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좀비스' 에 빠지다

레벌루션 No.3 ㅣ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생일 선물을 줄 요량으로 산 책이였다.

그러나 요즘 이 작가의 책을 많이 읽는터라 궁금해서 손이 근질 근질 했다. 마침 생일 선물을 받을 사람도 책을 읽으라고 해서 읽게 되었는데 정말 순식간에 읽어 버렸다.

심히 일본다웠을 뿐만 아니라(말할 필요도 없지..) 주인공들의 매력에 단박에 빠졌으니 그럴 수 밖에.. 어처구니가 없으면서도 꼴통이라고 저급하다고 무시할 수 없는 인물들...

도대체 내가 무슨 이유로 그네들을 그렇게 판단할 것인가.. 하지만 그러면서도 나는 현실속의 그런 젊은이들을 늘 무시하며 살고 있다.

가식적이다.

자칭 '더 좀비스'의 활약상을 말하고 있었다. '좀비스'로 할 것인가. '더 좀비스'로 할 것인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비틀즈도 '더'가 붙으니 '더 좀비스'로 하자는 말에 그들은 '더 좀비스로'로 탄생된다.(아니 이미 되었다.)

왜 그들은 좀비스인가...

일류고등학교에 둘러쌓여 섬처럼 떠 있는 삼류 고등학교에 다니는 그들은 뇌사상태와 같은 머리를 가졌기 때문에 또는 죽여도 죽을 것 같지 않다는 이유로 그들은 좀비스라 불리운다.

그러던 어느날 선생님이 그런말을 한다.

'너희들, 세상을 바꿔보고 싶지 않냐?'라고...

선생님의 의견은 너희같은 유전자와 일류 고등학교 여학생의 유전자가 만났을때 유전자의 균형이 이루어 진다는 것!

그래서 그들은 일류 여자 고등학교를 습격한다. 그들과 유전자 균형을 위해서..

그리고 그들은 달린다. 친구의 묘를 찾아가기 위해서...

또한 그들은 추적한다. 스토커를 잡기 위해..

우여곡절이 있긴 해도 그들은 모두 성공한다.

세편의 단편중에 각 이야기마다 눈에 띄는 캐릭터 들이 있었는데 일명 아기와 야마시타 그리고 순신이다.

아기는 학교 매점에 상담소를 차려놓고 상담을 해주고 야마시타는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는 털털하고 불운한 사나이다.

야마시타가 떴다하면 일이 커진다. 얌전하던 동물들까지 흥분한다.

가장 무게감있고 듬직한 캐릭터는 순신이 아닌가 싶다.

자신은 당하고 살지 않겠다며 싸움의 일인자에다 그리고 늘 철학책과 법학책을 끼고 다니며 그가 논어나 다른 책을 '탁'하고 덮을때에 회의가 시작되는 장면은 진지하면서도 우스웠다.

분명히 가망성이 없어 보이는 그들이면서도 일류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보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을 것 같은 그들이였다.

하루 하루 성장해 가는 그들을 보며 나의 유년시절이 떠올랐던걸 왜일까? 나의 머리는 '더 좀비스'에 가입학기에 제격이지만 용기내어 말썽 한번 피워보지 못했다. 그러나 공부 잘하는 아이들보다 나는 가능성이 많다고 스스로를 위로 했다. 지금은 그런 가능성을 발휘하고 있다라는 생각이 드는건 아니지만 언젠가는 그 사실을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들을 보면서 그들이 일류건 삼류건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들의 젊음, 혈기 왕성, 가능성이 부러웠다.

그래서 그들을 빌어 나의 유년시절을 떠올려 본 것이다.

행복했다.

그때도 분명 나도 고민이 많고 고뇌가 많았을 텐데..

왜 그때를 떠올리면 행복해 지는지 모르겠다.

순수함이 있었기 때문일까? 젊음이 있었기에?

아직 나는 충분히 젊은데... 분명 자신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말할 자신, 행동할 자신, 나를 믿지 못하는 불신까지...

지금은 너무나 타락한 내가 부끄러워서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