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The Greek Gods


신들의 이름은 별로 나오지 않고, 제우스가 뭘 해서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게 만들었는지가 나온다. 인간들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을 보고 인간이 너무 많다며 인간을 좀 줄여야겠다- 라고 해서 시작되었다고... 그런데 왜 하필 황금 사과를 만들어 여신들끼리 싸우게 하는가. 그리스인들은 '아름다움'을 중요하게 여겼고 뭐 지금 사람들도 그렇다. 그게 뭐 그리 중요하다고... 죽고 나면 다 소용없지. 아, 신이라 안 죽는구나... 다른 옛날 이야기도 그렇겠지만 그리스의 신화나 옛날 이야기에서도 여성이 상당히 홀대 받는다. 


얼마 전 <성 정치학>에서 읽었는데, 아테나는 여신이지만 어머니의 몸을 빌리지 않고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나 전쟁과 지성의 신으로 숭상받는다. 그리고 오레스테스가 (딸을 죽인 남편을, 그러니까 오레스테스의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인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죽이고도 용서받는다. 


"어미는 아이를 자기 자식이라고 부를 수 없다. 

 어미는 진정한 부모인 아비가 뿌린 어린 씨를 잘 자라게 보살피는 보모에 불과하다. 

 그래서 운명의 신이 아이에게 인정을 베푼다면 

 어미는 친구의 식물을 돌봐주는 것처럼 아이를 돌본다. 

 ...

 아비가 어미 없이 아이를 낳는 것이다."


 이렇게 말한 아폴로는 아테나를 불러내고 


 "우리가 자궁이라는 어두운 요람에서 결코 자란 적이 없는

  올림포스 신 제우스의 딸을 증인으로 세웁니다."

 

 아테나는 오레스테스의 어머니 살해를 정당화 해준다.

 


 "나에게는 나를 낳아준 어머니라는 것이 없다.

  그러니 만사에 아버지의 주장과 남성의 우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내가 결혼할 때는 예외겠지만.

  그러니 남편을 죽인 여자를 죽이는 것은

  남편 때문에 겪은 슬픔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고 판결하노라."

  

여신이 가부장제의 합리화를 돕는 순간이다. 


... SOW 얘기는 별로 안하고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얘기만 썼네.

여튼 그리스 신화 별로다. 



24. The Wars of Greeks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싸우다가, 페르시아가 침략하자 힘을 합쳐 맞서 싸우다가, 페르시아를 물리치고서는 다시 또 싸우다가 망했다.


아테나를 섬기던 신전 파르테논 Parthenon 에 있던 frieze는 '엘긴 마블' 이라는 이름으로 대영 박물관에 별도의 전시실에 보관되어 있다. 전시실에 극히 일부만 전시되어 있는데도 볼 게 많았었다. 실제로 아테네엔 거의 기둥과 뼈대만 남아있다 (2007년에 갔을 때 복원 중이었는데 어떻게 복원되었는지 궁금. 원래도 뭐 별거 없어서 그리 아쉽지는 않았다) 전시실 정보가 있나 해서 찾아봤는데 대영 박물관 홈페이지에 잘 정리되어 있는 것 같지는 않고, Parthenon이라는 검색어로 검색하니까


Parthenon | British Museum

related objects 가 1280개. (각종 드로잉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스에서는 환수를 요청하고 있지만 영국은 오스만 제국이 그리스를 지배하던 시절에 허가를 받고 사왔다는 핑계로 거부중이라고 한다. 단기대여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나... -_-



25. Alexander the Great


남의 나라 왕 (필리포스)를 bully 라니... 저자는 그리스, 서구를 마음의 고향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저자만 그런게 아니라 여러 책에서 마케도니아는 항상 야만적인 나라로 표현한다고 느꼈다. 


Alexander도 sulking 삐져있다(?) 고 표현하는 등.. 점점 은연중에 드러내는 관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 중이다.

그래도 Alexander the Great 이건만.


기분 탓인지 언젠가부터 좀 재미가 없다... 



26. The People of the Americas


페루와 멕시코 문명을 소개. 


If you were an Olmec, it was much more fun to be rich than to be poor.


이 문장 전에는 멕시코 언덕 위에는 중요한 사람들 - leaders, priests, and rich men - 이 살고 언덕 아래에는 poor people과 farmer가 살면서 곡식을 길러서 중요한 사람들이 먹도록 갖다 바쳤다_ 라고 말한다. 그런 다음에 poor 보다 rich people 로 사는게 훨씬 더 재미있다고?


