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따라온 감자 돌개바람 36
정승희 지음, 민경숙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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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뭔가 좀 신기했다.
'나를 따라온 감자?'라니, 어떤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았다.


책의 표지를 보면, 자동차가 고불고불한 길을 향해가고, 군데군데 유령 등이 보이는 그림이다. 무언가 좀 으스스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책 표지의 색상은 밝은 노랑색이 주를 이루고 있다.

 




차례 또한 독특한 디자인이다. 자동차가 달리고 있는 고불고불한 길 모양의 형태를 지닌 차례를 보여주고 있다.


책의 글자크기가 제법 크고, 줄간격 또한 제법 넓어서,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2학년 부터 읽어도 될 법한 책 같다.  읽다보면 조금 으스스한 상상력을 자극하게 되어, 아이가 밤에 읽는 것은 피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 싶기도 하다. ( 특히 초등 저학년이라면 )




이 책의 화자는  6살된 정은이라는 동생을 둔, 시은'이라는 소녀이다.
시은, 정은, 엄마, 아빠 이렇게 4명의 가족이 여름휴가를 가고 있다.


시은이는 좋아하는 외할머니(이천 할머니)가 함께 여행을 오지 않아서 섭섭하고 걱정도 된다.




깜깜한 밤이 깊어가는데, 계속 시골길을 달리고 있다. 숙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 ( 엄마, 아빠가 여행전에 미리 숙소를 예약하지도 않았다. )
엄마, 아빠는 숙소가 잘 보이지 않아서, 아이들에게 ( 시은이에게 )  신경질적으로 대하기도 한다.




이번 여름휴가의 이상한 숙소-할망산장-를 향하는 길에, 시은도 기분이 많이 상하게 된다.
시은은 엄마에게 불만이 많다. 갖고 싶어하던 강아지도 사주지 않고 , 수영복도 사주지 않은 엄마, 그리고 시은에게 '시끄러워. 멍청이'등의 말을 하는 엄마가, 시은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시은의 생각에 엄마는 '엉터리'이다.
( 진짜 강아지 대신, 엄마는 시은에게 검정색 강아지 인형-까미-을 사주었다. )




으스스한 시골길을 달려, 숙소인 할망산장에 도착했는데, 그곳도 어딘지 모르게 으스스하다. 곤드레 밥을 많이 먹은 시은은, 한밤중에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는데, 아무리 깨워도 식구들은 일어나지를 않는다.


책은 시은이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시은이가 한밤중에 변의를 느끼고, 화장실에 가기 전까지의 상황에 대한 묘사가 무척이나 실감난다.


 - 어두워서 그런지 .... 물이 무슨 말을 하는 것만 같았다.
콰알콸, 콰알콸, 콸콸......
너를 콰알콸 잡아먹겠다. 으흐흐흐....
...
째깍, 째깍, 째깍 초침 소리가 심장 뛰는 소리보다 빠르게 그리고 더 크게 내 귀에 박혔다.


아침이 되어 날이 밝아지니,  물 시계 나뭇가지 커튼 등은 아주 평범할 뿐이다. 


깜깜한 밤에 혼자만 있을 때, 흔히 보던 풍경이 갑작스레 공포로 다가올 때가 있다. 시은은 혼자는 아니었지만, 가족들이 모두 깊은 잠에 빠졌기에,  사실상 혼자라고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물, 시계, 나뭇가지, 커튼 등 일상적인 물건에서 밤의 공포를 오롯이 받았을 것이다.



그런 밤의 공포속에서 시은은 , (비록 잠을 자는 엄마라도) '엄마가 없었다면 어떻게 이 무서움을 참을 수 있었을까'라며, 엄마 품에서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이에게 엄마는, 그러한 안식처인 모양이다. 엄마가 아무리 아이에게 '시끄러워, 멍청이'등의 말을 한다하더라도.




마지막에 산장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따뜻한 온정으로, 잃어버린 정은이의 '비싼' 목걸이도 찾게 되고, 덩달아서 감자도 따라온다.


시은이를 따라온 감자 덕분에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의 인정덕분에), 엄마와 외할머니 사이는 조금 부드러워지고, 시은이는  갖고 싶었던 것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은 혼자 사시는 외할머니의 외로움, 그런 외할머니가 조금은 버거운 외동딸인 엄마, 그런 외할머니와 엄마를 바라보는 시은, 이렇게 3대의 모습이 은연중에 표현된다.
서로에게 툴툴대며 까칠하던 엄마와 외할머니의 사이는,  할망산장에서 따라온 감자 덕분에 조금은 부드러워진다.



예전에는 시골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 대한 호감이 200%의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시골에 사는 분들에 대한 호감이 점차 사라졌다. 험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바가지를 썼다거나 ,  국산인줄 알고 농산물을 구입했는데  알고 봤더니 혼합이라던가 하는 등의 험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도시 뿐 아니라 시골에서도 코를 베어가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시은의 엄마 또한 그런 험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에, 할망산장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상, 이해는 간다. 할머니 괴담, 할아버지 괴담 등을 듣다보면,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해서 무조건 온화, 온유한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니까.


다만, 그러한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 씁쓸할 뿐이다.



이 책 <나를 따라온 감자>는 초등학생이 읽기에 아주 흥미진진 재미있을 것이다. 나도 무척이나 흥미진진 재미있게 보았다. 특히  유령에 대한 묘사, 밤의 공포에 대한 묘사가 무척이나 실감나게 되어 있어, 흥미를 더욱 북돋아준다.







** 이 리뷰는 인터파크_바람의 아이들_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0802022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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