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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휴식
마크 부캐넌 지음, 마영례 옮김 / 가치창조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2004년 7월 이후로 주일을 어겨본 적이 없다. 내가 본격적으로 교회에 나가게 된 시점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주일이 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 주일은 무엇일까. 6일 동안 잊고 살았던 주님을 만나는 날일까? 아니면 남들의 쉼이 단지 교회에서 일어나는 것일까? 이런 마음으로 교회에 나간적이 왜 없겠냐만은 그것 보다는 예배 드리기 위해서 나갔을 것이다. 주일을 허락하심을 감사하고 그런 주님께 나를 온전히 드리기 위해서 교회에 갔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주일마저도 제대로 준비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소한 토요일 만이라도 주일을 준비해야 하는데 토요일마저 흥청망청 보낼때가 많다. 그래서 하나님의 휴식이라는 책은 현 시점에서 나에게 많은 부분 와 닿는 책이 되었다. 바로 안식일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실일이라하면 대부분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신 일곱째 날에 모든 일손을 놓으시고 쉬셨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도 여지껏 그렇게 생각했고 주일엔 모든 것을 잠시 놓은 채 예배에만 힘썼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쉼이라는 개념이 이 책을 통해서는 다르게 다가왔다. 안실일은 무조건 일손을 놓고 쉬는 날이 아니라 주님을 기쁘게 맞이하는 것은 물론 일주일 중 하루를 떼어 놓는 것은 부담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또한 안식을 다른 의미로 해석해 보면 귀소본능을 가리킨다고 했다. 주일을 충만하게 보냈다 하더라도 세상에서 6일을 살다보면 때에 쩌들고 주님을 잊어 버릴 때가 많다. 그럴때에 주일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것은 다시 그런 시간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귀소본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런 시간 속에서 우리의 신앙의 기복이 있더라도 감사와 기쁨으로 맞이할 때 안식의 의미는 달라진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었다.
거기다 주일을 일주일의 하루라고 생각하지 말고 주님이 만드신 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했다. 주일이라고 자칫 해이해져 버릴 마음을 그만큼 소중한 날이라고 깨달으라는 메세지는 아니였을까. 가끔 주일은 일주일 중에서도 특별한 날이기에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보면 교회문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그날의 은혜는 잊어 버리고 내일의 걱정에 휘둘릴 때가 많다. 다음 주일이 멀게만 느껴지고 세상 속에서 헤쳐 나가기를 겁내는 연약한 우리가 되어버릴 때가 있다. 그럴 때 주일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날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좀 더 값지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실로 저자는 그런 안식일을 다양한 각도에서 재조명하고 있었다. 자신의 경험을 이끌어 내며 편안히 해주다가도 깊은 영성을 겪게 해주며, 강력한 경고의 메세지와 새로운 가르침을 주고 있었다. 언제나 주님과 함께 했기에 그 은혜를 나 또한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의 내용이 안식일에 대한 고견들이 대부분이라 할지라도 신앙의 전체적인 맥락을 잊지 않고자하는 저자의 노력도 엿볼 수 있었다. 안식일을 좀 더 다른 방법으로 기쁘게 받아들이라는 통찰 속에서 우리의 신앙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제시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 예로 우리가 건강을 잃었을 때는 온갖 절망을 뚫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영혼을 구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것은 스스로의 신앙을 체크해 볼 수 있는 충고도 되겠지만, 좀 더 넓게 생각한다면 의사가 환자의 생명을 귀히 여기지 않듯 우리도 주변의 죽어가는 영혼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도 될 것이다.
가끔 주님을 알게 된 기쁨과 천국에서의 영생이 왜 나에게만 주어졌는지 의아해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혹은 작은 취미거리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기뻐할 때가 있다. 그러나 천국에서 하나님과의 잔치의 기쁨은 망각할 때가 많다. 세상에서도 이렇게 기쁜데 하늘에서는 얼마나 기쁘겠는가. 그 기쁨의 자리에 나만 가서야 되겠는가. 성스러운 안식일에 그런 기쁨을 많은 사람들과 맘껏 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주님이 세상을 만들고 쉼을 위해 안식일을 만든 것이 아닌 되려 우리에게 선물을 주시려 만든 날이라고 생각해 보자.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어찌 감사하지 않겠는가. 아, 하나님의 휴식. 아, 우리의 천국. 그것은 이미 이 세상 속에서 존재하고 있었다. 우리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