네이밍, 기발한 카피에서 꽂히는 멘트까지
장문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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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장문정은 본인의 말에 의하면, "유통 밥만 20년 이상 먹은" 사람이다. ( 169쪽 )
그래서인지 책속에는 아주 다양하고 많은 제품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영화제목 / 알프스 / 참치 캔 / 식초 / 보험 /  등등.


프롤로그에서 "하늘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것에 대해 설명하면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참 많다"라고 말한다.
수많은 정보, 지식을 어떤 방식으로 조합하고 변형하느냐에 따라 '새로움'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 이 말은, 최근 학교교육에서 강조하는 STEAM 이 연상되기도 했다. )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ㅡ part 1 : 덜어낼수록 완벽해진다.
ㅡ part 2 : 하던 짓은 잊어라
ㅡ part 3 : 해제시키고 역으로 친다.

본문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저자는 "how 가 아닌 what 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표현을 어떻게 하는지보다는 내용을 중시라하는 말이다.

사실상, 앞쪽에서 저자가 what 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의 내용을 읽다보면  표현을 강조한 내용들이 제법 있다.

구매자의 입장에서 읽었을 때는 '속임수/사기'라는 말이 나올만한 내용들이 곳곳에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일반설렁탕/특설렁탕/고기듬뿍설렁탕의 예시가 그러하다. '이름만 살짝 바꾸면 고기의 양을 늘리지 않고도 가격을 두 배 가까이 받을 수 있다'라는 책속의 구절을 보면서,  (구매자의  입장에서) '어? 이거 사기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예로는 아파트의 이름에 관한 내용이다. '굳이 고급 내장재를 쓰지 않아도 간단하게 이름을 바꿔 아파트를 고급스럽게'라는 구절 또한 마찬가지이다.
과자를 '슬로우푸드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 ( 170쪽)도 유사하다.

특히나 '헉!' 소리가 났던 부분은 , 설립된지 2년된신생 회사에게 'since 1492를 붙이라고 조언'한 것 ( 182쪽 ) , '설령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10년째입니다'라고 말하는 것 등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 ( 구매자의 입장에서 절로 '사기/사기꾼'이라는 말이 연상되었다. )
위의 여러가지 예들은  what 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how 에 집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의 소제목에 있는 것처럼 "착한 마케팅은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여하튼 위의 예시와 같은 (구매자로서의)껄끄로움은 뒤로하고,  책은 쭉쭉 읽혀진다.  상당히 가독성이 있는 편이고, 재미도 있다. 역효과 네이밍의 사례들을 보여주면서, 좋은 네이밍의 방법론을 말하는데 여러 가지 사례들을 예시로 들고 있다.

주방 요리 가전 '자이글'이 '잘 익은'에서 나왔다는 것, '윤동주 화장실', 알프스에 대한 컨셉이 많은 나라 스위스에 대한 이야기 등 흥미진진한 얘깃거리가 많았다.

인상깊은 대목은 '상품은 망해도 컨셉은 .. 기억을 지배한다'는 곳이다.  ( 저자는 스토리를 입히는 컨셉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


책은 쉽게 씌여졌다. 유통분야에 20년을 몸담은 전문가 '저자'가  마케팅에 대해서 잘(혹은 많이) 모르는 나(독자)를 위해, 나의 눈높이로 설명해주고 있어서 확실히 쉽게 읽을 수 있었다.


part2 에서 지식격차, 지식의 저주, 눈높이에 대해 말하고 있었는데, 정말 인상적이었다. 저자처럼 나(독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눈낮이로 설명해준다면  확실히 "알아듣기" 쉬울 것 같다.

part2 는 무척이나 내 마음에 와 닿았는데, "정보를 정확히 말하기보다는, 상대방이 알아듣게 상대방의 언어로 말하라"는 부분이었다.  해당 파트에서 고어텍스 / 몰트 맥주 / 150 수 등등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 저자는 설명을 상대방이 알아듣게 아주아주 잘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꿀팁부분은 진짜, 정말로, 아주아주 유용한 꿀팁이었다.  달걀 / 축산물 무항생제 / 화장품 / 식품 첨가물 / 수입과일의 바코드 스티커의 숫자의 의미 / 홈쇼핑의 가전 / 건강식품 등등 정말 알짜배기 유용한 꿀팁들이 가득해서, (구매자로서의 나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의심많은 고객 심리 역이용하기'는 뭔가 좀 씁쓸할 느낌이었다. 원인을 제공한 판매자로 인해서 제품을 불신하게 된, 그래서 '의심이 많아진 고객'. 
처음부터 그 고객이 의심이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판매자의 "저질 마케팅, 배신"으로 인해  고객은 의심하는 마음이 생겼을텐데, 그러한 의심하는 마음을 역이용하라니.
내 생각이지만, '거짓말/사기'로 하는 마케팅의 경우  그것이 들통났을 때는 역풍이 엄청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금, '착한 마케팅은 없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 또한 마케팅의 기원(?)은 '사기/속임수/과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

여하튼, 이 책은 마케팅에 대해 '날것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어떤 책은 마케팅에 대해서 급 포장을 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마케팅은 빛과 어둠에 관해 두루 말하고 있어서 좀 독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판매자의 입장에서' 쓴 부분도 있지만, '구매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부분도 제법 있다. ( 물론 그러한 부분도 마케팅의 일환, 꿀팁 제공하기일 수 있다. )


끝으로 책의 마지막에 있는 문구를 적어본다.
ㅡ 세일즈에서 교양을 찾지마라. 마케팅에는 원래 품위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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