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풍성한 교회 이야기
김성곤 지음 / 두날개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서른 살에 중고 신입으로 고향에서 먼 타지역으로 직장을 옮겨가면서 내가 다닐 교회를 찾아보는 게 쉽지 않았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이었고 일단 대한 예수교 장로회 교단을 찾아 예배를 드렸지만 이 교회를 다녀야겠단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출퇴근 마을버스에서 한 교회에 관한 광고를 보게 되었고, 내가 살던 고향에서 개척교회를 다닌 터라 일단은 큰 교회로 가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물어물어 그 교회를 찾아갔는데 먼저는 어마어마한 교회 크기에 놀랐다. 그리고 예배 전에 찬양을 듣게 되었는데 큰 교회라 그런지 확실히 다르다는 생각과 함께 순식간에 매료 되었다. 찬양이 끝나고 이어지는 설교 또한 은혜로워서 예배가 끝나고 바로 그 교회에 등록했다.

  그렇게 그 지역에 머무르는 2년 반 동안 꼬박 그 교회를 다녔다. 그리고 청년부에 소속이 되었고 초등부 교사를 맡으면서 양육반 교육을 받게 되었다. 내가 지방에서 다녔던 교회는 작다보니 성도들에게 행해지는 교육도, 여러 사람과 교류할 시간도 여의치 않았다. 그런데 이 교회는 성도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보니 셀 그룹이 아니면 서로를 알기가 힘들었고, 끊임없는 교육과 믿음을 끌어올리고 내면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의 프로그램이 많았다. 그런 프로그램에 등록한다는 것이 어색하고 낯설었지만 교사를 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 얼떨결에 양육반 교육을 들었다. 그리고 날짜에 맞춰 교육을 듣고 직장을 다니면서 그에 따른 숙제도 하고 수련회도 가야 한다는 게 무척 부담스러웠다. 숙제 과정 중 하나가 지정된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것이었는데 처음으로 읽었던 책이 이 책이었다.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해, 그리고 그런 교회를 만들어 낸 프로그램들과 여러 경험들이 녹아있는 책이었다. 읽는 데는 어렵지 않았지만 여전히 무지한 신앙을 가지고 있던 내게 여러 문장들이 콕콕 마음에 박혔다. 작은 교회는 모든 걸 목사님이 감당하시지만 그런 시간이 오래 지속되다 보면 신앙이 한 자리에 머무르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그렇다고 우후죽순 격으로 교회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고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갖다 쓰는 것도 역효과지만 진정한 평신도에서 사역자를 세우는 일은 필요하다고 느꼈다. 사역자라고 해서 꼭 목사나 전도사로 키워야 한다는 건 아니고 좀 더 자신의 믿음을 높이고 그 성장과정을 다른 성도나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사역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이 책에서는 나의 그런 생각을 완벽하게 실현하고 퍼트리고 있는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2천2만 세계비전. 2020년까지 2천 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2만 명의 셀리더를 세워 우리 시대에 주님이 오시도록 하자는 비전. 내가 다녔던 교회에서도 늘 이 2천2만 세계비전을 꿈꾸고 실천하고 있다고 했었다. 하지만 숫자로만 봤을 때 불가능해 보였고 조금은 허황된 꿈이 아닌가란 생각까지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2천2만 세계비전에 관한 의미를 제대로 몰랐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 그 꿈을 키워왔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이 책을 통해서 그 꿈에 대한 상세하고 깊게까지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그 꿈이 실현될 수 있는지 여러 가지 경험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 의미를 조금은 알고 나자 2천2만 세계비전에 조금 더 다가간 기분이 들었고, 내 믿음을 좀 더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육반 교육을 듣는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련소에 들어가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설교를 듣고 그날 꾸려진 셀과 내면의 이야기를 하고 기도하는 시간이었는데 그 하루에 엄청난 은혜를 받았다. 저녁이 되어 통성기도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내 죄를 고백하게 되었고 나도 놀랄 정도의 눈물이 쏟아졌다. 당시에 이런저런 일들로 힘든 일이 있었는데 설마 하루의 수련으로 내 마음이 열릴까 의심하고 있었다. 그러다 마음이 열린 경험을 하게 되었고 곁에서 나를 위로해주고 믿어주는 믿음의 동역자들에게 참 고마운 마음을 느끼게 되었다.

  그런 교회에서 남편을 만나 다시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당시의 뜨거웠던 믿음을 이어가진 못하고 있지만 그때의 경험이 내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었던 건 사실이다. 여전히 개척교회라 성도도 많지 않고 일손도 달리고 자칫 잘못하다간 정체된 믿음을 갖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첫사랑을 회복한다면 내가 그곳에서 겪었던 뜨거운 믿음이든, 지금 이곳에서 갖고 있는 큰 드러남이 없는 믿음이든 하나님의 은혜를 나 몰라라 하는 일은 없을 거란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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