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강렬한 크롬 엘로(chrome yellow)가 갈색으로 변색되고 있다는 소식이 안타깝다.

가난한 예술가의 삶은 또 이렇게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고흐가 노란색 물감에 집착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고흐가 압생트(absirthe)란 독주를 너무 과하게 마셔 주변 사물이 노랗게 변하는 황시증(說經)에 걸렸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내기도 했다. 압생트에 함유된 투존(thujione)이라는 테르펜 성분이 신경에 영향을 미쳐 환각 증세를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후대의 연구에 따르면, 압생트에는 환각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음이 밝혀졌다. 단지 도수가 70도 정도로 높은데, 여기에 각설탕을 넣어 마시는 음용법 때문에 자주 과도하게 마시게 되어 알코올 중독에 빠질 위험이 높은 것이다.
결국 고흐가 노란색을 즐겨 썼던 이유는 죽기 전 불꽃 같은 예술 혼을 태웠던 남프랑스의 강렬한 태양이 노랗게 이글거렸기 때문이다. - P23

고흐는 노란색 계통의 물감을 즐겨 썼고 그 중에서도 크롬 옐로를 많이 사용했다. 크롬 옐로는 납을 질산 또는 아세트산에 용해하고, 중크롬산나트륨(또는 나트륨) 수용액을 가하면 침전되어 생성된다. 다시 이 반응에 황산납 등의 첨가물을 가하거나 pH(수소이온농도지수)를 변화시키면 담황색에서적갈색에 걸친 색조가 생긴다.

크롬 옐로는 값이 싸서 고흐처럼 가난한 화가들이 애용했다. 하지만 납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대기오염 중 포함된 황과 만나면 황화납(PbS) 이되는데 이것이 검은색이다. 그러므로 현대 산업사회로 접어들수록 변색의 우려가 크다. 특히 오랜 시간 빛에 노출되면 그 반응이 촉진되는 문제가 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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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2-01-08 2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당시 와인업자들이 압생트에 대한 나쁜 썰을 많이 퍼뜨렸다는 얘기 그리고 밀주나 나쁜 품질의 압생트가 문제가 되기는 했다고 하네요 시간이 흐르면 아트도 영원하진 않네요

스텔라 2022-01-09 00:08   좋아요 1 | URL
언제나 기득권이 힘를 행사하네요. 예술작품들이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어요. 영원한 것은 없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