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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답을 알고 있다 - 물이 전하는 신비한 메시지 ㅣ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더난출판사) 1
에모토 마사루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08년 3월
평점 :
오래 전, 형부가 이 책을 읽으신 걸 기억한다. 그래서 제목은 익숙한 책이였는데 늘 다른 책들에 쫓겨 읽어 볼 틈은 없었다. 이번에 개정판으로 나왔다기에 읽게 되었는데, 손에 쥐자 마자 무언가에 빠진 듯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물의 신비에, 또한 저자가 찍은 물의 결정체의 사진에 시선을 뺏겨 버린 것이다. 이 책이 나왔을 때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고 하는데 지금도 놀라울 뿐만 아니라 물 안에 들어있는 신비함에 당황스러우면서도 기이한 힘에 끌어 당겨지는 기분이다. 내 몸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절대 떨어져 살 수 없는 물을 그 동안에 하나의 물질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하나의 생명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저자는 오랫동안 물을 연구하던 중, 물의 사진을 찍어 보자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엔 단순하게 물의 결정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러다 사진을 찍던 연구원이 "물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결정 사진을 찍어보자"라는 의견을 내어서 새로운 사진을 찍게 되었다고 한다. 놀랍게도 음악을 들려준 후 사진을 찍어보니 결정이 달라져 있었다. 아름다운 음악은 아름다운 결정이 맺혀 있었고, 락이나 헤비메틀 같은 시끄러운 음악은 결정이 흐리멍텅한 상태로 무언가가 불안해 보였다. 저자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물병에 글씨를 쓴 후 사진을 찍어 보았다고 한다. 고맙습니다, 사랑, 감사라는 말을 붙여놓은 물은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었을 때의 물처럼 결정 또한 아름다웠다. 그러나 멍청해, 짜증나라는 격한 감정의 말들을 붙여 놓은 물은 결정을 만들지 못하고 기이한 형태만 보여주었다.
이러한 사진들을 직접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물에 생명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음악과 말에 반응을 한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거기다 똑같은 말을 여러 나라의 언어로 써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으니, 어원이 달라도 감정에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이 사실을 믿어야 하는지 끊임없는 의혹이 들었다. 그러나 저자의 설명을 듣고 보니 이러한 결정들이 나오는 것에 수긍이 갔다. 단순히 물을 하나의 물질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생명으로 본다는 의식 전환 하에 물을 다른 개념으로 본 것이다.
만물이 진동한다는 사실을 것은 아는 사실일 것이다. 그것을 역으로 생각해 본다면 만물이 소리를 내고 있다라고 했다. 그 소리는 우리가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물질로 치부해 버렸을 것이다. <반야심경>의 색즉시공공즉시색의 말에 빗대어 보더라도 물질은 눈에 보이고 진동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석가모니는 그 반대라고 했으니 그 말이 물의 결정 사진 앞에 여실히 드러나며 맞아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물은 진동함으로써 생명을 가지고 있다. 그 진동은 어느 곳에서나 연결 되어 있기에 세계의 언어 앞에서 결정이 비슷해 지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고유의 언어의 주파수와 글씨 앞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대로 전사한다는 저자의 말이 그제서야 이해가 갔다. 그래서 단순한 사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움직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저자가 한 실험중에서 나쁜 말을 써 놓은 물, 좋은 말을 써 놓은 물, 그리고 관심을 갖지 않는 물에 대한 결과가 무척 흥미로웠다. 나쁜 말을 써 놓은 물보다 관심을 갖지 않는 물이 결정을 만들지 못하고 먼저 썩어 버리는 것을 보며 생명에게 관심을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물이 생명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면, 물의 반응을 쉽게 간과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물의 신비에 빠져 있다보면 무언가 내 안에 와닿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인간에게 대하는 법일 것이다. 물의 진동으로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데, 하물며 인간이 인간에게 대하는 감정에는 얼마나 많은 반응이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금껏 나는 감사하는 마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보다, 못된 말, 나쁜 말을 더 많이 썼기에 상대방이 받았을 상처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름다운 결정을 만들 수 있었을 내면의 세계에 나로 인해 결정을 맺히 못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물의 결정을 보며 더 많은 사람들이 상처 받지 않도록, 흐리멍텅한 결정을 맺지 않도록 생명에 대해 소중하게 해야 겠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진동으로 인한 물의 반응은 상당히 놀라웠다. 나 또한 물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물 뿐만이 아닌 모든 생명을 가진 것들에게 말을 걸어 볼 용기가 생겨났다. 저자의 사진은 단순한 연구 결과만이 아닌, 우리의 내면을 보여주는 과정이었다. 그의 글은 일관성있게 매끄럽게 나가지는 않았지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충분히 전달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 자체는 물이다. 물의 표정으로 진동의 반응을 보았다면, 이제 우리의 내면 안의 표정을 볼 때다. 그 표정이 부디 아름답게 맺혀지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