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날의 파란 하늘 : 바닷마을 다이어리 7 ㅣ 바닷마을 다이어리 7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외톨이가 아니잖아?! 네가 어디에 있든 언니들이 네 언니들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느끼고 있으니까 그렇게 말한 거 아니냐고! (39~40쪽)
7권을 기다린 이유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야기가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과연 스즈가 고등학교 진로선택을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 축구를 선택하자니 언니들과 친구, 정든 곳을 떠나는 것이 싫고 그 모든 것을 선택하자니 축구에 대한 열정이 안타까웠다. 그렇게 스즈의 결정이 변화를 가져올 예정인 가운데 스즈를 좋아하고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후타가 충고를 한다. 언니들과 살기 전에는 혼자라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언니들이 있고 그런 언니들이 있으니 외톨이가 아니잖냐고. 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말에 스즈는 그제야 자신이 축구를 선택하고 정든 곳을 떠나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스즈의 큰 결정으로 뭔가 한시름 놓인 가운데 언니들의 연애에도 변화가 생기고 시간은 흘러간다. 셋째 치카의 남자친구는 함께 했던 셰르파를 애도하러 다시 떠나는데 그곳에서 생기 있어 하는 모습을 보며 잠시 침울해지기도 한다. 첫째 사치도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고 둘째 요시노는 좋아하는 과장의 과거 이야기를 듣고 좀 더 가까워짐을 느낀다. 그런 와중에 스즈는 수학여행을 가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며 일상으로 돌아와 매실도 따고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들에 최선을 다하며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리곤 치카의 임신을 추측하면서 이야기가 끝나는데 다음 이야기에서 맞게 될 또 다른 변화를 감지할 수 있어 다시 기다려지게 만든다.
초반에는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출간이 늦어지는 게 너무 아쉬웠다. 그러다 이렇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차분하게 기다려지고 내 일상의 기록이 쌓이는 것처럼 그들의 일상도 쌓여서 어느 날 갑가지 툭 하고 내 곁으로 와서 읽힘을 맞이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자매 이야기를 보면서 나와 다름에 이질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나도 저렇게 살아갔던 때를 떠올려보고, 지금 주어진 시간들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 것이다. 평범하기 그지없지만 이 평범함 자체도 소중한 것이며 타인이 바라볼 일이 없다 해도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믿음이 생겼다. 이런 생각을 나 혼자만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때론 네 자매의 왁자지껄한 모습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런 시간을 앞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려 한다. 이런 마음가짐이면 네 자매를 지켜보는 것도 내 일상을 바라보는 것도 좀 편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