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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에서 답을 찾다 - 모든 시작점은 '나'가 아니라 '하나님'이어야 한다 ㅣ 조정민 목사의 창세기 돋보기 1
조정민 지음 / 두란노 / 2020년 10월
평점 :
그런 삶에서 탈출하는 것이 바로 구원이요 엑소더스(Exodus), 곧 출애굽입니다.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기억을 더듬어 뿌리를 찾는 데서부터 구원은 시작됩니다. 23쪽
성경 일독을 시도할 때마다 출애굽기에서 멈춘 적이 많았다. 이 구절을 읽고 나니 그 동안 똑같은 내 삶에서 탈출하지 못한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스스로 하나님을 떠나 안주했던 삶이 이유가 내 존재의 ‘뿌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가 아니었을까?
하나님은 우리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아닌 생명나무를 선택함으로써 피조물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기억하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기를 바라고 자유의지를 주셨을 것입니다. 사랑은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110쪽
교회를 나가게 되면서 나 역시 가장 믿기 힘들었던 부분은 이어령 교수님처럼 ‘창조, 부활, 성령’이었다. 그리고 나중에야 성령을 경험하게 되면서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지만, 오랫동안 마음 속 비밀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사실을 믿지 못한다면 성경의 모든 게 거짓이며, 내 존재도 거짓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자연스레 믿어지게 되었다. 내 믿음이 굳건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도와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올해 칼 세이건의『코스모스』를 읽게 되면서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사실에 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광활하고, 설명되지 않는 것들로 가득한 우주에서 나는 그저 먼지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만드신 이가 하나님이며 계획하셔서 지구를, 인간을, 나를 만드셨다고 결론을 짓고 나니 모든 게 설명이 되었다. 하나님의 온전한 뜻을 모르는 어리석은 나지만 그 사실 하나를 깨닫는 것만으로도 내 존재의 의미, 내가 어디로 향해할지가 설명되었다.
그래서인지 창조부터 시작한 출애굽기 강해 설교를 읽으면서 많은 의문과 궁금증이 해소됨과 동시에 내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좀 더 또렷해진 듯 했다. 늘 실행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저자의 말대로 온통 코로나 바이러스 탓만 하고 있는 이때에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씀 자체가 내 길을 인도하고 있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아예 심지 말았으면 했던 원망은 사랑으로부터 오는 자유의지였다는 것, 죄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확장되어가는 무서운 것이며, 궁창의 의미에서 아담, 므두셀라, 아담이 오랫동안 살 수 있었는지가 설명되었다. 믿을 수 없다면 보여주심으로 믿게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에서 경외의 하나님을 온전히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넘치도록 많은 자유를 주셨는데,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는 명령 하나 지키는 게 그렇게 힘든 일입니까? 부부간에 선악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요? 자녀의 성적표를 보고, 선악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 그토록 불가능한 일입니까? 114쪽
창세기를 통해 하나님의 뜻과 내 존재의 의미를 알았다면 이제는 그 사실을 드러내야 한다. 넘치도록 많은 자유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함은 하지 못할망정,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내서 하는 내 행동과 생각, 말들이 당연히 부끄러웠다. ‘신앙은 무엇을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는데, 굳이 하지 말라는 것을 하면서 괴로움을 보태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면 모든 게 명확해진다. 인간이기 때문에 때론 흔들릴 수 있고, 감정이 치솟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내 삶의 주인이 하나님이며 나는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우리 신앙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하나님이 우리를 데려가시는 것입니다. 우리를 이 땅에 버려두지 않고, 데려가시는 것이 목적입니다. 223쪽
이 땅에 보내신 이가 하나님이시지만 만약 이 땅에 내가 버려진다면 하나님의 목적에서 빗나간 것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 세상에 나를 보내신 것은 나에게 자유의지를 주시기 위함이 믿어진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나를 데려가신다면 하나님의 뜻에 도달한 것이 된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나를 때에 맞춰 데려가시도록 거듭나고, 하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도록 살아야 한다. 그 자체가 기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복음이 답을 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