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이야기 2 - 변화의 힘 마시멜로 이야기 2
호아킴 데 포사다.엘렌 싱어 지음, 공경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요 며칠 동안 퇴근하고 집에 가면 엉뚱한 짓으로 시간을 떼우는 나를 발견 할 수 있다. 집에 오자 마자 컴퓨터를 켜서 게임을 하고, 그 게임이 지겨우면 핸드폰 게임을 하고, 그러다 밥을 먹고 또 게임과 컴퓨터를 하다 잠이 든다. 늦은 시각에 잠이 드니 아침에 상쾌하게 일어날 수도 없었다. 내가 왜 이러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내 자신이 답을 알고 있었다. 무언가를 피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피하는 방법으로 평소에 하지 않는 것들에 관심 귀울이는 척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피하면서도 마음이 편했을까? 그 반대였다. 불편한 마음은 더 심했고, 시간이 지날 수록 두려움이 켜켜이 쌓여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란 바로 공부였다. 대학에 가겠노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큰소리 뻥뻥 쳐놓고 4월 중순을 향해 감에도 공부는 시작도 안하고 있었다. 이런 내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 보다는 도무지 마음을 잡지 못하는 내가 한심해 보인다.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오늘에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내 자신이 답을 알고 있다고는 했지만,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생각을 해 봤자 뻔한 결론 밖에 나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였다. 그러나 나의 상태는 그것 보다 더 심각했다. 별거 있겠어 라고 집어 든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를 읽고 보니 나의 현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이러한 자계서들은 며칠 있다가 식상해 지기 마련이라고, 늘 똑같은 말만 읊어 댄다고 치부해 버리던 내가 이 책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것이다. 그것은 나의 현실과 맞아 떨어졌다는 사실도 있지만, 무엇보다 근본은 내 마음 속의 오래된 병폐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목표 설정은 커녕 현실에 안주해 버리는 나. 그런 내 모습이 주인공 찰리의 모습보다 찰리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말들에서 드러났다. 늘 그렇듯 이런 책을 읽고 며칠이면 아무렇지 않게 평상시의 나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마음이 오기 전에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이 마음을 새겨 보려 한다.

 

  마시멜로 첫 번째 이야기를 읽어 보진 않았지만, 두 번째 이야기는 전편의 내용이 없더라도 나를 가꿔가기엔 충분했다. 찰리의 이야기를 통해서 내게 와 닿는 감흥을 느끼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나의 마음 속에 파고드는 무언가가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두려움을 깨트리라는 소리였다. 지금 나의 모습에서 안주 하지 말고 네가 하고자 했던 것들을 꺼내 보라는 속삭임이였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일까, 나를 두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기 전에 왜 내가 이런 모습으로 하루하루를 죽이고 있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순간을 소비해 버리기 바쁜 내 자신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소비해 버리는 마시멜로는 달콤하지 않았다. 달콤하지도 않은 마시멜로를 나는 꿀꺽꿀꺽 삼키고만 있었던 것이다. 바로 채워지지 않는 내 마음의 공허 때문이었다. 그 공허는 내 인생을 보람차고 활기차게 살아 보자는 희망을 묵살해 버렸기 때문에 생긴 것이였다.  가끔 가다 그러한 희망이 내 비치더라도 인내하기 보다는 포기해 버리고 씁쓸한 마시멜로를 삼켜 버리고 말았다.

 

  찰리가 다시 마시멜로의 법칙을 지켜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러한 나를 발견하고 있었다. 나도 찰리처럼 무언가를 지켜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아니라 찰리가 마시멜로의 달콤함을 참아갈 때 쯤, 나의 문제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찰리의 결말은 뻔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독자에게 던져지는 것은 무궁했다. 찰리가 숙지했던 것보다 자신에게 맞는 깨달음을 찾아 갈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겐 자유스러웠고, 편하게 내 문제를 짚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찰리가 성공을 위한 과정을 그려 냈다면,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성공한 다음 다시 마시멜로의 인내를 참지 못하는 찰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 위기에서 자신을 구해 준것은 멘토 역활을 해 준 조언자 조나단, 제니퍼 그리고 자신의 문제를 깨닫게 해주었던 직장 상사의 가족이었다. 거기에 찰리의 행동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좋은 친구들이 있었기에 마시멜로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누구나 자신의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바꿔 간다고 다짐을 했을 때, 혼자서 해결해 보려는 마음을 먹고 쉽게 포기해 버렸던 자신을 만나 봤을 것이다. 지금껏 그래왔다면 이번에는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나 또한 그런 경험이 많기에 이번에는 우선 내가 하고 싶은 것들,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적으며 주변인들과 이야기 해 보고 싶다. 그리고 내 책상 앞에 그러한 다짐을 붙여 놓고 저 글을 썼을 때의 마음을 늘 상기시키며, 그 계획이 내 안에 들어왔을 때 진지한 계획을 세워 보려고 한다. 찰리처럼 5년 계획을 세워보겠다는 자신감은 없지만, 우선 내 자신과 대화를 해본다면 현재에 대한 두려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깨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 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서다. 분명 지금 나의 마음은 이렇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난관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난관에 부딪힐 때, 내가 꾸려놓은 미래의 모습을 기억해 보려고 한다. 쉽진 않겠지만 누군가에게 이 책을 읽어 보며 변화를 해보라는 충고보다 내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바꾸기 보다 내 자신을 먼저 바꾸는게 쉽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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