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과서 밖 국어 공부 - 세상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국어로 인문적 사고하기
오은주 지음 / 팜파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 <교과서 밖 국어공부>의 소제목은 '세상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국어로 인문적 사고하기'이다. 처음 이책을 보았을 때는 '국어로 인문학적 사고하기'로 보았고, 나중에서야 '국어로 인문적 사고하기'임을 발견했다.
'인문학적/인문적'의 차이는 무엇일까? 같은 말일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 '오은주'는 국어선생님을 만25년 했다고 한다. 중 고등학교 국어선생님 25년,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된 저자에 대해 알게 되면서 '무척이나 감성적인 국어선생님이겠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 음악을 좋아하고, 시를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고, 딸과 김밥도 즐겨먹고, 비 벗꽃 등등 좋아것이 다양한 저자, 오은주 )
머릿말이 독특하다. 서울의 복잡한 전철 노선도를 보면서 저자는 이야기한다. 전철을 타고 이동하는 것에 얼마나 많은 논리가 필요한지를.
읽기(국어)를 바탕으로 논리력(how to)을 실행할 수 있으며, 논리와 논술의 기본은 '일의 순서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논리와 논술이 어려운 이유를 저자는, 생각하는 습관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글쎄? 생각하는 것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말, 글)은 약간 차이가 있지 않을까?
저자의 말에 덧붙이자면, 논리와 논술이 어려운 이유는, 생각하는 습관이 없거나 혹은 그것을 표현하는 연습(말,글)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논리를 위한 기초가 첫째, 순서 정하기 둘째, 같은 종류끼리 묶기라고 말한다.
'내가 나답게 살기위해' 논리가 꼭 필요하다고, 논리가 있어야 '나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한다. 논리가 없을 경우, 남의 말에 휩쓸리기 쉽다는 것이다.
이솝우화, 당나귀를 팔러 가는 부자(아버지와 아들)이야기가 생각난다. 본인의 주장은 1%도 없이, 남의 말만 100%따라하다가, 결국은 당나귀를 잃어버리게 되었지, 그 부자(아버지와 아들)는.
책의 차례를 살펴보면, 크게 part1 ~ part4로 나뉘어진다.
듣기/ 읽기 / 쓰기 / 말하기 의 4개 파트로 나뉘어지고 , 각 파트마도 소제목들이 있다.
part1. 읽기 에서는 논리, 역사, 미술, 그림, 요리, 창의력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국어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대해 말한다. part2. 듣기 에서는 배려, 아르키메데스, 집중력, 알파고와 테이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국어의 필요성 및 유용성을 언급한다.
part3. 쓰기 에서는 논술, 자기소개서, 시, 관찰력과 통찰력, 셰익스피어, <해리포터>, <태백산백>, 아인슈타인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part4. 말하기 에서는 관계, 학교수업의 과자파티의 목적(?), 면접, '갑질'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
책을 처음 읽으면서 '샘'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 머릿말 ), 조금 고개를 갸우뚱했었다. 그러면서 '머릿말이니까 그런가보다. 아이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줄 의도인가'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책을 계속 읽다보니, 한 90쪽 ~ 100쪽 정도 읽다보니, 계속되는 '샘'이라는 단어가 무척이나 거슬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말하는 의도로 쓴 책이 <교과서 밖 국어공부>라서, 아이들이 흔히 부르는 호칭 '샘'을 사용한 모양인데, (아이가 아닌) 나에게는 무척이나 듣기 싫은 말이 된 것이다. ( 90쪽을 넘어가면서부터 특히나)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싫었다면, 차라리 '나'라고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물론, 나만의 생각이다. )
예를 든다면. - 샘은 딸과 김밥을 먹으면서 벗꽃을 보는 것을 좋아해요. 보다는 - 나는 딸과 김밥을 먹으면서 벗꽃을 보는 것을 좋아해요. 에 투표하고 싶은 심정이다. |
책의 첫부분은 '듣기'에 관한 내용이다. 헨렌 켈러가 처음으로 '물 water'이라는 단어를 온몸으로(물을 만지면서) 느끼게 되었을 때가 바로, '언어가 무엇인지, 그 본질을 깨달은 날', '사물과 그 이름인 언어를 이해한 날'인 것이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 꽃 - 김춘수 >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
'사물과 그 이름인 언어를 이해'하는 것은 '피에타'라는 제목에는 별 감정이 없다가, 피에타의 뜻인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말에는 무언가 감정을 느끼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작사가 김이나라는 이름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단순하게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가사를 쓰는 작사가'라고 생각했었는데, 김이나의 작사중에 '이선희, 그중에 그대를 만나'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노래중의 하나가 바로 '이선희, 그중에 그대를 만나'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문득 다시 '그중에 그대를 만나'를 듣고 싶어서, 지금 듣고 있는 중이다. 아래의 '별처럼~'부터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다. 정말 멜로디도 가사도 정말정말, 정말 좋다.
