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과 이성 - 섹슈얼리티의 역사와 이론
리처드 A. 포스너 지음, 이민아.이은지 옮김 / 말글빛냄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이성 보다는 성에 관해서 좀 더 포괄적인 이해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아직도 나에게 성은 부끄러운 것이며, 감추고 싶은 것이라는 생각이 짙었기에 이 책을 통해서 나의 생각을 좀 틔이고 싶었다. 그러나 나의 그런 다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다 읽기까지는 일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일 년 이라는 시간은 내가 처음 이 책을 읽고자 했던 의의와 내가 얻고자 했던 것들은 이미 퇴색이 되어 버린 후였다. 그랬기에 읽다 만 책을 다시 연결해서 읽는 다는 것은 생각만큼 녹록치 않았다.
이 책을 다 읽기는 했지만,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방대한 정보의 바다에서 헤메다 온 기분이다. 광범위하게 펼쳐지는 성에 관한 다양한 이론들은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저자의 직업을 살펴보자면 판사에다 시카코대학 로스쿨 교수이다. 그의 직업만으로 보자면 이 책을 썼다는 것이 의아하게 보일 지도 모르겠다. 그는 이 책이 성이론에만 치중된 다른 책들보다 조금 더 방대한 양이 수록되어 있다고 했다. 학자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사실에 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서 이론에 관한 책이라고 했듯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며 우리의 상황을 통제할 능력을 기르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한 명의 판사로써 미국 사람들, 특히 법정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성에 대한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무지, 편견, 수치심, 위선 등의 감정을 없애버리는 것에 사명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책의 부제목을 보면 '섹슈얼리티의 역사와 이론'이라고 되어 있다. 섹슈얼리티란 단어는 성과 관련된 태도, 관습, 행위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했다. 섹슈얼리티의 뜻을 알았다면 어느 정도는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뜻을 감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굵직한 주제를 파악하고 나면 그 다음에 이어지는 세부적인 소주제에 대한 갈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700페이지에 달하는 책 속의 정보를 양껏 흡수하기에는 무리다. 저자도 밝혔듯이 성이론에만 치중된 것이 아니라 많은 자료들을 활용해서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한껏 뿜어내고 있었다. 그랬기에 나처럼 한쪽으로만 궁금해 하는 독자나 포괄적인 이론에 익숙해져 있지 않는 독자들은 헤멜 수 밖에 없었다.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의도를 파악하기도 전에 수없이 펴쳐놓는 방대한 정보에 기가 꺽여 버릴 수 밖에 없다.
총 3부 1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섹슈얼리티의 역사>,<섹슈얼리티의 이론>,<섹슈얼리티의 규제>로 나뉘어져 있지만 그 안에서도 수없이 갈라지고 쪼개지는 주제 속에서 밑바탕이 없이는 이해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한 주제 만으로도 깊이 파고 들기까지는 수없는 난관이 나타나기 마련인데, 저자는 너무나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어서 읽기에만 치중하기도 했다. 또한 다루기 거북한 모든 주제들을 서슴없이 다루고 있는 부분에서는 나의 편견이 깨지지 않는 것인지, 이것들을 내가 알아야 하는지 헷갈리기도 했다. 내가 생각했던 단순한 성문제보다 더 문란해지고 문제가 되어 가고 있는 성 문제를 끄집어 내다 보니 거부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성이라고 하면 섹스라고 정의해 버리는 무지에서 탈피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성 문제가 단순히 의식과 교육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요인에 따라 정해 진다는 새로운 개념을 알아가기도 했다. 그런의도로 저자는 껄끄러운 성적 문제들을 적나라하게 끄집어 내고 비판한 것은 획일화된 측면에서 판단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했다.
저자의 이론을 내가 간단명료하게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 할 것 같다. 여기 저기서 튀어 나오는 생각들을 정리하다 보니 나조차 헷갈려서 우후죽순격으로 저자의 많은 말들을 인용 했지만 여러 학문의 이론을 바탕으로 성의 의미를 살피고 비이성적인 행위가 바로잡힐 수 있기를 희망하는 저자의 생각만 읽어내도 충분할 것 같다. 콩트는 "안다는 것은 예측하기 위한 일이고, 예측한다는 것은 통제하기 위한 일이다"라고 했다. 저자는 콩트의 말에 빗대어 이론을 세우는 것은 반론한 방법을 제안함으로써 사실에 관한 우리의 이해를 넓힌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론에 관한 책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이 책에 대한 모든 것을 기정화사실로 받아 들이는 것보다 이론과 자신의 생각을 적절히 배분하여 올바른 이성을 확립하는 것이 저저아 의도에 조금이나마 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타 및 인쇄, 번역 오류
p. 38. 첫째 줄 <데에 일차적인 초점을 두었다.> 37페이지에 씌여진 내용이 38페이지에 다시 인쇄가 되어 있었다.
p. 82. <앞에서 인간이 신을 모방하여 만들어졌다는 보는 기독교의 관점이~> 만들어졌다고가 아닐까 생각 된다.
p. 147 <물론 인간의 특성이 비해서 더 많은 성적 이형~> 특성에 가 아닐까 생각된다.
p. 226. <결혼의 친밀성을 배제함으로써 아내들이 다른 곳에을 엿볼 수 있었다.> 곳을 이겠지?
p. 425 <가능성이 높을 경우 처벌의 강도 역시 무거워 것이다.> 무거워 질 것이다 가 아닐까?
p. 537 <사실상 많은 주의 법원들이 사건에서 조지아 주의 법과 ~> 법원들이 다음에 공백이 있다. 무슨 사건인지가 빠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