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세계무역센터 공격 희생자 보상금의 지급 기준이 충격적이었다. 목숨을 보상하는 데도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니... 

'자본주의 강대국' 미국답다. 


재생산은 축적된 물질의 부보다는 인구의 규모 증가나 역량 강화를 통해 잉여를 창출할 수 있다. - P107

사람은 다른 사람을 생산한다. 신체뿐만 아니라 체화된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역량을 생산한다. - P108

높은 출산율을 달성한 대부분의 사회는 가부장제를 통해 달성했으며, 높은 출산율은 보통 남성에 대한 여성의 경제적 의존도를 높여 여성의 단체협상력을 줄이고 남성의 가부장적 특권을 공고히 한다. - P109

오랫동안 경제적 성공을 결정한다고 여겨져 온 GDP는 가족을 돌보는 무급 노동과 가격표가 붙지 않은 대자연의 생태서비스 가치를 간과한다. ... 2010년 미국에서 비시장 노동의 대체 비용을 추정한 결과 하한 추정치는 전통적으로 추정된 GDP의 약 44퍼센트에 이른다. 이 추정치는 아동을 보호 감독하는데 투입한 시간까지 포함한 것이다. - P110

어머니나 대자연에게 시장 중심 추론을 적용하는 접근은 단순히 시장을 더 확장해서 시장을 되찾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런 접근은 근본적으로 비시장적 과정의 경제적 중요성을 더욱 감추는 결과를 낳는다. - P121

시장 소득 차이에 따라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여 평가하는 관행은 여전하다. 예를 들어 미국 정부는 불법행위법의 판례를 따라서 9.11 세계무역센터 공격으로 희생된 이들의 가족에게 피해 보상금을 지급했다. 보상액을 결정할 때 희생자의 미래 예상 수입의 가치에 큰 무게중심을 두었다. 그 결과 여성을 잃은 가족은 남성을 잃은 가족보다 평균적으로 훨씬 적은 피해보상금을 받았다. 값이 매겨지지 않은 재생산 노동의 경제적 기여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관행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이다. - P125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이 개인적 만족이나 심리적 소득의 형태로 보상 성격의 임금을 받는다는 주장도 있다. 신고전파 경제학자는 대개 그렇게 주장한다. 그러나 개인이 항상 선호하는 바를 선택하지는 않으며 돌봄에 대한 선호는 개인을 취약하게 만든다. 경제적 자원을 가지지 않은 여성은 과도한 돌봄 요구에 시달린다. 특권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일을 남성이건 여성이건 할 것 없이 다른 사람에게 떠넘겨버리기 때문이다. 선호이든 특권이든 여성에게 강요된 의무가 여성 집단을 약자의 지위로 몰아넣는 인과적 현상을 무효화하지 못한다. - P126

사회적 재생산은 계급의 사회적 재생산을 훨씬 넘어선다. 금융 자본은 집단에 기반한 경제적 이점의 유일한 원천이 아니다. 가치있는 숙련을 개발하고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회 연결망에 결합할 수 있는 기회는 인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의 축적을 촉진하여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불평등을 만들어낸다. 가족과 지역사회, 국가와 기업은 인간 역량의 재생산과 인간 지식의 발전, 다양한 형태의 경제적 이점을 세대에서 세대로 전파하는 중요한 장소이다. - P127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재생산의 사회적 조직화의 경제적 결과를 줄곧 무시했다. 재생산에 대한 헌신의 가치가 젠더와 연령, 성적 취향에 따른 불평등을 감추고 있음에도 이것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기에 소비와 생산, 투자를 경제적으로 잘못 측정하는 결과를 낳았다. 타인을 돌보는 비용의 분배를 둘러싸고 계속되는 긴장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집단 갈등의 중요한 차원을 감추고 말았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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