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억제 문제]
앨런 튜링Alan Turing과 고든 무어는 소셜 미디어, 밈meme, 위키피디아, 사이버 공격의 등장을 막기는커녕 예측할 수조차 없었을것이다. 원자 폭탄이 발명된 지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원자 폭탄개발자들은 헨리 포드가 자동차 사고를 막았던 것처럼 핵전쟁을막을 수 없었다. 기술이 안고 있는 피할 수 없는 과제는 발명가가자신의 발명품을 세상에 소개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발명품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만다는 것이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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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한테." 나는 말했다. 

"이 집을 학생들을 받는 하숙집으로바꾸라고 얘기했었죠 그보다 더 좋은 일을 할 수도 있겠죠. 거지들을위한 쉼터로 바꿀 수도 있을 거예요. 무료 급식소와 숙소도 운영할 수있겠죠 하지만 안 해요. 왜냐고요? 이 나라에서는 자선의 정신이 사라졌기 때문이에요. 자선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코웃음을 치고 자선을행하는 사람들은 절망스러운 마음으로 행하죠. 자선이라는 게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지 않는데, 자선을 뭐하러 하죠? 당신은 자선이 어떤 거라고 생각해요? 공짜 수프? 돈요? 자선은 마음을 의미하는 라틴어단어에서 유래했어요. 주는 것처럼 받는 것도 어려운 법이에요. 그만큼많은 노력이 필요한 거라고요. 당신이 그걸 알게 됐으면 좋겠네요. 그냥 누워 있지만 말고 뭔가를 배우길 바라요"

거짓말이다. 자선, 즉 카리타스 caritas는 마음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말이다. 하지만 내 일장 연설이 잘못된 어원에 기초하고 있다고 한들무슨 상관이냐? 내가 얘기를 해도 그는 거의 듣지 않는다. 어쩌면, 새처럼 날카로운 눈매를 하고 있음에도, 그는 내가 알고 있는 정도 이상으로 술에 취해 정신이 없는지도 모른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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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화이트홀이란 무엇일까요?

오늘날 우리는 하늘에서 많은 블랙홀을 볼 수 있지만,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블랙홀을 보기 전에도 이미 그것에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방정식 덕분에 블랙홀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있었죠. (마르세유에 있는 우리부서장과 같은) 많은 사람들이 블랙홀의 실제 존재를 의심했지만 (너무 이상하다나요.) 블랙홀은 이론가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대상이었죠. 방정식의 해이니까요.
화이트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인슈타인 방정식의한 해인 것이죠. 그래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그것은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또 다른 해가 아닙니다. 
블랙홀을 기술하는 것과 동일한 해이지만, 시간 변수의 부호를 반대로 쓴 것입니다. 동일한 해를 시간을 거꾸로 돌려서 본 셈이죠. 화이트홀은 블랙홀을 촬영하고 그 영상을 거꾸로  재생할 때 나타날 모습인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은 모든 기초 물리학의 방정식과 마찬가지로 시간의 방향을 특정하지 않고, 과거와 미래를 구별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어떤 과정이 일어날 수있다면, 동일한 과정이 시간적으로 역으로 일어날 수도있음을 말해줍니다.

만약, 블랙홀이 여정의 끝에 도달해 공처럼 튀어 올라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이전에 지나온 길을 되돌아간다면 그것은 화이트홀로 변한 것입니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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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인을 기다리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74
J. M.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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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은 역사 속에 존재하고, 역사에 반해 음모를 꾸미도록 운명지어져있다. 제국의 속마음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 있을 뿐이다. 어떻게 하면 끝장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죽지 않고, 어떻게 하면 제국의 시대를 연장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

 제국은 낮에는 적들을 쫓아다닌다. 제국 은 교활하고 무자비하다. 제국은 사냥개들을 이곳저곳에 파견한다. 밤이 되면, 제국은 재앙에 대한 상상을 먹고 산다. 도시가 약탈당하고, 사람들이 강간당하고, 죽은 사람의 뼈가 산처럼 쌓이고, 드넓은 땅이 황폐해질지도 모른다는 상상 말이다. 말도 안 되는 미친 상상이지만 전염성이 강하다. 

부드러운 호숫바닥 진흙을 밟으며 물살을 가르고 있는 나도, 충성스러운 졸 대령보다 그러한 생각에 덜 감염된 건 아니다. 끝없는 사막에서 적을 쫓아다니고, 칼집에서 칼을 꺼내 야만인들을 연거푸베어 쓰러뜨리다가, 동료들이 박수를 치고 공중에 축포를 쏘아대는 가운데 ‘여름별궁‘으로 통하는 청동 문을 기어올라, 영원한 지배를 상징하는 뒷발로 선 호랑이가 받치고 있는 지구의를 쓰러뜨릴 운명을 타고난 야만인(당사자가 아니라면 그의 아들 혹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그의 손자)을 마침내 찾아내 죽이는 상상을 하는 졸 대령보다 내 감염의정도가 덜한 건 아니다. - P219

"어떤 사람들이부당하게 고통을 받으면, 그 고통을 목격한 사람들은 수치심 때문에 괴로워하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나 자신을 위로해봐도 마음이 편치 않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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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공간이고, 인생은 인생이다. 어디를 가나 똑같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노고로 편하게 먹고사는 나에게는 여가시간을 때우기 위한 문명화된 악습도 없다. 그래서 나는 우울함에 맘껏 젖어 텅 빈 사막에서 특별한 역사적 비애를 찾으려 하는 것이다. 헛되고 한가하고 잘못된 짓이다! 아무도 나를 보고 있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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