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하나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더 이상 다른 것을 기다리지 않는다.
- [ 이 사람을 보라 ]

<오랫동안 심연을 들여다보면 그 심연 또한 너를 들여다보게 된다.>

괴물과 싸우는 자는 자신이 그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오랫동안 심연을 들여다보면 그 실연 또한 너를들여다보게 된다.
나는 너무 오랫동안 고독과 함께 지냈다. 나는 침묵마저 잊어버렸다. 식인종의 나라에서 고독한 자는 홀로 있을 때 스스로를 먹어치우고, 대중과 함께 있을 때는 대중이 그를 먹어치운다. 그러니 어느쪽이든 망설이지 말고 택하라. - P35

<허물을 벗지 못하는 뱀은 소멸한다.>
기존의 주장을 바꾼다는 것은 옷을 바꿔 입을 때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정신적 청결이 요구된다. 그러나 어떤 인간들은 허영의 요구로 자신의 주장을 버릴 때가 있다.
사람들은 신념이 위대한 정신의 특성이길 바라지만 실상은 회의, 비도덕성, 공인된 신앙처럼 포기할 수 있는 것들이야말로 위대한 정신의 속성이다. 카이사르, 나폴레옹, 호메로스, 아리스토파네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괴테처럼.
허물을 벗지 못하는 뱀은 소멸한다. 새로운 의견을 방해받은 정신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의견이 중단된 정신은 더 이상 정신으로 활동할 수 없다. - P49

<허루의 3분의 2를자신을 위해 사용할 수 없다면>
사회는 자신의 그늘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불행이나고독을 느낀다면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우리는 고독을 떠올릴 때마다 죄를 짓는 것처럼 불안해하는것이다.

서쪽으로 갈수록 현대인의 초조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미국인은 유럽인들이 모두 조용한 정서를 사랑하고 즐기고있다는 상상에 빠지곤 하는데, 실제로는 유럽인 대부분이 꿀벌이나 말벌처럼 정신없이 날아다니고 있다. 이 같은 소란으로 발전한 문화는 결코 열매를 맺을 수 없다. 그들이 이룩한문명은 마치 계절의 변화를 잘못 판단해 너무 일찍 허물을벗어 던진 애벌레와 같다.

우리의 문명은 새로운 야만에 이르렀다. 현대처럼 활동가가 문명을 장악한 적은 없었다. 고요한 침묵은 이제 인류가 거쳐야 할 필연적인 교육 중 하나가 되었다.
활동가는 보다 높은 수준의 활동에 거부감을 드러낸다.
여기서 말하는 좀 더 높은 수준의 활동이란 개성적인 활동을 뜻한다. 그들은 관리, 상인, 학자로서 활동하며 많은 장르를 개척했지만, 특정한 덕목을 갖춘 개인으로 활동하지는 못한다. 이런 점에서 비춰볼 때 한마디로 그들은 나태하다.

어느 시대나 그렇듯이 오늘날에도 인간은 노예와 자유인으로 분리된다. 만약 하루의 3분의 2 정도를 자신을 위해 사용할 수 없는 인간이라면, 그가 정치가이든 상인이든, 혹은관리나 학자이든 그저 노예일 뿐이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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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병을 통해 나의 철학을 얻어냈다. 마치 젖은 나무처럼 서서히 불에 태워지는 고통, 그 기나긴 고통의 순간이 철학자를 심오하게 만든다. 물론 이런 고통이 우리를 개선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안다. 고통은 인간을 다만 심오하게 만들 뿐이다. 그리고 심오해진 인간은 삶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인생을 하나의 문제로 의식하게 된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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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의 핵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
조셉 콘라드 지음, 이상옥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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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자네들이 보다시피, 나는 그때 거기서 커츠를 뒤따라가지 않았어. 나는 죽지 않았던 거야. 나는 살아남아서 그 악몽을 끝까지 꾸었고 다시 한번 커츠에게 신의를 지켜야했네.
운명이었어. 내 운명이었단 말이네. 

인생이란 우스꽝스러운 거야. 어떤 부질없는 목적을 위해 무자비한 논리를 불가사의하게 배열해 놓은 게 인생이니까. 우리가 인생에서 희망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은 우리 자아에 대한 약간의 앎이지. 그런데 그 앎은 너무 늦게 찾아와서 결국 지울 수 없는 회한(悔恨)이나 거둬들이게 돼. 

나는 죽음을 상대로 씨름해 왔어. 그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다툼 중에서도 가장 맥 빠지는 다툼이야. 어떤 막연한 회색 공간에서 그 다툼을 하게 되는데, 발로 딛고 설 땅이 없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으며, 구경꾼도 없고, 소란도 없고, 영광도 없고, 승리를 향한 커다란 욕구도 없고, 패배에 대한 커다란 두려움도 없으며, 미지근한 회의(懷疑)로 가득한 진저리 나는 분위기 속에서, 우리 자신의 정당성에 대한 믿음도 없고 우리의 적수인 죽음에 대한 믿음은 더 더구나 없이 다투기만 하는 거야.

