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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집 7 - 대초원의 작은 마을
로라 잉걸스 와일더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석희 옮김 / 비룡소 / 2005년 9월
평점 :
요즘 날씨가 너무 좋아 종종 산책을 나가곤 한다. 며칠 전 나간 산책에서 아이가 감기에 걸려 3일째 복도도 한 번 안나가보고 갇혀 있는 신세다. 감기만 나으면 다시 집근처 산책을 시작하마 다짐하면서 그 허전함을 책으로 달래고 있다. 그나마 요 며칠 밤에 아이가 잘 자주어서『초원의 집』시리즈를 며칠 만에 독파했다. 책을 읽을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로 로라네 이야기,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잘 될 로라의 연애사에도 무한 관심이 갔다.
혹독한 겨울을 보낸 로라네에게 봄이 왔다. 계절상으로 봄이 왔고 작은 마을은 서서히 활기를 띠어 도시화가 되어가고 있다. 로라네는 좀 일찍 그곳에 자리를 잡아서 이제 막 도착한 사람들보다 조금 나았지만 그래도 계획대로 농사를 짓고 수확하려면 자연에 기대는 수밖에 없었다. 늘 열심히 일하는 아빠 덕분에 조금씩 형편이 나아지고 로라도 틈틈이 일을 해서 도움을 주었다. 로라는 선생님이 되기 싫지만 선생님이 되어 돈을 벌어야 언니가 맹인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교사 자격증을 딸 수 있을지, 과연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지 늘 걱정이었다. 그런 고민을 엄마 아빠에게 털어놓을 수 없어 조금 답답하기도 했지만 자신으로 인해 언니가 대학에 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고운 로라였다.
아직 학생이었기에 학교에서 일어난 일들이 많이 실려 있었다. 그럴 때면 로라가 아직 어리다고만 생각되었는데 열다섯 살을 향해가는 로라도 어느덧 숙녀가 되어 있었다. 읍내가 도시화 되어 가면서 사교모임 등 이런저런 문화체험이 늘어나고 그러면서 앨먼조와도 종종 마주쳤다. 앨먼조에게 아직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로라였고 앨먼조도 로라에게 마음을 제대로 드러내지도 않았지만 앨먼조는 로라를 마음에 두고 있음이 짧은 만남에서도 드러났다. 이렇게 소소하면서 건전한 데이트를 할 수 있는 그들이 부러울 정도로 잊어버린듯 하다가도 불쑥 로라 앞에 나타나는 앨먼조가 든든하면서도 애정이 갔다.
로라는 언니의 대학과 교사 일을 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앨먼조를 특별하게 언급하지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야기가 왔다갔다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사춘기의 싱숭생숭 한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어떠한 사건에 대해 실컷 이야기하다가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는지 짤막하게 끝나버리거나 이후의 소식을 전해주지 않을 때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당황스러움보다 궁금증이 더 컸기에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읽는 내내 놀란 것은 당시의 모든 상황들을 세세하게 기록한 내용들이었다. 번역을 어떻게 이렇게 꼼꼼하게 했을까 싶을 정도로 신경 쓴 어휘들. 그리고 당시의 배경이 물씬 묻어나는 상세한 설명과 이야기들이 놀라울 정도였다. 그런 와중에 로라의 고민들과 언니나 주변 인물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기록에만 그치지 않는, 문학의 힘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로라는 결국 교사자격증을 따낸다. 언니는 대학에 입학을 했으므로 로라가 교사생활을 착실하게 하면 언니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로라는 뛸 듯이 기뻐한다. 가족들도 모두 응원해주고 앞으로 로라에게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지 기대가 되었다. 혹독한 겨울을 보낸 뒤라 순조로운 나날들이 조금 불안하게 느껴졌지만 그간 보아온 로라는 어떤 일에도 꿋꿋하게 잘 이겨낼 거란 긍정정인 힘이 있었다. 그렇기에 다음 이야기를 향해가는 손길에는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