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 - 청소년 성장 장편소설 아사노 아쓰코 장편소설 5
아사노 아쓰코 지음, 양억관 옮김 / 해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리뷰를 쓰는 속도보다 책 읽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말이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다 읽어야 책을 놓게 만드는 흡인력 덕분에 리뷰를 위해서 숨을 돌리기가 힘겨울 정도다. 그대로 쭉쭉 읽어나가고 싶지만, 다음 이야기를 더 재미나게 읽기 위해서 정리를 해 둘 필요가 있다. 더욱 더 흥미진진해져 가는 야구와 함께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기에.

 

  닛타히가시 중학교 야구부가 활동 중단된 것 때문에 다쿠미와 고 뿐만 아니라 감독인 마코토 선생님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3학년 선배들이 마찰을 일으킨 것 때문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다쿠미와 고는 조금씩이나마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오토무라이(마코토 선생님 별명이니 그렇게 부르도록 하자!) 감독은 뜬금없이 둘 가운데 나타나 포수로써 다쿠미의 공을 받아 본다. 그 일로 활동 중단에 대한 약간의 마찰이 다쿠미와 오토무라이 감독 사이에 있었지만, 다행히도 교장은 여름방학이 끝남과 동시에 활동 재개를 허락해 주었다. 아이들도 오토무라이 감독도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활동에 임하는데 오토무라이 감독은 첫 연습에서 이상한 제안을 한다. 갑작스런 홍백전을 펼치고 홍군은 3학년을 중심으로 한 주전 팀, 백군은 1,2학년을 중심으로 게임을 하라는 것이다.

 

  닛타히가시 중학교 야구부가 그렇게 잘한다고 할 수 없지만, 오토무라이 감독은 홍백전을 통해서 아이들을 제대로 파악해보려는 의도가 있었다. 아이들이 경기를 통해 실력과 잠재력은 물론 경험을 쌓아보는 계기를 노린 것도 있었다. 3권에서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되어있는 홍백전은 무척 흥미진진했다. 3학년과 1,2학년으로 팀을 나눠 놨으니 실력 차가 클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여러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들과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아이들도 있었고, 여전히 다쿠미와 마찰을 일으킨 3학년 선배들은 껄끄러웠다. 그러나 모두 성실하게 게임에 임했고, 경기는 예상을 뒤집으며 백군의 승리로 끝났다. 그 경기로 인해 같은 팀끼리 서로를 알아가는 계기가 되어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오토무라이 감독은 또 다시 이상한 제안을 한다. 전국대회 4강까지 나간 요코테 중학교 야구부와 연습게임을 할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교장도 허락하지 않고, 물의를 일으킨 3학년 아이들이 야구부를 탈퇴하고 어수선한 가운데 주장 가이온지는 요코테 쪽에서 연습게임을 제안하도록 유도한다. 요코테의 에이스인 가도와키를 다쿠미의 실력으로 자극해서 제안을 하도록 만든 것이다. 가도와키는 다쿠미와 고를 만나 간단히 게임을 해 본 후, 연습게임을 해준다면 퍼펙트게임을 하겠노라는 다쿠미의 말에 승낙을 한다. 그러나 다쿠미가 고를 믿지 못한 일이 생기고 고는 다쿠미와 또 사이가 틀어진다. 투수가 포수를 믿지 못하는 것, 투수 혼자서 팀워크를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의 공만 내세우는 것으로 잔소리를 듣게 되지만 그들 앞에는 더 큰 일이 벌어졌다. 요코테와의 경기를 해야 하고 퍼펙트게임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홍백전을 통해 자신감이 충만해진 아이들은 상대가 요코테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이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야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내게도 전해져 옴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중학생인 아이들이 야구에 빠져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부럽고 기특했다. 국어 담당인 여교사가 야구부의 팬이 될 정도로 아이들의 모습은 열정으로 넘쳐났다. 그 열정이 너무 뜨거워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트러블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 과정이 야구에 모든 것을 걸려는 아이들을 더 단단하게 해줄 거라 믿는다. 무언가에 그토록 빠져본 경험이 없는 터라 나이를 불문하고 열정이 부러웠고, 그들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삶에서 무언가를 사랑하는 것이 이토록 흥분되고 자신을 불태울 수 있는 거라는 사실을 중학생 소년들이 알아간다는 것이 뿌듯했다. 아직 아무것도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다쿠미와 고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니타히가시 중학교의 야구부를 지켜보는 것은 너무나 즐겁고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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