쉽게 말하려고 much more fun 이라는 말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완전 자본주의적 관점 아닌가... 물론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지구에서 가장 자본주의가 성행하는 미국에서 자랄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농부는 곡식을 길러서 '중요하고' 부유한 사람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하고 그 일은 재미가 없다 는 시그널을 은연중 독자에게 주고 있다.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 아닌, 곁들이는 문장들에서 특히 이런 고민없고 배려없는 내용들이 많다. 이런 문장들은 저자가 교육자로서 바람직한 가치관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시점에서 글에 포함시키기 적절한 문장을 요즘 읽고 있는 <페이드 포>에서 발견했다.




오늘날 우리 딸들이 그렇듯 원래 그런 것이라고, 이것이 우리이고, 우리의 쓸모라는 그 메시지를 받으며 자랐다. 


- <페이드 포> 404쪽, 흑인 페미니스트 베드니타 카터의 말 중 인용




이 문장은 흑인 거주 지역에 성매매와 관련된 업소가 있어서 흑인 여성들 그리고 흑인 여성들의 성을 구매하는 사람 중 다수인 백인 남성들로 하여금 흑인 여성의 성매매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이야기에서 나왔다. 위에 언급했던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부유한 사람들 그리고 '중요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가난한 사람이나 농부는 중요하지 않고, 부유한 사람이나 리더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은연 중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much more fun 하다니 나도 부자이고 중요한 사람이 되어야지 라고 생각하겠지. 이렇게 중요하지 않은, 사실이 아닌 것들에서 아이들은 오히려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아이가 (아마도 서재에서 내가 활동하는 것 때문에) 이 책을 읽어보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나는 이 책을 아이에게 읽히지 않을 생각을 굳혔다. 이 책이 역사서로서보다 영어 공부하기에 좋은 책일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영어 공부하기에 좋은 책은 많을 테고, 이 책을 굳이 역사서로 읽히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다. 



단발머리님께서 수전 와이즈 바우어가 서재에서 호강한다고 하셨는데, 정말 그 표현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영어 공부만 아니면 (공부가 되는지도 잘은 모르겠다 - 읽기 전에 한 번 듣고 그 다음에 읽으니 listening 연습은 좀 되는 듯) 이렇게 여러 개의 글을 쓰면서 (요즘은 까고 있기는 한데) 이 책 얘기를 하고 있는지 회의가 드는 중이다. 



그렇지만 <9번의 일> 같은 책 얘기는 쓰기 힘드니까 이거 올리고 마저 일이나 해야지.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정부는 과학 기술 관련 예산을 마구 줄여버렸고, 인력은 있는데 인건비가 없고, 대책도 없고, 방향도 없고, '무정부 상태' 라는 말을 들었다. 그렇지만 올해 평가 그리고 내년 계획은 준비해야 한다. 천공이 우리나라는 과학 직접 할 필요 없다고, 다른 나라 꺼 보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지.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다른 나라가 자기들 돈 들이고 힘들여 한 거 다 보여줄 지도 모르겠지만 보기만 하고 따라하는 건 쉽냐, 돈 안드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으로 한 번, 예산 감축으로 또 한 번 고용이 불안정해진 젊은이들이 안타깝다. 이 분야에서만 그런 건 아닐텐데 '무정부 상태' 라는 말도 우울했고.    



* 비정규직-정규직 전환으로 고용이 불안정해졌다고 너무 간단하게 써서 덧붙인다. 2018년부터인가 준비 기간을 거쳐서 각종 공공기관에서 그동안 임시적으로 고용해왔던 비정규직 인원들을 2020년까지 정규직- 정확하게는 무기계약직, 정규직과는 급여테이블 및 고용 조건이 다르다- 으로 전환했다. 그 전환 조건과 절차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결과만 놓고 볼 때 그 전환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인원들에 상대적으로 안정한 고용을 보장했다. 그러나 이후 몇 년간 정규직을 전혀 뽑을 수 없게 되었고, 계약직 형태의 고용도 여러 조건을 걸어 제한해왔다. 그래서 2020년 이후부터 취업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취업이 무척 어렵다. 퇴사자가 있을 때만 신규 고용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래서 다시 여러 편법적인 형태의 계약직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예산 감축으로 몇몇 기관은 계약직 직원들에게 내년 재계약이 불가능하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현재 납득하기도 어렵고 예상하기도 어려운 상태로 불안감만 계속 커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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