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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진화론 2 - 대변혁의 시대, 새로운 삶의 방식이 태어난다
우메다 모치오 지음, 이우광 옮김 / 재인 / 2008년 8월
평점 :
"마치 한 몸이 두 삶을 사는 것과 같고, 한 사람에게 두 개의 육신이 있는 것과 같다." 19세기의 계몽사상가인 후쿠자와 유키치는 <문명론의 계락>에서 바쿠후 말기에서 메이지시대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그의 말은 웹 진화에 따른 또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현대에도 딱 드러맞는 표현이다. 웹이 나의 삶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점으로부터 웹 진화론을 과소평가하고 앞쪽 생에 집착할 경우, 나머지 반생에서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라는 건전한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며 저자는 웹의 또 다른 세계의 포문을 열었다.
인터넷이 많은 역효과를 낳고 있지만, 편리하다는 사실 또한 누구나 느끼는 바다. 그러나 편리함을 넘어서 인터넷이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생각해보면 한번쯤은 색다른 경험을 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웹의 진화를 통해 불특정 다수와 교류를 나눈 경험을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기록해왔던 독후감을 개인 블로그에 올리면서 수 많은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온라인으로 인연을 맺은 사람이 많다. 저자는 인터넷이 없었다면 표현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던 무수한 사람들의 지혜가 집적되어 나타난 현상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내 독후감의 드러냄이 지혜라고 까진 생각하지 않지만, 표현할 기회를 가지 못했던 사실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바다.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 십여년 동안 기록해 왔던 개인 독서록을 인터넷이 아니였다면 어디에다 표현했을까. 아마도 나의 책장에 차곡차곡 먼지와 함께 쌓여갔을 것이다.
저자는 1장에서 구글의 사상을 바탕으로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웹의 세계를 표현했다. 세계의 모든 정보를 정리 정돈하겠다는 비전을 품은 구글은 '또 하나의 지구'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웹 진화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고 한다. 어찌보면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비전을 품은 구글의 진보가 식을줄 모르고 내달리는 것을 보면 웹의 시대, 웹의 진화를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식과 정보의 게임에서 발빠르게 행동한 것이 구글이고 정보 유통을 통해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추구하려는 뜻이 통한 사실만 보더라도 구글의 성장을 무시할 수 없다. 오픈소스를 통해 구글 못지 않게 성장하고 있는 '위키피디아(Wikipedia)'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상에서 누구라도 자유롭게 편집에 참여할 수 있는 백과사전'이라는 명목하에 거대한 가능성을 창조해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들을 소개하긴 했지만, 책 속의 수많은 사례들이나 우리 주변의 경험들을 비추어 보더라도 웹의 진화에 따른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웹이 어떠한 세상인지, 그 안에서 행해지고 있는 일들과 흐름을 간파했다면 저자는 그 안에서 어떻게 자신을 가꾸어야 하는지 말해주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웹에 대한 설명들로 이루어진 책이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책을 읽어나가면 나갈수록 자기계발을 유도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웹을 통해서 자신에게 감춰졌던 능력을 발휘하고 표현할 수 없지만, 웹을 통한 경험적 가치와 정보의 창출,이용이 증가할 것이므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고 열성적으로 해나간다면 웹을 통해서 얼마든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더불어 그런 일을 통해서 어떻게 끼니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숨김없이 드러내기에 개인 창출을 꿈꾸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을 점검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웹의 세상이 만만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능력에 따라 뻗어 나갈 수 있기 때문에(저자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으로 비유했다.)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것 부터 고속도로 끝의 정체현상을 만날 때까지(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프로로 진입하는 과정을 정체현상이라고 했다.) 온갖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완성된 인간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어쩌면 현실 세계보다 더 팍팍할 수도 있지만, 풍부한 가능성을 담고 있기에 저자는 웹에서의 희망을 긍정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이 책에서의 주류는 웹에 관한 것이지만, 주목해야 할 대상은 개인이다. 기존의 많은 사람들이 구조에 적응을 했다면, 개인의 창의력을 발휘해서 더 큰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웹이다. 저자는 개인에게 자조 정신만 있다면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과 그 방향에 대해 설명한 것에 불과하다고 끝을 맺고 있다. 웹의 진화를 살펴보고 느끼며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웹을 통해 추구해 보는 것. 그것이 저자가 많은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일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세대에 웹의 진화는 불가피 하므로 저자가 서문에서 말했던 '건전한 위기감을 갖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