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뭐야?
레인 스미스 지음,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하루에도 수없이 쳐다보는 스마트폰. 예전에는 화장실에 갈 때 책이 없으면 불안했는데 지금은 핸드폰이 없으면 불안하다. 전화 올 곳도 급한 일도 없으면서 핸드폰 없이 화장실에라도 들어가면 가져다 달라고 소리칠 정도다. 왜 이렇게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버린 걸까? 얼마 전에는 핸드폰을 쳐다보고 있다 아이가 바운서에서 떨어진 걸 보지 못해 심한 자책감으로 일 년 넘게 해오던 캐주얼 게임을 탈퇴해 버렸다. 그 뒤로 핸드폰을 보는 횟수는 줄어들긴 했으나 블로그, 메일, 일상을 올리는 어플을 수십 번씩 들락날락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어쩌다 나는 이렇게 핸드폰에 중독되어 버린 것일까? 문자메시지도 메신저도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쉽게 넘쳐나는 정보의 바다에 나를 던지고 싶었던 것일까?

 

 

이럴 때 떠오르는 책이 저자의『그래, 책이야!』다.『책이 뭐야?』는『그래, 책이야!』를 읽을 수 있는 독자 보다 더 어린 독자들을 위해 쓴 책이다. 책이 무엇인지를 더 어린 독자에게 어떤 방법으로 알려 주고 있는 것일까? 더 귀여워진 아기 동키와 아기 몽키가 등장하고 책이 무엇인지 쉴 새 없이 묻고 계속 ‘아니’라고 대답한다. 나라면 진작 그런 인내심은 버리고 책이란 이러이러한 것이라고 친절하게가 아닌 악을 쓰며 대꾸하고 더 질문하지 말라고 했을 것이다. 눈높이에 맞춰서 대답해줘야 하는데 때로는 내가 귀찮아 내 멋대로 대답할 때가 허다했다. 다음에 내 아이가 자라면 그땐 인내심을 더 키워야겠지만 이 책을 보고 있으면 과연 나는 이럴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이 생긴다.

 

 

책이 뭐냐고 묻는 질문에 과연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나름대로의 설명을 해주지 않을까란 기대와는 달리 ‘이건 책이야’라고 간단하게 정의해 준다. 어른의 시선으로가 아닌 아기 대 아기의 시선으로 질문하고 대답한다는 것을 잠시 잊었던 것이다. 단순하지만 깔끔한 정의가 아닐 수 없다. 앙앙 깨무는 것도 아니고, 머리에 쓰는 것도 아니고, 컴퓨터처럼 톡톡 거리는 것도 아닌 그냥 책. 과연 나는 타인이 책이 뭐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늘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 건전한 건 건져 올리지 못하고 시간만 허비한 나를 보면서 이 시간에 책을 읽었으면 꽤 많이 읽었을 거란 반성만 하고 있었다. 이 책을 보니 있는 그대로의 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겨야겠단 생각이 든다. 스마트폰으로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는 신념은 좀 더 받아들인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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