만약 이런 것이 궁극적 지혜의 형식이라면 인생은 우리 몇몇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풀기 어러운 수수께끼가 돼. 나는 삶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마지막 기회를 간발의 차이로 놓쳤지만, 어차피 내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말 것을 알고 굴욕감을 느꼈을 뿐이야. - P162

 우리를 구원해 주는 것은 능률이야. 능률에 대한 헌신이지. 그러나 이 로마인들은 참으로 변변찮은 사람들이었어. 그들은 식민지 개척자도 못 되었거든. 그들의 통치는 착취 행위에 불과할 뿐 그 이상은 아니었으니까. 그들은 정복자들이었어. 정복자가 되가 위해 필요한 것은 포악한 힘뿐인데 그런 힘을 가진 것이 자랑거리는 아니야. 
왜냐하면 누가 그런 힘을 가졌다고 해도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약하다는 사실에 기인하는 우연한 결과에 불과하기 때문이야. 그들은 그저 얻을 수 있는 것을 얻기 위해 손에 잡히는 것을 다 움켜잡았을 뿐이야. 그것은 폭력적인 강도 행위요, 대규모로 자행되는 흉측한 살인 행위에 불과했는데, 사람들은 맹목적으로 그 행위에 덤벼들었어. 그것은 일종의 암흑 세계를 다루는 사람들에게나 아주 적합한 행위지. 이 세계의 정복이라는 것이 대부분 우리와는 피부색이 다르고 우리 보다 코가 약간 낮은 사람들에게 자행하는 약탈 행위가 아닌가. 그러므로 그 행위를 곰곰이 들여다보면 아름답지않아. 

그런 꼴사나운 행위를 대속(代)해 주는 것은 이념밖에 없어. 그 행위 이면에 숨은 이념이지. 감상적인 구실이 아니라 이념이라야 해.  그리고 그 이념에 대한 사심 없는 믿음이 있어야지. 이 이념이야말로 우리가 설정해 놓고 그 앞에서 절하며 제물(祭物)을 바칠 수 있는 무엇이거든..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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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마음을 가진 사람은 어두운 꿈만 꾸지. 더욱 어두운 마음을 가진 사람은 꿈조차 꾸지 않는단다." - P16

"왜 내가 부자들을 싫어한다고 생각해?"
그날 밤 쥐는 그렇게 물었다. 그렇게까지 이야기가 진전된 건 처음이었다.
모르겠다는 식으로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분명히 말해서 부자들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 손전등과 잣대가 없으면 자기 엉덩이도 긁지 못한다고."

‘분명히 말해서‘란 쥐가 걸핏하면 내뱉는 말버릇이었다.
"그래?"

"응. 녀석들은 중요한 일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 생각하는 시늉만 할 뿐이지⋯⋯⋯ 왜 그런 것 같아?"
"글쎄"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 물론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약간의 머리가 필요하지만, 계속 부자로 있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아. 말하자면 인공위성에 휘발유가 필요 없는 것과 같은 논리지. 빙글빙글 같은 곳을돌기만 하면 되는 거야. 하지만 나나 너는 그렇지가 않아. 살아가기 위해서는 계속 생각해야 하거든. 내일 날씨에서 욕조의 마개 사이즈까지 말이야. 안 그래?"
- P23

"하지만 지난번엔 의논하려고 했쟎아?"
"그랬지. 그런데 하룻밤 생각하고 그만뒀어. 이 세상에는 어떻게 손써볼 수 없는 일도 있더라."

"예를 들면?"
"예를 들면 충치 같은 거야. 어느 날 갑자기 쑤시기 시작해. 누가 위로해줘도 통증은 멈추지를 않아. 그렇게 되면자기 자신에게 무척 화가 나기 시작하지. 그리고 그다음엔 자신에게 화를 내지 않는 녀석들한테 견딜 수 없이 화가 나기 시작하는 거야. 알겠어?"
"조금은."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잘 생각해봐. 조건은 모두 같아. 고장 난 비행기에 함께 탄 것처럼 말이야. 물론 운이 좋은 녀석도 있고 나쁜 녀석도 있겠지. 터프한 녀석이 있는가 하면 나약한 녀석도 있을 테고, 부자도 있고 가난뱅이도 있을 거야. 하지만 남들보다 월등히 강한 녀석은 아무 데도 없다구. 모두 같은 거야.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는 자는 언젠가는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겁을 집어먹고 있고, 아무것도 갖지 못한 자는 영원히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게아닐까 걱정하고 있지. 모두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빨리 그걸 깨달은 사람은 아주 조금이라도 강해지려고 노력해야 해. 시늉만이라도 좋아. 안 그래? 강한 인간 따윈 어디에도 없어 강한 척할 수 있는 인간이 있을 뿐이야." - P133

"십이 년, 십삼 년 전쯤.. 아버지가 병에 걸린 해야. 그전의 일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계속 좋지 않은 일만 일어났어. 머리 위에선 언제나 나쁜 바람이 불고 있어. "

" 바람의 방향도 때가 되면 바뀔 거야." - P159

모든 것은 스쳐 지나간다. 누구나 그걸 붙잡을 수 없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 P169

한낮의 빛이 밤의 어둠의 깊이를 어찌 알겠는가. (니체의 말 인용)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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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코치 :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목사님, 제가 보기에는 국민들을 죽도록 겁에 질리게 만드는 데 ‘폭동 선동‘만 한 말은 없는 것 같습니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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