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모른 척하는 것도 지혜다

홀로 지혜롭기보다 무리와 함께 미치는 게 낫다. 정치인이 항상 하는 말이다. 만약 모든 사람이 미쳤다면 아무도 미친 자라 취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리석은 대중 가운데 혼자 지혜롭다면 홀로 미친 사람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물살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다. 가장 훌륭한 지혜가 무지에서 나올 때가 있고, 모른 척하는 것도 지혜일때가 있다.
사람은 모름지기 타인과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이며 대다수의 사람은 무지하다. ‘완전히 홀로 지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신이거나 야수일 것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나는 이 격언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 ‘홀로 미치는 것보다 무리와 함께 지혜로운 자가 되어라.‘ 물론 괴물이되기를 불사하면서까지 특이한 사람이 되려는 경우가간혹 있기는 하다. - P157

내부를들여다봐라

일반적으로 겉과 속은 다르다. 껍질 속을 들여다보지 않는 무지한 사람은 알맹이를 보고 나서야 진짜 의미를 깨닫는다. 거짓은 항상 먼저 도착하여 어리석은 자를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

반면 진실은 시간의 팔에 기대어 절뚝거리며 제일 늦게들어온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런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진실이 드러날 때를 대비해 힘의 절반을 비축해둔다. 속임수는 매우 피상적이다. 따라서 표면만 봐서는 쉽게 속을 수 있다. 지혜는 구석진 곳에 들어가 숨죽이고 있다.
지혜로운 자만 들어가서 지혜를 본다. - P170

동정심 때문에 불운한 사람과 얽히지 마라

한 사람의 불운은 다른 사람에게 행운이 된다. 불운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으면 운 좋은 사람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운한 사람은 꼭 다른 사람의 동정심을 자극하여 쓸데없는 호의를 베풀게 만든다. 번성할 때는 모두에게 미움받던 사람이 반대로 역경에 빠져 모두의 호의를 사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복수심이 하루아침에 동정심으로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운명이 이렇게 인생의 판을 흔들 때는 주의해야 한다.
불운한 사람과 어울리는 사람은 어디든 있다. 어제 행복하게 높이 날던 사람이 오늘은 비참한 모습으로 불행한 사람의 곁을 지킬 수 있다. 이들은 불운한 사람과 어울리는 이유를 자신이 고귀한 영혼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이는 지혜로운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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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수업을 듣는 여자애 아버지를 문병가서 오이를 먹었어. 그랬더니 그 사람도 먹고 싶다면서 아직아작 씹어 먹었어. 그런데 닷새 후 아침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 

그가 오이를 씹을 때 내던 아작, 아작, 하는 작은 소리가 아직도 내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어. 사람의 죽음이란 아주 사소하고 묘한 추억을 남기는 것 같아, 하고. - P334

"넌 뭔가를 착각하는 것 같은데, 사람이 누군가를 이해하는것은 그럴 만한 때에 이르렀기 때문이지 누군가가 상대에게 이해받기를 바라서 그렇게 되는 게 아니야." - P354

"자신을 동정하지 마." 라는 나가사와의 말을 갑자기 떠올렸다.
"자신을 동정하는 건 저속한 인간이나 하는 짓이야." - P413

"인생이란 비스킷 깡통이라 생각하면 돼."

나는 몇 번 고개를 젓고 미도리 얼굴을 보았다. "내 머리가나쁘기 때문일 테지만, 때로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갈 때가 있어."

"비스킷 깡통에는 여러 종류 비스킷이 있는데 좋아하는 것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이 있잖아?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것을 먹어 치우면 나중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는 거야. 나는 괴로운 일이 있으면 늘 그런 생각을 해. 지금 이걸 해두면 나중에는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깡통이라고." - P419

‘죽음은 삶의 대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 잠겨있다.‘
그것은 분명 진실이었다. 우리는 살면서 죽음을 키워 가는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진리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나오코의 죽음이 나에게 그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어떤 진리로도 사랑하는 것을 잃은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다.
어떤 진리도, 어떤 성실함도, 어떤 강인함도, 어떤 상냥함도,
그 슬픔을 치유할 수 없다. 우리는 그 슬픔을 다 슬퍼한 다음 거기에서 뭔가를 배우는 것뿐이고, 그렇게 배운 무엇도 또다시 다가올 예기치 못한 슬픔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 P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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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천박한 작자들일수록 바람만 조금 바뀌어도 큰소리를 내거나 기가 죽어 버리거나 하는 것이다. - P88

"어떤 사람들한테 사랑이란 그렇게 아주 사소하고 쓸데없는 데서 시작되는 거야. 그런 게 없으면 시작되지가 않아." - P138

‘내가 가장 두려운 것은 그렇게 죽어 가는 거야. 천천히 죽음의 그림자가 생명의 영역으로 파고들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아무것도 안 보이는 어둠이 깔렸고, 주변 사람들도 산사람이 아니라 죽은 사람으로 바라보는 상황. 그런 거 정말 싫어. 절대로 견딜 수 없어, 난."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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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삶의 대국이 아니라 그 일부로 존재한다.

말로 해 버리면 평범하지만 그때 나는 그것을 말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공기 덩어리로 몸속에서 느꼈다. 문진 안에도 당구대 위에 놓인 빨갛고 하얀 공 네게 안에도 죽음은 존재다. 우리는 그것을 마치 아주 작은 먼지 입자처럼 계 속으로빨아들이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때까지 나는 죽음이란 것을 완전히 삶에서 분리된 독립적인 존재로 이해했다. 다시 말해 ‘죽음은 언젠가 우리를 잠아 챌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자면 죽음이 우리를 움켜쥐는 그날까지 우리는 죽음에게 붙잡히지 않는다‘라고. 그것은 나에게 너무도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었다. 삶은 이쪽에 있고 죽음은 저편에 있다. 나는 이쪽에 있고 저쪽에 있는 게 아니다.
...
삶의 한가운데에서 모든 것이 죽음을 중심으로 회전했다.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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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플레이를 상대할 땐 말이야, 완벽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이점(利點)을 추구해야 돼」  - P276

「사람마다 동정할 수 있는 마음의 용량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어. 만약 우리가 그런 동정심을 사소한 것에 다 모두 써버린다면 우리는 정말 중요한 일,그러니까 세상의 이치라는 핵심에는 접근하지 못하게 돼. 나의 이런 생각을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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