- 그중에 그대를 만나 <노래 : 이선희 / 가사 : 김이나 > .... 별처럼 수 많은 사람들 그 중에 그대를 만나 꿈을 꾸듯 서롤 알아보고 주는 것만으로 벅찼던 내가 또 사랑을 받고 그 모든 건 기적이었음을 ....
|
사실상, part1 part2까지는 저자가 소제목이 하나 끝날때마다 '국어가 답이에요. 국어가 꼭 필요해요'를 너무 강조해서, 약간은 거부감이 들 정도였다.
음악, 미술, 역사 등을 이야기하면서 '국어가 답이에요. 국어가 기본이에요'라고 계속 강조를 하는데, 맞는 말이긴 하지만 무언가 거북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 거부감들이 part3 part4를 읽으면서는 전혀 들지 않았다. part 3,4에서는 '국어가 답이에요, 국어가 최고'라는 표현이 직접적으로 자주 나오지 않기도 했지만(어쩌면 자주 나왔지만 내게 거슬리지 않고 잘 스며들었기에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part 4 에서는 나역시 '국어의 필요성 유용성'을 100%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part3, part4는 쓰기/말하기 파트이다.
인공로봇 테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알파고는 이세돌과의 바둑으로 알고 있는 이름이지만, 인공로봇 테이는 처음 들어본 이름이다.
테이는 MS사가 개발한 채팅로봇이라고 한다. 처음 온라인에 등장한 테이는 생기발란한 10대소녀의 이미지였으나, 악의적인 사용자(악플러 등등)의 나쁜 영향을 무제한적으로 받게 된다. 그래서 테이는 16시간만에 '인종차별적, 극단주의자적인, 악의적이고 상처를 주는 말을 내뱉는 괴물'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된 후 서비스는 중단되었다고 한다.
인간이 처음 언어를 배울때, 욕이 제일 쉽고 재미날 것이다. 그때, 아이의 입에서 욕설이 나올 때, 양육자는 아이를 타이르고 꾸중하고, 올바른 말을 알려줄 것이다.
그런데, 테이에게는 그런 양육자가 없었던 것이다. 좋은 영향도 100%그대로 받았겠지만, 나쁜 영향또한 100%그대로 수용했던 테이. 불행하게도 테이에게는 나쁜 영향을 끼치는 자들이 더 많았던 것이다.
절도로 사형을 선고받은 도둑이야기도 같은 맥락이다. 마지막 소원으로 '어머니를 만나고 싶다'고 말한 도둑은, 어머니를 만나자 어머니의 귀를 물어뜯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말한다.
'어머니, 제가 맨 처음 바늘을 훔쳤을 때, 왜 저를 꾸중하지 않았나요? 왜 잘했다고 했나요. 어머니가 그때 꾸중을 하지 않아서 나는 소도둑이 되었고, 지금은 사형수에요'
요즘의 많은 육아서적은 아이를 훈육하는 부분에 대해 아주 약하게 넘어가는 듯하다. (체벌 때문인듯 싶다. )
친구같은 아빠, 친구같은 엄마를 강조하다보니, 제때 훈육해야 되는 부분(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말하는 육아관련책, 인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위의 테이나, 사형수가 된 도둑은 경우는 제대로 된 양육자가 없어서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100%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양육자가 아이(테이, 사형수)에게 올바른 말 사용하도록 제대로 훈육하고, 아이의 잘못(도둑질 등)에 대해 엄하게 꾸중하고 올바른 길을 알려주었다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이가 학교에서 가끔씩 과자파티를 한다며, 과자를 학교에 들고 갈때가 있었다. 나는 단순히 아이들이 즐거우라고 하는 학급의 이벤트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의 저자의 말을 들어보니, 깊은 뜻이 담긴 '과자수업'이었다.
과자를 먹으면서 친구들끼리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어주는, '말하기'를 위한 하나의 수업이라니,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대인관계 부족, 사회성 결여,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고있는 part3,4는 특히나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이 책 <교과서 밖 국어공부>에는 수많은 책들이 등장한다.
내가 읽어보지 못한, 제목만 들었던 '분노의 포도'의 배경과 연관된 1920년대가 농산물 과잉시대였다는 것도 알게 되고,
'윤동주의 서시'가 '서시'라는 제목이 아니라, '머릿말 대신 시로 대신한 것'이 바로 '서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이제까지 윤동주의 서시는 제목이 '서시'인줄 알고 있었다. )
'바이런적 인물'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최근 아이가 읽은 옛이야기, 스님과 쇠똥과 며느리에 관련된 곳의 지명이 황지연못, 장자못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배려, 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사스퍼거라는 용어도 접하게 되었다.
- 아스퍼거 :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음 - 사스퍼거 :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줌 |
'맹인과 등불'은 단순히 탈무드인줄 알고 있었는데, 북쪽 히말라야에서 태어난 '바바 하리다스'라는 성자의 이야기인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최근 유아/육아프로그램에서 간혹 실험하는 '마시멜로 실험'이,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자 미셸 박사의 실험임을 알게 되었다. (끈기, 인내심, 지연, 참기 )
태교에 대한 동양의 관점이, 동양과 서양의 나이차가 나는 배경임을 또한 알게 되었다.
몰랐던 것들을 너무나 많이 알게 되어, 저자 오은주의 방대한 지식에 대해 감탄하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을 끈기있게 읽어야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위 책을 마더스이벤트를 통해 추천(소개)하면서
해당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