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판매 주식회사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2
로버트 셰클리 지음, 송경아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어려서 읽은 불사판매 주식회사는 찬란하게 빛나는 미래를 그린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사실은 아니었네. 어려서 이 책 그대로 읽었더라면 감당하기가 좀 힘들었을 것 같다. 하긴 어린이용으로는 그대로 번역해서 낼 수도 없었겠네. 내용상.

소설 자체가 그다지 맘에 들지 않기도 하지만 번역도 불만이다. 어투가 그게 뭐야. 남자 주인공 말투가 아주 버릇이 없다. 처음 봤을 때부터 대뜸 ~하오. 다른 남자들도 거의가 ~하오체다. 그에 비해 여자들은 ~합니다. ~해요. 요즘 세상에 듣기도 힘든 하오체라니. 하오체를 쓰는 남자를 만나면 너무 신기해서 눈이 휘둥그래질 것 같다. 미래에는 저렇게 말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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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세계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어려서 읽은 책과는 많이 다르다. 그때는 책에 없었던 자잘한 재밌는 내용이 많다.

알고보니 결국 이 소설은 실연에 관한 이야기였다는 것, 장바닥 같은 학술발표회장에서 우물우물 발표하는 교수, 개성이 확실한 등장인물들. 어쩌면 어려서 완역본을 읽었다면 제대로 재미를 느끼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려서 읽은 건 그 나름대로 또 재밌었고 축약본을 읽었다는 게 전혀 아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커서 읽고나서야 비로소 느낀 것 한 가지는, 참 제국주의 냄새가 폴폴 풍기더라는 것이다. 마치 보물섬의 짐을 연상시키는 내용과 함께 이 제국주의 냄새가 이 소설의 흠이라면 흠이다.

이 소설이 쓰인 때를 떠올려 보니, 우리나라는 그때 어떠했는데 얘네들은 참 팔자 늘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니까.

아, 그리고 또 하나. 어른이 됐는데도 여전히 여전히 여전히, 어딘가 어딘가 어딘가에 가면 공룡이 숨어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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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우야, 그래도 나는 네가 좋아 - 영국 아름드리 어린이 문학 4
앨런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서진영 옮김, 이오덕 우리말바로잡기 / 길벗어린이 / 1996년 3월
평점 :
절판


『곰돌이 푸우는 아무도 못 말려』에 이은 두 번째 작품으로 첫 번째 작품에 조금도 처지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이 책도 옮긴이 외에 ‘우리말 바로잡기 이오덕’으로 되어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첫 번째 책과 마찬가지로 우리말 번역 품질은 정말 최고다.

디즈니 만화영화에서는 영어 이름 티거를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티거’라고 부르지만, 이 책에서는 ‘호랭이’라고 부른다. 사실 그게 맞다고 본다. 아이가 제대로 발음을 못해서 타이거를 티거라고 불렀을 테고 우리나라라면 호랑이를 호랭이라고 부를 테니까.

마찬가지로 피글렛도 이 책에서는 원래 뜻 그대로 아기 돼지라고 부른다. 피글렛이 원래 아기 돼지라는 뜻인데 영어권에서 살지 않았다면 자연스럽게 알 수 없으니 아기 돼지라고 부르는 게 옳지 싶다.

번역서인데도 전혀 그런 느낌이 나지 않는, 마치 처음부터 우리말로 쓴 것 같은 번역. 동화 자체도, 우리말 번역도 모두 모범으로 삼고 싶은 책이다. 푸우야, 나도 네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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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우는 아무도 못 말려 길벗어린이 문학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조경숙 옮김 / 길벗어린이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표지가 다른 절판된 책을 갖고 있는데, 옮긴이 외에 ‘우리말 바로잡기 이오덕’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말 번역 품질은 정말 최고다.

요즘은 번역서는 말할 것도 없고 처음부터 우리말로 쓴 책조차 읽다보면 정말 우리말로 제대로 쓴 글인지 의심스러운 경우가 많다. 마치 외국어를 우리말로 직역한 듯한 어색한 말투. 그런 게 너무 흔하다.

하지만 이 책은 정말이지 정말이지 읽다보면 내가 지금 영어로 쓴 동화를 우리말로 옮긴 걸 읽고 있는 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우리말로 쓴 책을 읽고 있는 건지 헷갈린다. 마치 처음부터 우리말로 쓴 동화를 읽는 듯한 착각이 든다.

아, 번역이란 이런 것이구나. 이런 게 정말 제대로 한 번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번역서를 내는 출판사에서 모범으로 삼아야 할 책이다.

그리고 동화 자체도 역시 최고다. 푸우는 디즈니 만화영화로 더 유명하지만 이 동화는 느낌이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 만화영화에 비하면 무척 느리고 포근한데, 놀랍게도 그게 굉장히 좋다. 예전에 어느 외국인이 디즈니가 푸우를 망쳐놨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동화를 읽고나서 왜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했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젠 나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디즈니 만화영화에 나오는 푸우만 알았을 때는 푸우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동화를 읽고나서 비로소 푸우를 좋아하게 됐다. 어떻게 어른이 이런 동화를 쓸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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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길벗어린이 문학
엘리너 파전 지음, 에드워드 아디존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길벗어린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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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초등학교 때 계몽사에서 나온 전집에 이 작가의 동화가 있었다.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니었는데 이 책을 읽고보니 어려서 읽었던 그 작가의 동화였던 것이다.

아, 그때도 황당했는데 지금 다시 봐도 황당하다. 이 책에 실린 이 작가의 동화는 대체로 그렇다. 뭐랄까 뜬금없달까. 특히 「일곱째 공주님」. 그때도 읽고나서 허무했는데 지금도 역시 허무하다.

어쨌든 한번 읽고나면 좋든 싫든 황당하든 허무하든 독특하든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동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별 많이 주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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